'수상한가정부' 최지우 "예쁘게 보이는 것? 완전포기"(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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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문지연 기자] 패셔니스타였다. 하지만 그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수상한 가정부’ 속 박복녀를 표현하기 위해 예쁜 모습을 전부 포기했단다. 게다가 특유의 차가운 말투부터 마치 로봇이 움직이는 듯 보였던 행동 하나하나까지 배우 최지우(38)의 예쁘지 않은 반전이 더 아름다웠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단벌이었다. 두툼한 패딩점퍼에 군모를 썼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항상 깨끗하게 다려진 셔츠를 입었다. 항상 화려한 의상을 입고 ‘완판녀’란 별명을 달고 살았던 최지우기에 이 모습은 더 색다른 반전으로 다가왔다. 이에 최지우는 “이 드라마에서 예뻐 보이는 건 완전 포기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배우의 특권인 아름다운 눈물 연기도, 가슴 설레는 상큼한 미소도 그 무엇도 보여줄 수 없었다. 항상 무표정이던 복녀님 탓에 극 초반에는 최지우의 성격까지 바닥을 파고들었다고.


“초반에는 캐릭터 잡는 것도 어려웠어요. 목소리톤 자체도 잡기 힘들었죠. 시간이 지나며 복녀 특유의 톤이 잡혔는데 처음엔 들쑥날쑥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나중엔 서서히 스며들더라고요. 감독님과 복녀에 대한 것들을 많이 찾아냈어요. A, B, C, D로 네 종류의 촬영을 해두고 그때그때 맞는 신으로 편집까지 하며 노력했죠. 처음엔 복녀 성격 탓에 쉬는 시간에도 못 웃겠더라고요.”


복녀님의 성격은 의상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절대 예쁠 수 없는 의상이었다. 남편의 유품인 투박한 가방과 남성적 느낌이 가미된 워커, 게다가 일자 팬츠와 모자, 패딩점퍼, 각잡힌 셔츠는 로봇같은 복녀님의 모습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 속에도 반전은 있었다고. (시청자들은 느끼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굉장히 다양한 셔츠와 블라우스가 복녀님의 상황에 따라 등장했다는 귀띔이다. 게다가 여름철과 겨울, 패딩점퍼 속 오리털의 양이 달랐다고.


“여름엔 오리털을 조금만 넣고 추워질수록 오리털을 많이 넣었어요. 대신 셔츠를 굉장히 많이 갈아입었죠. 단추 포인트, 어깨 주름 등 신에 따라서 조금씩 달랐어요. 딱딱하고 부드러운 정도에 따라 카라의 길이도 달랐죠. 특히 장도형(송종호)과의 별장신에서는 속이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었어요. 작정하고 미인계를 쓰러 간 거였으니까요. 블랙 셔츠, 화이트 셔츠 많이 등장했는데 눈치 못 채셨어요?(웃음)”



최지우는 이미 3개월간 복녀 그 자체, 역시나 프로였다. 작품 선택 후 모든 것을 포기했다던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표정과 행동, 말투는 물론 옷차림과 화장까지 복녀 맞춤형으로 변신시킨 뒤 여배우로서 예쁜 모습은 이미 버렸단다.


“예쁘게 보이는 건 이 작품을 선택하며 다 포기했어요. 그동안 예쁜 옷도 입었고 화려했죠. 그렇게 입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선택하면서 복녀로서 캐릭터를 줘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셔츠도 디테일은 살렸지만 화려하지 않은 것들로 많이 준비했죠. 아이들과 교감할 때도 셔츠 위에 스웨터만 걸쳤을뿐, 그 이상의 변화는 주지 않았어요.”


예쁘지 않아 더 아름답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일까. ‘수상한 가정부’ 속 최지우는 예쁘지 않았기에 더 아름다웠고 변신했기에 더 멋졌다. 청순했던 멜로퀸의 서늘한 변신은 시청자들을 몰라게 하기 충분했다. 이에 ‘혹 다시 청순가련 역할은 못 맡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지는 않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역시나 흘러나온 건 쿨~한 반응이었다.


“캐릭터가 변한다고 해서 이전에 했던 멜로 연기를 다시 못할까 걱정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조금 더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이 훨씬 컸어요. 더욱 폭이 넓은 작품을 받아볼 수 있겠다는 그런 자신감. 새로운 역할을 맡기더라도 믿고 맡길 수 있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에서 많이들 놀랐다고 하시던데요?”


‘수상한 가정부’ 후 색다른 자신의 모습까지 찾을 수 있던 최지우의 자신감에 그녀가 스스로에 주는 점수도 궁금해졌다. “본인에게 주는 점수를 별점으로 매긴다면?”이란 기자의 질문에 최지우는 난색을 표했다. 스스로를 평가하는 일이 아직은 낯설다는 것이 그의 반응.


“배우가 가진 스킬에 대한 점수와 얼마나 역할에 빠져들었느냐에 대한 점수는 다른 거 같아요. 후자에 대한 점수를 주자면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스킬적 점수는 높은 점수는 못주겠지만, 복녀가 돼 연기한 것에 대해서,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겁먹지 않고 해냈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요.”



문지연 기자 annbeb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인터뷰] 최지우, "저도 '수상한 가정부' 하게 될 줄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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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의 여왕’이었다.

배우 최지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가 ‘지우 히메’이다. 이는 최지우가 주연한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큰 성공을 보이며 인기를 얻은 최지우에게 일본인들이 ‘공주’라고 부르는 데에서 유래됐다. ‘지우 히메’라는 수식어에 딱 맞게 최지우는 공주같이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최지우는 대표작 ‘겨울연가’와 더불어 ‘멜로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던 최지우가 2년 만에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로 컴백했다. ‘수상한 가정부’는 극 자체에도 멜로라인이 별로 없으며, 특히나 최지우가 맡은 역할은 ‘박복녀’로 이전의 캐릭터와는 확실히 다른 무뚝뚝함으로 뭉친 캐릭터이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와 ‘색다른 모습이네’라는 기대 속에 시작한 ‘수상한 가정부’가 지난 26일 종영을 맞이했다. 지난 두 달간의 무뚝뚝했던 모습을 털어버리고 최지우가 다시 밝은 얼굴로 2일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 나타났다.

-이성재 “언제까지 멜로만 할거야”‘기계처럼 만능이나 기계처럼 무미건조한 감정의 여자’가 올해 한국 드라마에 여러 번 등장했다. 지난 5월 종영을 맞은 KBS2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가 맡은 ‘미스김’이 그랬고, 8월 종영을 맞은 MBC ‘여왕의 교실’에서 고현정이 맡은 ‘마여진’이 그랬다. 때문에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는 신선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하지만 ‘박복녀’ 역을 ‘최지우’가 맡는다는 사실은 신선했다. 대표작인 ‘겨울연가’를 비롯해 전작인 MBC ‘지고는 못살아’나 SBS ‘스타의 연인’ 등에서 최지우는 성격이나 환경은 달랐어도 모두 멜로의 중심이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최지우는 “기존에 했던 역할이 아니기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이 사실이었어요. ‘네가 하기에 너의 장점을 살릴 수가 없는 역 아니냐’하는 말도 있었는데,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지우는 “내가 이미지가 많지 않은 것을 알아요”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수상한 가정부’를 끝낸 소감에 대해 얘기했다.

-최지우 매니저 “여태껏 제일 힘들었다”

물론 시청률이 아주 높지는 않았다. 방송 내내 10%대에서 맴돌았던 시청률은 종영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최지우는 “시청률이 큰 힘이 되는 것은 맞아요. 그래서 계속 걱정하기도 했죠”라며 “그런데 김해숙이 ‘이거 하길 잘했다’, 이성재도 ‘언제까지 멜로만 할거야’라고 말해주니까 계속 밀고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생겼어요”라며 조언덕분에 시청률과 상관없이 극에 열중할 수 있었다고 주위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최지우는 김해숙과는 ‘겨울연가’를 인연으로 계속해서 ‘엄마와 딸’의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촬영 중에도 편하게 기댈 수 있었고, 이성재는 드라마 상의 가족 중 가장 연장자로 아이들을 잘 이끄는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했다. 게다가 최지우는 “아이들이 ‘복녀님 복녀님’거리는 것이 귀여웠어요”라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즐거운 촬영장이었지만 타이틀롤로 워낙 신이 많은 탓에 최지우는 잠을 잘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긴 대사들이 많았어요. 박복녀는 애드립도 안 되는 캐릭터라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얘기해야했죠. 대사를 잘 외우는 편인데 잠을 못자니까 잘 안 외워지더라고요”라며 “지금도 잠이 든 지 세 시간이면 잠에서 깨요”라고 말했다.

또한 최지우는 “매니저가 7, 8년 되었는데 여태껏 이번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어요”라며 “한 명 한 명의 리액션을 잡아야하는데, 가족을 중심으로 단체신이 많은 드라마라 시간이 배로 걸렸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프기도 했는데 ‘용케 내가 버티는 구나’ 생각했죠”라며 웃어보였다.

-최지우 “똑같은 패딩? 블라우스나 니트는 매번 달랐는데”

한 여름에도 패딩과 모자를 고집하는 ‘박복녀’라는 인물은 최지우에게 ‘여배우인데 의상에 너무 신경을 안 쓴다’라는 말을 듣게도 했다. 이에 대해 최지우는 “신경 많이 썼어요”라고 말했다.

최지우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었을 때는 따뜻한 니트를 입었고 주방일을 할 때는 깔끔한 셔츠를 입는 등, 컬러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썼어요. 대부분 모르시는 것 같지만”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느 분께서는 패딩 빨아 입냐고 하시는데 10벌 정도가 준비되어있고 깔끔하게 빨아 입었어요”라고 덧붙이며 웃기도 했다.

박복녀를 소화해내기 위해 최지우가 신경을 쓴 건 의상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일에 만능인 박복녀를 표현하기 위해 최지우는 “칼질 연습하다가 손톱이 날아가기도 하고, 촬영 중간 중간 여러 동영상을 보고 연습하기도 했어요. 실제로는 그리 잘하지 못하지만 촬영이 들어가면 다행히 연습할 때보단 잘되긴 했죠”라고 말했다. 또한 최지우는 “그래도 만두와 송편은 실제로도 잘 빚는 편이에요”라며 자신감 넘치는 의외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수상한 가정부’는 원작인 ‘가정부 미타’와 공통점도 있지만 결말을 포함해서 한국의 정서를 잘 녹여냈다. 그래서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에 역수출까지 되었다. 당연히 비교될 것이나 분명히 이것은 다른 이야기다.

최지우가 만들어낸 ‘수상한 가정부’에서 최지우가 뽑은 명장면은 박복녀가 웃는 모습이었다. 딱딱하던 박복녀의 감정에 변화가 이루어진 장면이다. 최지우는 “연기를 스킬적으로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복녀에 최선을 다해 빠져들어했다”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드라마의 원작이나 최지우의 기본 이미지, 그 모든 것을 지우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최지우의 변화하는 다음 모습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박푸른 기자]

최지우 "복녀님, 처음부터 내 역할이라 생각했는데?"(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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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문지연 기자] “그것은 명.령.입.니.까?” 아직도 귀에 생생히 들리는 듯 하다. 특유의 차가운 말투부터 마치 로봇이 움직이는 듯 보였던 행동 하나하나까지 귀에, 눈에 선하다. 이렇게 잊혀지지 않는 역할이 또 있을까. 멜로에 눈물연기의 여왕인 줄만 알았더니 이런 모습까지 숨겨놓고 있었을 줄이야. 바로 배우 최지우(38)의 이야기다.


미스터리한 가자도우미 박복녀는 웃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느냐고? 그것도 아니다. 그저 로봇같은 무표정에 입꼬리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조금씩 사람의 감정을 되찾아갔고 마지막엔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모두 다 ‘수상한가정부’ 속에서 최지우가 만들어낸 캐릭터였다.


청순한 눈물의 여왕인줄만 알았던 최지우의 변신에 시청자들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딱딱한 최지우라니, 드라마 시작 전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지우는 오히려 “나랑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라는 반전 대답을 내놓았다.


“나랑 잘 안 어울렸어요? 내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나랑 안 어울릴 거라 생각했던 부분이 기분 좋았어요. 감독님도 이 작품에 눈독을 들이는 배우가 많았고 다른 배우 애기도 나왔지만 최지우란 배우가 잘 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은 최지우란 배우가 스릴러나 액션을 해도 이제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죠.”



사실 이번 작품은 최지우의 장점이 전혀 드러날 수 없는 캐릭터였다고. 그의 특기였던 감정연기와 전혀 상관없는 작품을 선택하려 하자 주변의 우려도 따랐단다. 특히 반신반의한 시선 속에서 시작한 최지우의 박복녀는 결국 그의 배우인생에 색다른 필모그래피를 남기며 연기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작품 선택할 때 우려도 많았어요. 연기자로서 잘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닌 전혀 상관 없는 작품을 왜 하려는 거냐는 시선들이었죠. 한번쯤 변신을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후회도 없고 속이 시원해요.”


그렇다면 스릴러, 액션, 감성까지 한 번에 담아낸 이번 작품에서 그녀가 가장 만족한 장면은 무엇일까. 모든 것이 다 새로운 경험이었다는 그는 박복녀의 특징이 됐던 딱딱한 대사와 행동이 전부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호흡이 긴 20부 동안 그 감정선을 서서히 터뜨리며 감정적인 소모도 많았다고.


“초반에 박복녀의 딱딱한 느낌이 좋았어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니 처음엔 ‘이게 뭐야?’ 했지만 할수록 느낌이 좋았죠. 사실 어렵기도 했어요. 긴 대사를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로봇처럼 대사를 하는 것이 힘들었죠. 스위치를 누르면 대사가 나오듯 한치의 틈도 없이 대사를 해야했으니까요. 행동도 표정도 마찬가지예요. 로봇같은 행동에 표정은 입꼬리가 올라가서도 내려가서도 안됐죠. 완벽한 무표정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죠.”



청순가련 눈물여왕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극중 자신의 스토커였던 장도형(송종호)와의 액션연기도 시선을 모았다. 게다가 코믹한 덩크슛부터 못하는 것이 없는 복녀님의 연기는 그녀가 지금껏 해보지 못한 연기임에 틀림없었다. 주위 시선도 바뀌었다. 최지우의 연기인생을 ‘수상한가정부’ 전과 후로 나누는 것이 무리가 아니게 됐다. 그정도로 그의 연기인생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됐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 받았던 우려에 대해 오기가 생겼어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필모그래피가 늘어난 것에 대해 뿌듯해요.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도 생각하죠.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셨으니까요. 이번작품은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인 거 같아요. 새로운 도전을 했을 때 얻어지는 것들을 많이 느꼈고 성취감이 가장 컸어요.”


이쯤 되면 연말 시상식 상 욕심이 날 법도 했다. 확실한 연기변신에 마니아층까지 생성한 그녀였다. “혹시나”하는 기대감은 없었을까? 상 욕심은 없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지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생각도 안 해봤어요. 종방연에서 그 얘기는 했었죠. 혜결이랑 커플상 달라고. SBS 고위 관계자분이 오셔서 수고하셨다고 해주시길래 ‘혜결이랑 커플상 주세요’라고 농담 한 마디는 해봤어요. 하하”


문지연 기자 annbeb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수가' 최지우 "아이들과 호흡…내겐 멜로였다"(인터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최보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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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지우 / 사진제공=C,JW 컴퍼니


무채색 옷차림에 웃음기라고는 없던, 그 박복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배우 최지우(38)는 유쾌했다.

스스로도 "제가 웃음이 좀 많다"고 말하는 쾌활한 그녀가 4개월 동안 SBS 월화극 '수상한 가정부'를 연기했다고 생각하니 새삼 놀랍다. '히메(공주)', '멜로 퀸', '눈물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던 그녀의 180도 변신은 방송 후 '재발견'이라는 평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지우는 "재발견이라니. 저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을 갖고 임했는데, 제가 그렇게 못 미더웠나요?"라고 되물었지만, 열정을 갖고 임한 연기에 대한 호평이 싫지 않은 듯 밝은 목소리였다.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원작으로 한 '수상한 가정부'는 엄마가 아빠의 불륜으로 자살한 가정에서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최지우 분)를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아무런 감정 표현이 없이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만능 가정부라는 캐릭터 설정이 독특했다.

"주변에서도 우려 반 기대 반 반응이었다. 저 또한 대본으로 봤을 땐 이해가 잘 안 됐다. 느낌을 알고 싶어서 원작도 보고 시나리오도 봤는데 박복녀라는 캐릭터가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다가 왔다. 변신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촬영한 것은 아니고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

'수상한 가정부'는 박복녀를 통해 깨어진 가정이 화합해 가는 과정을 주된 줄기로 하고 있지만, 아빠의 불륜과 엄마의 자살이라는 기본 설정들이 다소 자극적이었다. 남겨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왕따나 원조교제 등 강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했다.

"내용들이 강했다. 아이들 얘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에피소드도 있었고. 하지만 복녀가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일어 설 수 있게 만드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좋았다. 모든 상황을 척척 해결하는 캐릭터가 말이 안될 수도 있지만, 촬영을 하면서 그것 또한 복녀만의 방법이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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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지우 / 사진제공=C,JW 컴퍼니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해서인지 박복녀라는 캐릭터는 일찍이 한국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역할이었다. 그만큼 시청자 반응이 엇갈리기 쉬웠다. 하지만 최지우는 캐릭터의 비현실성보다는 그 속에 감춰진 의미를 읽어냈다

"만화적인 캐릭터였다. 초반 캐릭터를 잡는게 쉽지는 않았다. 목소리 톤부터 잡는데 좀 걸렸다. 처음에는 딱딱하고 로보트 같은 말투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는 복녀의 내면을 알고 있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감춰진 가슴 아픈 사연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단순하지 않고 복잡 미묘한 감정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박복녀의 매력을 찾았기에 최지우에게 무채색 옷도, 시종일관 무표정한 연기도 문제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미소'신이었다.

"20부에서 미소 짓는 장면이 그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다. NG없이 한 번에 찍었다. 사실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은 오히려 어렵지 않다. 무표정에 대사 없이 눈빛으로 얘기하는 초반이나 중반이 어려웠다."

캐릭터 변신뿐만이 아니었다. 최지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들과 같이 호흡하고 그를 통해 전작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를 뒀다.

"제가 아이들과 출연하는 가족드라마를 해 본 적이 없다. 붕괴돼 가는 가정에 화합되게 만드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서 살짝 욕심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웃는 일도 많고 즐거웠다. 그렇지만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잠과 싸우며 촬영하는 것이 많이 안쓰러웠다. 사실 처음에 복녀라는 이름이 맘에 안 들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복녀님이라고 하니까 너무 정감 있게 들리더라."

최지우에 앞서 KBS 2TV '직장의 신'(원작 '파견의 품격')에서 김혜수가, MBC '여왕의 교실'(원작 '여왕의 교실')에서 고현정이 이처럼 일본 원작의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생소함을 덜었지만,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생각을 못 했는데 제작발표회부터 '직장의 신'이나 '여왕의 교실' 얘기들이 많았다. '엄청나게 비교 당하겠구나' 싶었다. 어떻게 보면 '수상한 가정부'는 후발주자고 뒤쫓는 듯 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런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결정 후에는 원작보다 잘해야 한다거나, 혜수언니, 현정언니보다 잘 해야지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부담을 갖지 않고 저만이 소화할 수 있는 복녀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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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지우 / 사진제공=C,JW 컴퍼니

'수상한 가정부'는 그간 최지우에게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벗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도 했다.

"'멜로퀸', '눈물의 여왕', '히메'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거나 꼬리표를 떼고 싶어서 선택한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자만이고 교만이다. 배우에게 수식어가 붙는 것은 행운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수식어를 빼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다. 수식어를 뺏기고 싶지 않다. 오히려 계속 추가가 되면 좋겠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로맨스를 보여줬던 최지우가 남자 주인공과의 러브라인이 없는 작품에 출연한 것도 새롭다. 하지만 그녀는 "멜로라는 게 꼭 남녀 간의 사랑 얘기만은 아니더라"고 말했다.

"꼭 남녀의 사랑만 멜로는 아닌 것 같다. 막내 혜결 양과의 신들이 좋았다. 제가 결혼도 아직 안 했고, 아이도 없지만 혜결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안쓰럽고 깊은 슬픔이 생겨난 것 같다. 그런 호흡도 멜로라고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가족드라마를 한 것에 대해 만족스럽다."

어느덧 데뷔 18년. 이번 작품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최지우지만 그녀는 오히려 "갈수록 연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해가 간다고 해서 연기가 쉽지 않다. 연기는 계속 어렵다. 초반에 캐릭터를 잡아가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점점 제가 작아지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연기를 많이 할수록 연기가 좀 쉬워졌으면 좋겠다."

연기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 않는 최지우 덕에, 시청자들은 '겨울연가' 속 정유진부터 '천국의 계단' 한정서, '에어시티' 한도경,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와 같이 잊지 못할 주인공들을 만났다. 복녀처럼 그녀도, 세 번의 초인종 소리와 함께 곧 돌아오길.

"팬들이 이번 드라마 끝날 무렵 되니까 '불안하다'고 하더라. 작품 끝나면 틈이 기니까. 팬카페에 '작품 끝나면 언제 볼 수 있을까 불안감이 있다'고 글들이 올라오는데 어쩐지 미안하더라. 이번엔 정말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최보란 기자 ran@mt.co.kr



댓글 '4'

★벼리★

2013.12.05 20:37:00

마지막 기사 내용에 밑줄 긋고 별표 치겠습니당 ㅎㅎ

차도녀

2013.12.05 23:55:43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 부분이 젤 중요한것같슴돠 ㅋㅋㅋㅋ

그 분

2013.12.05 21:57:34

글쎄 실제로 보면 맨 아래에 하늘색 체크 자켓옷 예쁠지 모르겠으나

 

분홍색 파스텔 유화톤 원피스,

빨강색 벨벳천 느낌나는 드레스 옷을 직접 고르셨을까? 팻숀센쓰 100점.

 

글쎄 제가보기엔 옷이 참 마음에 드네여.

 

예쁘게 보이는 것 완전포기...

글쎄 너무 예쁘셔서 시기 질투를 받는거 줄이기 위해서 수수하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시죠?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이시라면 옳은 말씀이세여.

 

저두 그런 마음 알 거든여 ㅋㅋㅋㅋㅋ

 

 

나도지우

2013.12.06 08:28:25

네~ 빨리 금방 돌아오세요~~ ^^

한동안 또 드라마 끊고 살아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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