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조회 수 3018 2002.02.15 07:49:32
토미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만약 상혁이 그대로 죽었다면 유진은 어떻게 했을까?
  민형에게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상혁이 죽었다는 걸 알면서 자신에게로 돌아온 유진을 보며 민형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가정假定은 금물禁物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황진이도 생각이 났습니다.

  송도삼절松都三絶중에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는 황진이가 기계妓界에 투신投身한 이유가 자신을 사모思慕해서 죽은 한 도령때문이라는 거 여러분도 아시죠?

  황진이가 15세 되던 해의 일화逸話라고 합니다. 한동네에 살던 총각이 그녀를 짝사랑하던 나머지 상사병相思病에 걸려 죽었는데 총각의 상여喪輿가 황진이의 집대문앞에 이르자 말뚝처럼 굳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죽은 총각의 친구가 이를 황진이에게 알리자 황진이는 소복단장素服丹粧을 하고 달려나가 자기의 치마를 벗어 관棺을 덮어주었는데 그제서야 상여喪輿가 움직이더라는 것입니다.
  황진이는 이때 받은 충격衝擊으로 인하여 기계妓界에 투신投身하게 되었구요.

  상혁이와 유진이를 보면서 황진이가 떠오른 것은 왜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단지 제가 생각해 낸 답은... 상혁이가 죽으면 유진도 그 죄책감에 평생동안 혼자 살 거라는 느낌...
  그 느낌 때문에 유진이의 모습에서 황진이의 모습이 떠오른 거 같습니다.

  상사병相思病... 그러니 원태연님의 詩가 생각이 납니다.

      처음에는 이쁘게 시작되는 병
      조금 심해지면 약간씩 짜증나는 병
      거기에 더 발전하면 합병증까지 유발시키는 병
      완전히 중증이 되면 속이 새까맣게 타버리는 병
      그러나 안 걸리는 것보다 걸려보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는 병
      세월이 약이 되는 병.

  이제 10부까지 보았는데, 앞으로 남은 10부는 어떻게 볼 지 까마득합니다.
  지금까지도 마음 졸이면서 보았는데, 앞으로 전개될 내용은 제 심장의 박동한도를 초과해서 움직일 거 같은데 큰 일입니다.
  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고, 정말 큰 일입니다.

  끝으로 10부 마지막에서 보이는 슬픈 눈빛의 민형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가 있어 적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소년이 모래를 쥐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소년의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새어 나갑니다.
      그것은 이별입니다...
      소년의 손에 모래가 조금 남았습니다.
      그것은 그리움입니다...
      소년의 손에 남은 모래가 반짝입니다.
      그것은 추억입니다...
      아무리 털어도 털어지지 않는 모래는
      사랑의 은은한 여운입니다...
      소년은 손을 씻지 않습니다.
      소년은 그것을 영원한 사랑으로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댓글 '3'

아린

2002.02.15 09:33:16

토미님 말씀에 동감합니다...상혁이가 죽었다면 유진이도 살수 없었을것만 같네요...시 정말 좋은데요..좋은아침 되세요

하얀사랑

2002.02.15 10:22:01

맞아요..저번때 아린님이 쓰신 것처럼, 준상일 보내고 마음에 묻었듯이 상혁이도 잃고 싶지 않았을 거 예요.. 토미님, 아린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미애

2002.02.15 17:40:00

토미님 어쩜 이렇게 시도 많이 아시고 그걸 적재적소 기억하시는지...계속 좋은 시 , 글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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