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2...

조회 수 3123 2002.02.17 08:16:28
토미
      남자나 여자나 야훼께 헌신하기로 하고, 나지르인 서약을 했을 경우에
      그는 포도주와 독주를 끊어야 한다.
      시큼한 포도주와 독주뿐 아니라 포도즙도 마시지 말고, 날포도나 건포도도 먹지 말아야 한다.
      헌신하기로 작정한 기간 동안에는 포도나무에서 난 것은 어떤 것이든,
      선포도에서 술지게미에 이르기까지도 먹으면 안 된다.
      (민수기 6, 2∼5)

  겨울연가 6부에선가 스키장에서 회식을 할 때 같이 일하는 현장인부가 '유진이 술 먹고 죽을 뻔한 얘기 해줄까?'하는 말에 이 구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채플시간에 들은 성경구절인데, 이 구절을 설명하자면,

  나지르란 '하나님께 성별聖別된 사람' 또는 '특정한 서원誓願을 통해 하느님께 스스로를 봉헌奉獻한 사람'을 뜻하는 히브리어라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서 나지르의 개념이 다소 변하였지만, 나지르를 구분하자면 크게 평생平生 나지르와 일시서원一時誓願 나지르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뉠 수 있다고 합니다.
  평생 나지르는 본인이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께 선택되어 거룩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고, 일시서원 나지르는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특별한 서원을 통해 나지르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민수기民數記에 보면 일시서원 나지르에 관한 법조문法條問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여자든 남자든 누구나 나지르 서원을 하면 나지르가 될 수 있으며, 그 기간에는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를 지키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1)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고, 2) 술과 포도나무에서 나는 것을 먹을 수 없고, 3) 부모, 형제가 죽은 경우라 할지라도 죽은 사람에게 접근하여 부정을 타면 안 된다고 합니다.

  아마 위의 성경 인용부분은 바로 이 두 번째 조항을 말하는 것인 거 같습니다.
  맨 마지막 줄에 있는 선포도란 설익은 포도를 뜻하고, 술지게미는 술 만들고 난 찌꺼기를 뜻한다고 주석註釋에 나와있네요.

  이번 글은 처음부터 성경구절로 시작을 했으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잠언箴言에 나오는 구절을 써 볼까 합니다.

      잔에 따른 포도주 빛깔이 아무리 빨갛고 고와도 거들떠보지 말아라.
      결국은 뱀처럼 물고 살무사처럼 쏠 것이다.
      눈에는 이상한 것이 보이고 입에는 허튼 소리를 담게 된다.
      바다 한 가운데 누운 것 같고 돛대 꼭대기에 누운 것 같아,
      "아무리 때려 보아라. 아프지도 않다. 아무리 맞아도 아무렇지 않구나.
      술이 깨면 또 마셔야지" 하고 말한다.

  위의 구절句節은 '지혜 있는 자의 말'이라는 소제목을 붙일 수 있는 22:17∼24:22중 잠언 23:31∼35에 나오는 구절로서 고기와 술에 빠지면 거지가 되고, 술에 곯아떨어지면 누더기를 걸치게 되니 술독에 빠진 사람과 고기를 탐내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이 술에 취한 상태는 변함이 없나 봅니다. 눈에는 헛것이 보이고, 허튼 소리를 하게 되고, 맞아도 맞아도 아프지 않으니 말이다. 게다가 깨면 또 마시는 것까지!... 말입니다.

  인사동을 떠올리면 꼭 생각나는 시인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천상병님이요.
  이 분 시를 읽고 있으면 참 편해요.
  어려운 말도 없고, 뜻을 가지고 고민할 것도 없고, 읽는 그대로 이해하면 되니깐요.
  이 분 시중에 이 아침에 어울릴만한 시가 있는데, 시의 제목도 '아침'입니다.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저도 지금 나가봐야 하겠습니다.
  잠깐 사무실에 들렀다가 교회에 가야 하거든요.
  그럼... 오늘도 복된 하루가 되기를.


댓글 '2'

하얀사랑

2002.02.17 11:06:12

저희 학교도 기독교 학교라 채플이 있답니다.. 그때마다 들리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토미님, 천상병님의 아침이란 시 정말 좋아요... 님도 좋은 아침되시고,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님도 복된 하루되시기를,,,,*

미애

2002.02.17 11:10:42

토미님은 어떤 분이실까? 무지 보고싶네요. 요즘도 이렇게 많은 시와 책, 성경을 읽는 분이 있다니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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