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애인들...안성기님

조회 수 3276 2002.05.06 22:01:34
아린
피아노치는 대통령의 안성기님의 인터뷰입니다.......
정말 많은영화에 출연하셨죠? 역활또한 정말 여러종류를 하셨더군요
믿음을 주는 배우..........어느역을 맡겨도 다 소화해낼수 있는배우
저번에 조연상을 수상하고 정말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우와의 인연도 깊은것 같은데 하나하나 그분에 대해 알아보는것도 좋을거 같네요
그분의 연기관.....인생관.........
스타가 아닌 배우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그분
한번 읽어보세요...


[인터뷰] ‘국민 배우’ 안성기
-“마케팅에만 의존하면 영화기반 흔들려”-
이웃집 아저씨같이 편안함을 안겨주는 인상. 결코 미남이 아니면서도 시선을 잡아당기는 얼굴. 서민적인 듯하면서도 귀족적인 풍모. 고른 이를 환하게 드러내며 상대방 마음을 사로잡는 함박웃음. 여기에 언 제 어디서든 위·아래 누구에게나 한결같이 보이는 겸손함과 프로의식으로 채색된 남자.

이제 국민배우로 떠오른 안성기를 만나기 위해 〈무사〉를 제작한 영화사에 들어섰다. 인터뷰 약속시간을 25분이나 넘긴 뒤에야 모습을 나타냈다. 무척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계면쩍으면서도 쑥스러움이 배 어나는 미소를 지었다. “비 때문에 예상 외로 길이 막혔다”고 늦은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지 않았다. 비공(非供)은 과례(過禮)란 말이 떠올랐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겸손하면서도 속으론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고집이 오늘날 안성기를 있게 한 두 축 중 하나다. 다른 한 축은 연기력이다.

“남들에게 언제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면 그것도 스트레스 아닌가요.”

“간혹 짜증날 때가 있죠. 하지만 잘 참아요. 고집 하면 안·강·최 란 말도 있잖아요.”

안성기는 매니저도 없고 운전기사도 두지 않았다. 자기만의 공간 확 보를 위해서다. 스트레스를 마음껏 푸는 아방궁이기도 하다. 스트레 스가 쌓이면 혼자 운전대를 잡고 마구 욕을 해댄다. 자기관리가 완벽 한 안성기의 성격은 선천적인 모양이다. KBS PD로 근무 중인 그의 형은 언젠가 아주 고약한 상사의 행태를 보다 못한 나머지 진짜 닭 발을 들고 들어가 상관 앞에 내밀었을 정도다.

“동기들은 다 국장인데 아직도 부장으로 있어요. 그러면서도 자기 소신대로 산 결과에 대해 무척 행복해하죠.”

안성기도 형 못지 않게 행복한 사람이다. 내년이면 만 50세에 들어서 지만 일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남들은 그 나이면 힘이 넘치는데 할 일은 없어 타의에 의해 백수로 들어서기 십상이다. 설령 목숨을 부지했을지라도 IMF 이후 구조조정이 상례화하면서 간을 조리며 하 루하루를 지내는 형국이다. 더구나 안성기는 요즘 신예·중견·원로 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성수와 배창호, 임권택 감독과 거의 동시에 작업 중이어서 연기생활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동년배 가운데 가장 연기활동이 왕성합니다.

“사람이 없어서 그렇죠. 동년배로는 문성근과 김명곤씨를 꼽을 수 있는데, 김명곤씨는 국립극장 극장장으로 들어갔고 문성근씨는 연기 보다 영화 정책적인 면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언제까지 이어질 는지 몰라도 다행스러운 일이죠. 물론 영화 속 비중은 예전 같지 않 아요. 단독보다는 공동주연이 많고, 젊은 친구들보다 약간 비중이 떨 어지지만 감수해야죠.”

▶혹시 섭섭한 마음은 안 들던가요.

“처음엔 섭섭하고 야속한 마음이 들어 적응이 쉽지 않았어요. 사춘 기를 앓듯 그 과정이 지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져 이제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역할인가, 비중은 작지만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낌 이 클 것인가를 잣대로 삼아 출연할 영화를 결정합니다.”

▶중년스타가 전무한 실정입니다. 개인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영화계 풍토 탓일까요.

“우리 영화사와 관련이 깊어요. 70년대 유신 시절은 우리 영화의 암 흑기라 할 수 있는데, 호스티스를 내세운 사랑 이야기가 주조를 이뤘 죠. 편향성이 지나친 나머지 변태적인 도착증세까지 나타나 영화는 가족이나 부부가 같이 보기 어려운 장르로 고착됐고, 중년연기자는 물론 감독도 양산하지 못했어요. 결과적으로 연출자나 연기자, 관객 모두가 젊어지는 바람에 영화의 다양성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어요.”

▶특정 세대만 겨냥해 영화를 만들면 영화 시장 확대가 힘들지 않을 까요.

“앞으로 좋아질 거예요. 이명세, 장선우, 박광수 등 중견감독들이 당 대를 호흡하며 살아간다면 50~60대가 되더라도 관객과 관계를 맺어 나가리라 봅니다. 밑에서 치받치고 올라오는 신예들의 영화도 있겠지 만 중견감독들의 영화도 생명력을 가지리라 믿어요.”

▶송강호·유오성 등 개성파 연기자들이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좀더 많은 스타 연기자가 나오려면 어떤 분위기나 조건이 필요한가요.

“진정한 스타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어느 누구도 대박을 터뜨 리리라고 예측하지 못한 〈친구〉나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배 우도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죠. 다음은 자기 관리예요. 요즘은 다들 얄미우리만치 잘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경우가 한석규씨죠. 그는 자 기가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작품에만 출연하거든요.”

▶남성 연기자들은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맥을 못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선 심사위원 구성을 들 수 있죠. 여성 한두 명을 제외하면 모두 가 남성이거든요. 남성 심사위원이 볼 때 여배우는 참 예쁘지만 남자 배우는 아무리 잘 생겼어도 매력이 없어요. 물론 내면이 드러나는 연 기력을 선보이면 얘기가 달라지죠. 한데 연기력은 좋은 작품을 만나 야 빛을 발합니다.”

▶박중훈씨가 할리우드로 진출했습니다. 배우의 해외 진출에 대해 어 찌 생각하십니까.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지속적인 출연이 어렵기 때문이죠. 저 역시 6년 전에 일본 영화 〈잠자는 남자〉에 출연했지만 작업이 지속성을 지니지 못하잖아요. 그쪽에서는 동양 사람을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캐스팅할 뿐이에요.”

▶원로, 중견, 신세대 감독의 대표주자와 작업 중인데, 그들의 장단점 은 어떤 것이던가요.

“임권택 감독은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분이에요. 스태프들에 대해 이 해와 배려가 상당하죠. 끊임없는 창의력도 알아줄 만하고요. 다만 촬 영현장에서 콘티가 곧잘 바뀌어서 연기자 등 스태프가 애를 먹는 경 우가 있어요. 배창호 감독은 형식미보다 인물을 중시해요. 극중 인물 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 때문에 연기자가 신이 나지요. 위험 과 무모함을 회피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요. 그래서 대략 80% 정도 마음에 차면 OK 사인을 내죠. 김성수 감독은 힘이 넘치는 영상 만큼 촬영현장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있어요. 남성의 마음은 잘 읽 는 데 비해 여성에 대한 감정이 조금 약한 듯싶어요.”(안성기는 임 권택 감독의 〈취화선〉에서 장승업의 후원자로, 배창호 감독의 〈흑 수선〉에선 우리 현대사의 이념 희생자로, 〈무사〉에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하급 무사로 나온다.)

▶신세대 감독과 기성 감독들의 차이점은 무엇이던가요.

“신세대 감독들은 경험이 적지만 노력을 기울이고 생각을 많이 해 새로움이 풍부해요. 촬영할 때도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이 적지요. 다 만 정글의 법칙에 순응할 끈기가 좀 부족해 연출력을 가졌음에도 데 뷔작이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마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안타까운 일이 죠.”

▶연기에 있어 감독과 시각 차이가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요.

“연출자 말을 따라요. 평소 연출자와 얘기를 많이 나눠서 그런지 시 각 차이가 별로 없어요.”

▶연기철학과 영화관(觀)은 무엇인지요.

“그냥 영화와 함께 살아가는 거예요. 제가 나온 영화가 영구적이란 생각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저 하루하루 영화와 영화인을 만나 즐거 워하는 게 전부예요. 이렇게 살다가 가는 것 아닌가 싶어요(웃음). 굳 이 영화에 대해 말한다면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즐거움이고 삶 그 자 체라고 할 수 있죠.”

▶지나온 연기생활에 만족하십니까.

“베트남어를 전공했는데 공교롭게도 졸업하는 해에 베트남이 패망 했어요. 대기업 취직도 안 되고, 아무 회사나 가기는 싫어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결국 연기를 택했는데 운도 따랐고 의도대로 잘 풀렸어요. 제작 쪽은 관심 없고 언젠가 연출은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말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은 얘 기가 생겨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없어요.”

▶최근 TV광고가 늘었어요. 심경 변화라도 있습니까.

“그렇잖아도 주변 사람들에게서 ‘아들 하나 유학 보내더니 미래 생각하나 보지’란 농담을 들었어요. 사실이에요. 한 놈 더 유학 보 낼 생각을 하니 걱정되더라구요. 첫째는 14살이고, 둘째가 10살인데 두 아이 모두 영화를 하겠데요. 둘째 놈은 연기에 자질이 있는 것 같 아요.”

▶〈무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입니다. 대형 영화 제작을 어찌 생각 하십니까.

“그만한 시장이 형성됐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죠. 블록버스터로 흥 행성공을 거둬 거기서 나온 돈으로 똑같은 규모의 영화를 만드는 게 영화계의 염원이었지만 너무 그쪽으로 지향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어요. 자칫하면 제작자금이 고갈돼 블록버스터는 고사하고 규모가 작은 영화조차 찍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거든요. 곧 시장원리에 의해 자연히 조정되겠죠.”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섰어요. 60년대 이후 처음이 라고 하는데 한국 영화 르네상스가 도래한 것일까요.

“몇 년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한 3년 가량 지속적으로 40%를 넘으면 정말 시장이 형성됐구나 생각해도 무리가 없어요. 영화도 경기와 마 찬가지로 불황과 호황을 거듭합니다. 더구나 예전에 비해 늘어난 영 화인구는 기획이나 마케팅에 의존하는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요. 그들은 인생이 담긴 진지한 영화가 나올 만한 배경을 약화시킬뿐 더러 한국 영화 기반 자체를 흔들어놓을지도 모를 변덕쟁이 관객이 죠. 영화인들은 이럴 때일수록 필요 이상으로 들뜨기보다는 성찰의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합니다.”

▶영화인들이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어찌 생각 하는지요.

“스태프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필요해요. 사실 영화를 하면서 먹고 살 만큼 돈을 버는 건 연기자 쪽이거든요. 다른 쪽은 그저 먹고 살면 다행일 정도로 생활고가 심해요. 촬영기간을 넘기거나 야근을 하면 계약금 이외에 돈이 지불되야죠. 그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노조 가 필요합니다. 다만 영화노조는 일반노조와 색깔이 달랐으면 합니 다.”

〈인터뷰/강근주 기자 joo@kyunghyang.com〉


댓글 '5'

미혜

2002.05.06 22:12:33

자기 말에 책임을 질줄아는 그런분 같아요..지우님과 인연도 깊고 배울점도 많고 앞으로 지우님이 나가야 할길에 안성기님을 보고 많이 배웠음 하네요..피아노 치는 대통령 대박!!! 아린님 잘 읽었습니다..조금이나마 안성기님의 영화에 대한 사랑 알수 있었어요..감솨감솨^^

마르스

2002.05.06 22:20:57

안성기님 같은 배우되기 쉽지 않다고 봐요... 배우들도 우선 작품 들어갈때 심사숙고해야 할게 많겠지요..감독, 배우, 개런티, 줄거리 어느것 하나 빠질수 없는 요소일거라 생각해요. 자기만의 영화 인생이 형성되어 있음을 느낄수 있네여... 안성기님이 지우언니의 잠들어 있는 여러 감성들을 잘 이끌어 내주리라 생각됩니다. 좋은사람들이 만드는 영화니까 잘될수 밖에 없을것 같네여... 아린언니 고마워요..

운영2 현주

2002.05.06 22:24:05

전 요즘 사실 쬐끔 걱정인게요... 안성기님이 요즘 좀 다작을 하시는게 아닌가 하는...(잘못안것일수도......^^;;) 이번에 피아노치는 대통령 말구도 다른 뮤지컬 영화인지 몬지에도 캐스팅 되었다는 기사를 봤구.....흑수선,취화선..... 그리고 무엇보다 CF광고에서 너무 자주 뵈어서 그런거요? 다작의 이미지가 강한건....... 그런 점은 제 개인적으론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국민배우란 호칭....아무나 받을수 없는거구. 그분의 연기에 대해선 저도 더이상의 이견은 없으니...믿고 기대하겠습니다.

앨리럽지우

2002.05.06 22:57:53

아린님.. 안성기님 글 감사합니당^^.. 지우언니의 안성기님과의 연기호흡이야 별 어려움이 없으리라 믿지만.. 내용 구도가.. 나이차이 많이 나는.. 아저씨와.. 젊은 아가씨? 그렇게만 비춰질까 조금 염려했었거든요.. 뭐 안어울린다 그럴까봐.. 거기에 대통령과 선생님이라는.. 직업대 직업의 만남.. 정말 평범치 않은 설정이라서.. ㅎㅎ 그 만남이.. 흥미롭단 생각이 들고 있구여~ 우리나라 영화에서.. 대통령이란 직업이.. 거론될때는.. 결코 가벼운 느낌이 아니었으니깐여.. 무게감에.. 거리감에.. 좀..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안성기님이.. 연기하시는 대통령역활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죠.. 뭐~ 게다가.. 울 지우언니에게 사랑을 느낀다? 오.. 암튼.. 그 감성 연기도.. 무쟈게 궁금하고 말이져..ㅋㅋ

혜진

2002.05.07 14:50:35

훗.지우언니도 안성기아저씨 나이가 되었을때 저만큼 우뚝 솟은 기둥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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