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이 쓸쓸해 질때

조회 수 3216 2002.10.01 18:17:03
토토로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어느 날,

마음 한가득 바람이 일어

낙엽 지는 거리로 나서면

벌거벗은 채 온 몸을 던져

습한 대지 위에 드러눕는

나뭇잎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나

누군가와 마음을 터 놓고

한동안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땅 위에 처연하게 나뒹구는 나뭇잎을 보며

고독한 가슴을 쓸어보리라

빛 바랜 낙엽은 말이 없어도

서로를 부둥켜안고

가만 가만히

귓속말로 유전遺傳을 전해 주는 걸

마음으로 깨달아 알 수 있으리라

한 생을 살다 문드러진 몸

그대로 누워 흙으로 돌아가는 날

나뭇잎은 삶을 이루었다 말하니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낙엽 지는 거리로 나서면

다음 세대를 위해 빈자리 마련하는

나뭇잎 하나를 만날 수 있다



- 유 인 숙 -
사랑해요


댓글 '2'

sunny지우

2002.10.01 22:21:10

토토로 ! 한달만인 것 같구나. 유인숙님의 시에서 낙엽처럼 자신이 태어난 삶의 의미를 다할때 ,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삶일지라도..값진 것일거야. 토토로 늘 게시판의 풍성함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가을을 풍요롭게 보내길...

세실

2002.10.02 08:34:23

써니지우님 오랫만^^ 가을은 역시나 사색의 계절인듯...시도 노래도 그림도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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