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데이트] '영화 대통령' 안성기

조회 수 3046 2002.11.22 11:42:01
운영자 미혜
대통령을 만났다.

1952년 1월1일에 태어나 하늘이 내려준 명을 안다는 나이 50(지천명·智天命)세. 안성기는 이미 다섯 살에 천명을 알았다. 뭣도 모를 그 어린 나이에 ‘황혼열차’라는 영화로 연기를 시작(안성기는 김지미랑 영화동기라고 소개했다)해 연기로만 반세기의 세월을 보냈다. 77년부터는 89, 97년을 제외한 나머지 년도에 한편 이상씩의 영화에 꾸준히 얼굴을 내밀었다.

감히 ‘연기 대통령’이란 칭호를 붙여도 손색이 없을 그가 이번에 대통령 영화에 도전했다. 오는 12월 6일 개봉되는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전만배 감독·시네윌 제작)이 바로 그 무대. 휴머니스트 대통령과 엉뚱 발랄 여교사의 특별한 로맨스를 다루게 되는 이번 영화의 기획단계부터 안성기 외의 선택이란 있을 수 없었다. 연기 대통령 안성기가 실제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요즘,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령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피아노

영화계 대부와 인터뷰 약속을 잡은 20일. 그날따라 하늘은 잿빛이었고, 물기를 머금은 도로는 차들의 바쁜 발길을 꼭 잡아놓고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약간 늦게 약속장소에 나타난 안성기는 예의 겸손한 말투로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곧바로 전날 있었던 K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이야기로 이어졌다. 초대손님은 누구나 노래 한 곡조 뽑아야 한다는 그 무대에서 안성기는 영화 ‘모정’의 주제곡 ‘러브 이즈 어 매니 스플렌덜드 띵(Love is a Many Spledored Thing)’을 연주했고 마지막 부분에 난 실수에 못내 아쉬운 듯한 표정이었다. “그 때 다시 치겠다고 얘기했었어야 하는건데...”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내었다. 안성기는 그 아쉬움 때문에 그 날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안성기는 피아노치다. 피아노의 피자도 몰랐다. 그런데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란 제목처럼 이번 영화에서 피아노는 흉내만 내서 될 부분이 아니었다. 딸의 담임선생님인 최지우에게 한 남자로서 느끼는 사랑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바로 피아노였던 것이다. 영화 ‘헤어드레서’에서 가위질을 온몸으로 체득했듯, 이번 영화에서도 안성기는 영화 속 한 장면을 위해 무려 4개월여간 오직 한곡만을 연주했다. 혼자 동네 피아노학원 가기가 머쓱해 둘째 아들 필립을 대동했다. 피아노 선생님은 기술적인 부분은 떨어져도 그 곡을 해석하는 감정은 손가락안에 꼽힐 거라는 칭찬을 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간혹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금마련을 위한 ‘영화음악은 우리가 쏜다‘ 무대에선 신들린 듯한 피아노 솜씨를 선보였다. 가수 노영심이 떨면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는 찬사를 했다. 안그래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선 떨면서 피아노 치는 모습이 클로즈업돼 관객들이 기립박수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

어렸을 때 ‘네 꿈이 뭐니?’ 하면 사내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많은 대답 중 하나가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안성기는 해마다 바뀌는 어릴 적 꿈인데도 유달리 대통령 꿈은 없었다고 말한다. 대통령 영화에, 그것도 대통령 선거철에 개봉돼 이래저래 대통령과 연관을 맺고 있지만, 정작 안성기 본인은 정치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한번은 어느 당을 후원하는 연예인에 자신의 이름이 잘못 보도되는 바람에 약간의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공인으로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는게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안성기는 이번 대통령 영화에 출연하면서 ‘한국에서 대통령 하기가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단다. 자신이 연기한 그런 인간적인 대통령이 나올 때 이 사회는 참 살기좋은 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혹시 이번 대통령 연기에 모델로 삼은 대통령이 있냐는 물음에 안성기는 “앞으로 이런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황희창기자 teehee@sportsseoul.com

사진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댓글 '5'

코스

2002.11.22 17:02:59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방송이 끝났건가요. 함 볼려고 했는데..놓친건가?? 아쉬운 생각이 든다눈..지우씨의 새로운 모습과 안성기씨 스타일의 대통령을 어떤 모습일지.. 때가 때인지라..궁금중이 커지단눈..미혜씨...잘읽고 가여 남은 시간 즐거운 시간 되세요.^^*

태희

2002.11.22 17:20:26

정말 멋있는 대배우이십니다...아쉬움 때문에 5시까지 못주무셨다니...그리고 좀 떳다하는 연예인들 지각은 밥먹듯이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안성기님은 사과말씀까지...역시 본받아야할 분이시네요...^^미혜언니 소식감솨~~

달맞이꽃

2002.11.22 19:45:17

역시 국민배우십니다 가정도 소홀히 안하신다죠 ..나이50세 중후한 연기 많이 보여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피치도 꼭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미혜님 감사 소식고마워요^^*

꿈꾸는요셉

2002.11.22 21:56:47

1조 조장 달맞이꽃 언니 밑의 조원 인사하옵니다. 미혜님의 발빠른 기사... 감사합니다. 피치대... 따뜻함으로 다가오겠죠...

바다보물

2002.11.22 22:57:58

윤도현에 나오시는군요 꼭 봐야겠네요 요셉언니 자주 보니 너무 좋은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84 피.치.대를 기다리며... [10] martina21c 2002-11-23 4110
11683 그리움이어라 [8] 토토로 2002-11-22 4888
11682 쳇방 열어요~ *^^* [2] 미혜 2002-11-22 8840
11681 호감 가는 얼굴과 미소... [7] 토미 2002-11-22 3411
11680 기다림 [10] 유포니 2002-11-22 3445
11679 그녀의 귀여움은 ... [7] 지우바라기 2002-11-22 3033
11678 소중한것들(펌) [9] 온유 2002-11-22 3031
11677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잠수중인 님들에게] [9] 코스 2002-11-22 3051
11676 [동영상] 금마장 영화시상식장에서... [8] 여름 2002-11-22 3035
11675 어제는 맘 먹구 2시까지 버텼습니다. [6] 여니 2002-11-22 3035
11674 안성기, 최지우와 23년 나이차 극복 환상호흡 [5] 운영자 미혜 2002-11-22 3041
» [밀착데이트] '영화 대통령' 안성기 [5] 운영자 미혜 2002-11-22 3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