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일까. 다음달 6일 개봉되는 '대한민국 대통령 영화 1호'에 쏠리는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다. 전만배 감독의 '피아노 치는 대통령'. 딸의 담임 선생님과 사랑에 빠지는 대통령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지난 25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언론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 때가 때인만큼 '영화와 대선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의외로 많았다. '혹시 영화가 특정정당 후보를 은연 중 돕는 것이 아니냐''모 정당에서 제작비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러나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전 감독이나 주연을 맡았던 안성기·최지우(사진 오른쪽),조연 임수정,카메오로 나오는 이범수까지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감독은 '7년 전에 쓴 시나리오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된 것'이라며 '정당에서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모 정당으로부터 전화는 왔다'고 털어 놓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대통령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면서 전화를 걸었다는 정당명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피아노…'는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최근의 영화 흐름에 반기를 든다. 대신 재미와 온기로 승부를 거는 것이 미덕. 교육자로서 소신이 강한 여교사 최은수(최지우)가 새로 부임한 학교에 강적이 등장한다.
희대의 문제아는 바로 대통령 한민욱(안성기)의 딸 영희(임수정). 오직 반항으로 단단히 무장한 영희에게 두손 두발을 다든 은수는 부모에게 전화를 건다.
아내와 사별한 채 외동딸을 키우며 국사에 전념하고 있는 한민욱은 깔끔한 외모와 청렴함으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느닷없이 학교로부터 호출을 받게 된 것. 은수는 민욱을 보자마자 호통을 치고 아이 대신 숙제까지 시킨다.
영화는 깔끔한 코미디 한 편을 본 것처럼 시원한 느낌을 준다. 큰 반전은 없지만 흐름을 따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 때문에 대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영화 어디에도 정치색은 찾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