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파 최지우,엽기황당한 공효진,섹시한 하지원.’

저마다 독특한 3색 매력을 앞세운 여성 스타들이 스크린에서 격돌한다.

올겨울 극장가에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된 주인공들은 ‘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최지우,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그리고 태권소녀’의 공효진, 그리고 ‘색즉시공’의 하지원.

이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는 모두 코미디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데다 개봉 시기도 비슷하다.

최지우와 공효진은 같은 날인 6일 영화가 개봉되고,하지원은 한 주 뒤인 13일 경쟁에 합류한다.

하지만 세 사람은 같은 코미디 장르에서도 각자 차별화되는 독특한 개성을 앞세워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감독 전만배·제작 시네필)의 최지우는 대통령에게도 예외가 없는 당찬 여고교사 은수역을 맡았다.

불량학생으로 가장해 자신이 부임할 반의 동태를 살필 정도로 엉뚱한 면도 있지만,문제학생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추억의 영화 ‘모정’의 멜로디에 가슴 설레는 모습은 티없이 맑고 구김살이 없다.

대통령이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도 이런저런 눈치보지 않고 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함으로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서는 뚜렷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최지우는 과감하게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해 ‘외모에 비해 연기력은 아직 미완성’이란 일부의 부정적인 평가를 불식시켰다.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그리고 태권소녀’(감독 이무영·제작 에그필름)의 공효진은 제목만큼이나 엽기적인 모습으로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다.

일단 여고시절 친구를 좋아하는 레즈비언이자 태권도 선수로 어지간한 남자 서넛은 한번에 때려눕힌다는 설정 자체부터 엽기적이다.

여기에 철딱서니 없는 친구이자 애인(?)인 은희(조은지)를 위해 도둑질이나 경찰 폭행도 서슴지 않는 그녀의 맹목적인 사랑은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공효진은 ‘킬러들의 수다’ ‘화산고’ ‘선물’ ‘긴급조치 19호’ ‘서프라이즈’ ‘품행제로’ 등 최근 2년 동안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세대 스타. 개성 강한 외모와 함께 격한 액션연기에서 곰살궂은 멜로에 이르기까지 넓은 연기폭이 그녀의 강점이다.

보기엔 재미있어도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중성적 분위기의 ‘태권소녀’ 황금숙 역할도 공효진이기에 스크린에서 매끄럽게 나타났다는 것이 영화관계자들의 평가다.

‘색즉시공’(감독 윤제균·제작 두사부필름/필름지)의 하지원은 전도유망한 기대주에서 이제는 당당히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진실게임’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 그녀는 ‘동감’ ‘가위’를 거쳐 ‘폰’에서 당당히 흥행스타로 자리잡았고,‘색즉시공’에서 나이답지 않은 섹시한 매력을 한껏 과시했다.

최지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이 그녀로서는 처음 도전하는 코미디 영화다.

하지만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대학 에어로빅 동아리의 퀸카 은효역을 맡아 임창정과 펼치는 알콩달콩한 신세대 로맨스는 그녀가 코미디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음을 보여준다.

‘섹시 코미디’란 슬로건답게 왁스의 뮤직 비디오에서 살짝 보여준 그녀의 탄력 넘친 몸매를 감상할 수 있는 남다른 기회도 제공한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반지의 제왕2-두개의 탑’ 등 전세계 극장가를 흥분시키고 있는 외국 흥행 대작이 잇달아 포진한 12월의 극장가에서 세 여배우의 스크린 매력이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김재범 oldfield@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