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목도리

조회 수 3127 2003.08.25 19:02:53
은하수

        

        

        

        

        

        

        
..

        

        

                

        

        

        


        

                

                

                

                

                





    시장 어귀에 줄줄이 늘어선 좌판들 틈에
    어머니의 생선가게가 있습니다.
    가게라지만 사실 바람막이 하나 없는 길목에
    한 뼘도 안되는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좌판입니다.

    어머니는 길거리에 생선박스를 내려놓고
    오늘도 힘껏 소리 치십니다.

    어머니는 탁탁 생선을 토막내 손님들에게 팔았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생선을 두어 상자씩 받아다 팔아
    자식 다섯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셨습니다.

    "한마리 사. 내 싸게 줄게.
    고춧가루 팍팍 풀고 맛나게 끓여 드셔."

    "아주머니, 많이 파세요."

    단골이 하나둘씩 늘어났지만
    궁색한 형편을 벗어날 순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어머니를 따뜻하게 해 줄만한 것은
    연탄의자 뿐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변변한 외투 하나 없이
    한데서 겨울을 났고 감기가 떨어질 새 없었지만,
    자식들 앞에선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궁상맞은 나날을 지켜보는 게 끔찍이도 싫었던 나는
    서둘러 결혼해서 집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오랫동안 찾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사느라 지쳐 정말 오랜만에 어머니를 찾아갔던 날,
    어머니는 오랜만에 찾아온 딸을
    괘씸타 않으시고 기쁘게 맞아 주셨습니다.

    "아이구, 이 추운날 네가 어쩐 일이냐?"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아주머니가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아따 딸만 춥고 엄마는 천하장산감?"

    "에이!원 별소리를 다하네."

    옆가게 아주머님의 말씀에
    어머니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화를 내셨습니다.

    그 말에 처음으로 어머니의 옷차림을
    찬찬히 뜯어본 나는
    그만 목이 메였습니다.

    "엄마… 목에다 왜 비닐을?"

    "니가 몰라서 그러지 바람 막는 덴 비닐이 최고다."

    어머니는 생선을 담아 파는 비닐을
    목에 더 단단히 묶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생활이 힘들다는 이유로
    목도리 하나 사 드리지 못한 내가 부끄럽고 한심해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

    나는 그 길로 가서 털 목도리를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달려가 털목도리를 둘러 드렸습니다.

    "돈도 없는데 뭐 하러 이런 건……."

    그 작은 털목도리 하나에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엄마 딸이 설마 목도리 하나 살 돈 없을까……."

    그날 나는 생선비린내가 밴 어머니의 비닐목도리를
    손에 꼭 쥔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는 게 힘겨울 때마다,
    좋은집, 좋은옷,
    맛난 것이 그리울 때마다,
    꺼내보고 욕심을 덜어내기 위해서 입니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사랑합니다~~~~~~~~

    -TV동화 中에서  






        


                

        

        

댓글 '2'

sunny지우

2003.08.25 21:51:21

은하수님 ~
아름다운 영상시 감사드립니다.
글씨가 않보여서 안탑갑지만....
님의 사랑의 마음을 읽고 가렵니다.
평안한 저녁되세요...

달맞이꽃

2003.08.26 14:03:26

은하수님 ..
혹쒸 ..
은반지님하구 자매신가요 ? ㅎㅎㅎ
농담 ㅎㅎㅎㅎ
오늘은 우리 게시판이 분위기 있는 노래가 많이 올라오네요 ..
고마워요 ...
즐건 오후도 샬롬하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016 지우 기사 [1] 깜찍지우 2003-08-26 3114
15015 그녀의 미소는~ [5] 봄비 2003-08-26 3158
15014 기사>최지우, 홍콩의 쉬즈안과 호흡맞추나 [1] 제니 2003-08-26 3117
15013 오늘속으로.....라부아지에 <6> 모모 2003-08-26 3196
15012 캡처 퍼가는 방법좀알려주세요... 포엡지우 2003-08-26 3092
15011 운영자님 자료요청좀 할게요.. [1] 포엡지우 2003-08-26 3391
15010 대만에서 장서희가 송혜교를 눌렀다?... [3] 스타팬 2003-08-26 3097
15009 영어 많이 늘었겠죠? [4] 2003-08-26 3099
15008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 최 지우~~!! 당신을 사랑합니다. [9] 코스 2003-08-26 3232
» 어머니의 목도리 [2] 은하수 2003-08-25 3127
15006 나뭇잎의 사랑이야기 [3] 은반지 2003-08-25 3427
15005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 [2] 현경이 2003-08-25 3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