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3033 2004.03.11 21:36:43
토미
     너에게 짜증 부리기보다는 너의 눈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의 따뜻한 마음에 나의 무거운 마음이
     풀리는 걸 느낄 수 있는 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될께.

     내가 힘이 들 때도 너에게 위로 받기보다는
     그저 네가 너라는 아이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행복할 줄 아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될께.

     널 언제나 여자로 바라보기보다는 함께 있는 동료로서
     여자들만의, 남자들만의 구분 지어 하나씩 설명하기보다는
     서로가 편안하게 느낌으로 통할 수 있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될께.

     때로는 너의 사소한 투정에 슬쩍 져주며 자존심을 세워줄
     줄도 알고 너의 솔직한 표현들이 서툴러도 그 속에 담긴
     너의 마음 있는 그대로를 이해할 줄 알며
     내가 즐거울 땐 그 즐거움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될께.

     혹시라도 너와 다투게 되어 기분이 나빠도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어설픈 자존심에
     우리 사이가 멀어지지 않도록 먼저 웃으며 사과할 줄 아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될께.

     어느 날 나에 대한 너의 마음이 점점 식어간다는 걸
     느낄 때 많이 힘들겠지만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접으며
     네가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도록
     웃으면서 널 보내주는 멋진 남자.

     하지만 반대로 나의 마음이 식어가는 게 느껴지면
     너에게 구차한 말로 핑계대기 보다는 한번에 모든 걸
     정리하려 하기보다는 조용히 네가 그리워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될께.

     하지만 무엇보다도 네가 누구에게나 사랑받기를
     진심으로 빌어주고 내가 널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는
     네가 나의 여자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널 자랑스러워하고 널 사랑하는 마음을
     그 사람들도 느낄 수 있게 이 세상 누구보다도
     널 아끼는 남자 친구가 될께.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해 주기보다는
     마음으로 많이 사랑 해주고 시간에 쫓길 때에도
     널 위해 잠시 공중전화에 들르는 여유를 가지며
     언제나 널 편안한 안식처로 느끼는
     그런 남자 친구가 너에겐 어울리겠지?
     그런 남자 친구가 되어 줄께.
     ....
     ....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준다면......

  제 오래된 노트에 있는 詩인데, 곧 다가올 13일에 어울리는 詩 같아서 적어봅니다.

  낮에 잠시 여유가 생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았습니다.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 일본에 있을 때는 창문 가까이 가 밖을 보면 녹지가 잘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잘 정돈된 일본식 조경으로 가꾸어진 녹지이지만, 그래도 도시에서 녹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죠.
  그런데 낮에 본 풍경은 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휑하고 어둑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좌석버스에서 생수를 싣고 달려가는 트럭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 물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시인 ‘이정하’의 산문집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中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목마른 사람에겐
     다른 아무 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오직 갈증을 채워 줄 물만 필요한 것입니다.
     그에게 아무리 많은 금덩이가 있다고 한들, 또한
     아무리 많은 돈이 있다고 한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에겐 오직 갈증을 채워 줄 물만이 필요한 것이지
     호수처럼 많이 있어 봤자 별 소용이 없습니다.

  많은 물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이 마른 사람에게는 물 한 방울이라도 생수가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시간도 급할 거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호수가로 데려갈 시간이 없을 거라고도 생각 되어집니다.
  내가 가진 물통의 물을 얼른 꺼내, 한 모금 마시게 하는 것이 목마른 사람을 살리는 길이 될 거라고 생각 되어집니다.

  좌석버스 안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꾸짖고 있는 어느 젊은 엄마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그들의 잘못을 들추어내게 되면
     어린이는 열등감을 갖게 되고, 우리는 결국
     어린이의 천성을 손상시키는 것이 된다.
     노이로제는 부모의 엄격한 훈련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곧 사랑과는 반대가 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랑과 인정으로 가득 찬 분위기를 제공해 준다면,
     비열함과 미움과 파괴적인 분노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서머힐 초등학교의 교장인 알렉산더.S.니일의 <서머힐(Summerhill)>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특별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어른은 한 번의 잘못으로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지만, 아이는 도리어 잘못을 거듭하면서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잘못은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어른의 잘못은 되도록 줄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몸이 무겁습니다.
  역시 계절과 계절의 바뀜은 몸에 많은 무리를 주는 거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많이 사랑하세요.

댓글 '3'

경숙

2004.03.11 22:01:04

토미님 반가워요.^^
님의 글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많이 부끄럽네요.
저도 좀 엄격한 엄마인지라...ㅠㅠㅠ
알고 있어도 실천이 안되니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그런것 같아요.
님 !!! 님의글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제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네요.
고마워요....이런 좋은글 올려주셔서^^*

달맞이꽃

2004.03.12 09:17:16

토미님 하이~
자식을 가르치다 보면 언제나 감정이란게 먼저 앞섭니다 .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제어가 안될때가 있어요 .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지요 ?
아이들에 잘못은 거듭되면서 자란다는 말
그렇지요 ? 후후~
오늘은 황사도 물러갓다합니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목이 많이 따갑다고 하네요 .
그래서 소금물로 가그린 몇번 하라고 일러 두었는데 마음이 개운치가 않습니다 .
혹씨..황사가 ?? 이게 부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
수없이 반복 되는 걱정 근심 ...............
오늘은 생강하고 대추를 우려서 먹여야 할것 같네요 .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
또뵈요~~~~ㅎㅎ

코스

2004.03.12 17:25:46

토미님...님의 글을 자주 볼수 있어서 너무 좋은데요..^^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준다면......
참...설레여지는 이야기 일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나 아닌 또 다른 나의 전부가 될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거
참...축복받는 일인거 같아요...오늘은 토미님의 글을 읽으면서...
지나간 일들을 새록새록 꺼내여 봐야 할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날씨가 우릴 유혹하지만...아직은 봄바람이 반갑지 선물을 안겨주네요.
토미님....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구요...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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