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ino 인터뷰

조회 수 3313 2004.07.29 21:04:40
눈팅


- nkino | 완성된 영화 몇 번이나 보았나?

최지우 | 기자 시사랑 VIP 시사, 두 번 봤다. 그때 너무 긴장해서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렸다. 그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가. 기자들이나 동료 연기자들로부터 심판받는 입장이었다. 기대보다 더 많이 웃어주고 재미있어 해서 맘이 많이 놓였다.


-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노출도 있는 섹스코미디다. 출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내 말이 그 말이다.(웃음) 처음에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랑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원작 영화 <어바웃 아담 About Adam> 비디오테이프를 같이 받았다. 한창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할 때라 진지하게 시나리오를 읽지는 않았고, 영화를 먼저 보았는데 노출신이 엄청난거다! “내가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하고 접었다. 그런데 이병헌씨랑 김효진씨랑 캐스팅되고 영화사에서도 계속 연락 오고, 그때서야 찬찬히 대본을 읽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내가 할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워낙 [천국의 계단]에서 우는 연기를 많이 해서, 이와는 전혀 다른 재미있는 연기도 하고 싶었고.



- <피아노 치는 대통령> 이후 2년만의 스크린 나들이다. 드라마에 비해 영화 출연이 너무 뜸한 것 아닌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영화 말고 드라마만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데, 어떻게 하다 보니 줄곧 드라마만 찍게 된 것 같다.


- ‘순둥이’ 선영은 어찌 보면 최지우와 많이 비슷한 것 같다.

비슷한 점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웃음) 선영이처럼 남자에게 먼저 다가갈 정도로 그렇게 저돌적인 면도 없고, 또 남자에 대해 그렇게 무지하지도 않다. 그냥 나는 딱 중간이다.


- 그러면 처음에 인물 설정하기가 쉽지 않았겠다.

맞다. 선영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무지스럽게 보이면 안 된다. 사실 이성에 대한 성 경험만 없을 뿐이지, 이론적으로는 박식하고 똑똑한 대학원생이 아닌가. 또한 너무 ‘선수’ 처럼 보이거나, 그 반대로 너무 내숭처럼 보여도 안되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NG를 많이 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자신이 생기고, 최지우만이 선영이를 표현할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철저히 내 틀 안에서 마음껏 뛰어 놀면서 연기했다. 보통 한 작품 끝내면 수많은 고생했던 생각이 밀려오는 데,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날로 먹은’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편안하게 연기했다.


- 개인적으로 수현(이병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짜 몹쓸 사람이다. 지금 옆에 있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영화를 보면 수현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그런 사람 같다. 전지전능한 천사 같은 존재랄까?



- 극 중에서 선영이 수현에게 욕하는 장면이 참 재밌었다.

그 이야기 많이 하는데. 시나리오에서 그 장면 보고 참 고민 많이 했다. ‘과연 최지우라는 배우가 욕하는 장면이 어떻게 나올까? 찍는 사람들이나 하는 나나 다 궁금했다. 잘 나온 것 같다.(웃음)

- 같이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느낌은?

추상미씨는 너무 진지한 배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만나보니 내 생각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김효진과 나를 포함해서 상미 언니는 셋 중에서 제일 수다스럽고 소탈한 사람이더라.(웃음) 효진이 같은 경우는 나보다는 9살이나 어리고, 상미 언니보다는 무려 11살이나 어린 친구다. 그런데 셋 중에서 가장 노숙하고 어른스럽다. 너무 애늙은이 같아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두 사람 모두 연기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는 점에서,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병헌씨? 한 마디로 말해 진짜 '여우'다.(웃음) 자신의 베스트를 스크린에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항상 그것에 대해서 철저히 연구하는 배우다.

- 장현수 감독과 작업하기는 어땠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딱 남자 분이기는 한데, 워낙 남자 영화를 많이 해서인지 여자들 앞에서는 기를 못 피시는 것 같았다. 세 여자와 함께 있으니까 얼마나 쑥스러워 하시던지,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참, <누구나 비밀은 있다> 하면서는 회식 자리가 전혀 없었다. 처음에 배우들하고 다 모여서 대본 리딩한 후에 밥 한 번, 술 한 번 먹은 게 다다.(웃음) 세트에서 촬영 끝내고 밥차 와서 밥 같이 먹을 때도, 감독님은 식판 들고 있다가 다른 자리로 도망가시더라. “왜 밥 같이 안 드세요?”라고 따졌더니, 감독님 왈 여자들과 한 자리에서 밥 먹는 게 너무 어색하다고 하시더라.(웃음)


-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과 비슷할 것 같은데.

그런데 두 분이 또 다르다. 이명세 감독님 같은 경우는 철저한 완벽주의자라서, 배우의 표정이나 동선, 주변 소품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완전 초짜라서, 현장에서 얼었던 기억뿐이다.(웃음) 이명세 감독님이 이처럼 현장을 완전히 통제하는 그런 스타일인 반면, 장현수 감독님은 자유방임주의자다. 배우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준다.

- 얼마 전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를 만나고 온 것으로 안다.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단지 출연한 드라마 하나로 인해서, 한 나라의 원수에게 초청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척 영광스러웠다. 편안한 동네 할아버지 같았다. 내 손을 꽉 잡으면서 너무 반가워하더라.



- 그 많은 한국 드라마 중 유독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인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잘은 모르겠다. 아무래도 [겨울연가]가 일본 공중파인 NHK에서 최초로 방송된 한국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 요즘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충무로 안팎이 떠들썩하다.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참 조심스럽기는 한데, 얼마 전 들은 우스개 소리가 기억난다.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서 신호등을 세웠다고 치자. 그런데 그 이후 사고가 많이 줄었다고 해서, 신호등을 없애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아직은 지켜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 후속작 계획은?

시나리오는 여러 개 보고 있는 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너무 바쁘게 달려왔다는 생각이다. 워낙 ‘만만디’한 성격이라 급하게 생각 안한다. 하반기 쯤 다음 작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 꼭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는가?

‘연기 변신’ 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냥 물 흘러가는 대로 연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기 변신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올가미> 같은 스릴러 다시 해보고 싶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하는 역할이 아닌 냉혹한 성격의 ‘가해자’ 말이다. 아,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것 같다.

-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관객들이 어떻게 보기를 원하는가?

너무 더워서 짜증나는 여름철이지 않나.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세 여자의 재미있는 사랑 이야기를 신나게 즐겼으면 한다. ‘벼르는’ 심정 말고.(웃음)

-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상미 언니나 효진이나 모두 나보고 연기에 욕심이 많은 악바리라고 한다. 워낙 체력이 강해서 악바리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나름대로 욕심이 없는 배우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웃음) 사람들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항상 발전해 가는 배우 최지우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 결혼적령기다. 결혼은 언제쯤?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듣는 것을 보니, 나이가 먹긴 먹었나 보다(웃음) 일 도와주는 매니저도 갈 나이 되었을 때 결혼도 하고, 배우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삶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말을 한다. “아니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이제 일본에서 각광받기 시작했는데!” 라고 하더라고. (웃음) 사실 내가 연기자면서 공인이지만, 한 여자로서 누려야 할 행복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여전히 ‘만인의 꽃이 될 지, 한 남자의 꽃이 될 지’ 두 선택의 기로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중이다.(인터뷰: 태상준 기자)


출처 : nkino

  


댓글 '5'

달맞이꽃

2004.07.29 21:13:52

그려요 ...그래.....언제나 지우씨에 변신은 무죄 입니다
맞구말구요 .
배우가 변신을 해야지 안하면 넘 미미하잖아요 ..후후~
인생도 순리대로
연기도 순리대로 ...^^
지우씨야 만인에꽃도 한남자에 꽃도 다~~~~~~~~~~~ 되어주셔요 .
알찌요~~ㅎㅎ
부탁해요~~~~(덕화아저씨버젼으로) 헤헤~

Tan Li Li

2004.07.29 23:08:57

Wow! Our beloved Princess is getting more and more charming and beautiful!

★벼리★

2004.07.29 23:15:00

마지막 구절이 너무 인상 깊은데요~ 만인의 꽃, 한 남자의 꽃...ㅋㅋ

두 꽃을 동시에 다 해먹을 순 없나요?ㅋㅋ

글구요..정말 올가미 같은 스릴러에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연기자 최지우라..ㅎㅎ 정말 기대 되네요~ㅋㅋ 지우언니 예전에 비련의 여주인공을 하고 싶단 말 데뷔초부터 아날점쯤 까진 계속 계속 봤던 것 같은데..ㅋㅋ 이제 비련의 여주인공 많이 해보셨고~ 막 시장통에서 하는 욕은 아니더라도 욕하는 역할도 해보셨고~ 이젠 가해자 역할이라..ㅋㅋㅋ 아~ 지우언니를 좋아라 하믄서 이렇게 다음 역할을 기대하고 느끼면서 즐거워라 하는거..재밌는데요~ㅋㅋ

어떤 역할이든 또 어떻게 변신하던지간에 빨랑 다음 작품 보고 시프요..ㅋ1ㅋ1 이왕이믄 드라마 여씀 조케쓰요..ㅎ1ㅎ1ㅎ1~

지우팬

2004.07.30 09:32:01

기사 담백하고 맘에든다~~~~만만디성격? 거 부럽네~~

fan

2004.07.31 10:47:38

Jiwoo seems to get prettier and prettier as time goes by. She's gotten sexier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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