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
베르사유에서 최지우는 인류 문명의 화려함과 규모에 감탄하기보다는 ‘과연 이런 궁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를 더욱 궁금해 했다. 하긴 나 역시 개선문의 웅장함과 샹젤리제 대로의 아름다움 그 자체보다는 ‘프랑스 사람들이 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에서 승전가를 부를 때, 통곡해야 했던 식미지 사람들의 아픔’이 먼저 떠오르는 한국인 아니던가.
그러나 그 감상도 잠시. ‘유리의 방’에서 사진을 찍던 그녀를 발견한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의 환호로 패닉 상태가 된 우리는 허겁지겁 베르사유를 빠져나왔다. 최지우 본인이야, 외국의 박물관조차 편안히 감상할 수 없는 신세가 지겹겠지만, 나로서는 지켜볼수록 신기하고 흥미로운 일이었다.
오후에 가기로 했던 오르세 미술관이 마침 휴관이라 그냥 마레 지역을 산책했다. 상대방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조용조용 말하는 태도라든가, 항상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예의 바른 행동을 보노라니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무척 닮아 있었다. “어렸을 때는 미향(최지우의 본명이다)이보다 쟤 오빠가 더 외모도 뛰어나고 나름대로 끼도 있고 해서 배우가 되리라 생각했죠. 하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계에 딸을 내놓고 어떤 부모가 편안한 심정이겠어요. 다행히 지금까지는 아무 탈 없이 잘해와서 걱정이 태산 같았던 쟤 아버지도 이젠 안심한대요.” 이번 일정에서 최지우보다 더 친해진 그녀의 엄마가 슬쩍 들려준 이야기다. 그녀의 모범생 코드는 바로 그런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새 친근감이 들었던 것일까? 최지우는 내게 MBC 공채였던 시절,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선배들 눈치 봐가면 분장실에서 커피 심부름을 한 얘기라든가 시시때때로 호출 오면 단 한 컷의 신을 찍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어디든 달려가야 했던 신인 시절 얘기를 해주었다(이런 얘긴 쓰면 안된다고 했다.) 취재를 핑계 삼아 벼룩시장에 간다는 그녀를 따라나섰다. ‘남들 쓰던 물건을 산다’는 발상 자체가 싫은데다 소매치기도 많아, 내가 파리에 살면서도 제일 싫어하는 곳이 벼룩시장이라는 사실을 말한다면, 슬쩍 그녀가 좋아지기 시작한 내 마음을 이미 눈치챘으리라. 그녀는 보물찾기 놀이라도 하듯 즐거운 표정으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보디 랭귀지를 섞어 물건을 흥정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최지우의 또 다른 모습이다. “미국이나 영국만큼 물건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파리의 벼룩시장도 나름대로 패셔너블한 소품들이 많은데요?!?” 10유로짜리 순금(?) 시계며 앤티크 귀고리와 팔찌, 심지어 단돈 250유로에 산 밍크 코트에 이르기까지... 돌아오는 길에 서도 아직 쇼핑의 흥분에 채 가라앉지 않았던지, 그녀는 250유로에 건진 밍크 코트가 뉴욕에서 봤던 미우미우의 최신 디자인과 똑같다며 연신 탄성을 질러댔다.

Day4
드디어 디올의 컬렉션 날이자 최지우의 귀국일이다. 얼굴이 붓는다며 아침 일찍 일어난 최지우는 열심히 짐을 쌌고 일찍부터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나의 투명한 피부와 높은 코를 칭찬하는 그녀에게 성형 사실을 고백하자, 그녀는 코뼈가 불거져 나와 항상 성형 의혹을 받는 자신의 고민을 얘기했다. ‘만져봐도 되겠냐’는 나의 청을 거절하지 않을 만큼, 그녀는 그 부분을 예민하게 생각하는 듯했다. “하도 그런 소리들을 하니까 진짜 하고 싶을 때도 있다니까요...” 사실 외모가 재능 못지않게 중요한 연예인을 상대로 ‘했나, 안했나’ 식의 성형 시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 그녀의 볼멘 투정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패션쇼장에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최지우를 보여주자는 컨셉트로, 부담스런 드레스류를 한쪽에 제쳐두고 청바지에 티셔츠, 그리고 밍크 니트를 골랐다. 촬영을 위해 백스테이지에 도착하자, 범상치 않은 동양 여성을 알아본 포토그래퍼들일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다. 백스테이지에서 조선희와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그녀는 무려 3개 매체와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해야 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어조의 영어로 또박또박 답했고, 한결같은 미모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Style.com에서 그녀의 인터뷰를 볼 수 있다). 디올 뿐 아니라 마르니, 돌체 앤 가바나의 컬렉션 메이크업을 맡고 있는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까지 그녀가 누군지 물어봤을 정도. 그녀가 쇼장에 들어서자 동양인 포토그래퍼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최지우’라는 이름이 중국식으로 또 일본식으로 발음됐고, 그녀가 홍보 담당자에게 이끌려 자리에 안내될 때까지, 쇼장의 다른 포토그래퍼들까지 가세해 정신없이 플래시를 터뜨렸다. 그런가 하면 <꽃보다 남자>로 유명한 대만 배우 서희원이 그녀를 알아보고 팬이라며 인사를 해왔다. 순간, 더 많은 플래시가 터졌음은 물론. 그리고 쇼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디카를 든 에디터들까지 가세해 플래시의 행렬은 그치지 않았다. 그녀의 옆에 앉았던 채플린의 손녀가 무색할 정도였다. 물론 이 소란으로 인해 나는 그녀의 건너편에 앉았던 이자벨 아자니를 안타깝게 놓치고 말았다.
글 • 심우찬 (<파리 여자, 서울 여자> 저자)

P.S- 모두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계시나요? 오랜만에 여기에 글을 올리네요.^^‘ 죄송해요. 드디어 시험기간이 끝나서 지우언니 잡지사고 인터넷 사이트를 열심히 돌아보고 있답니다.
한국에 계속 있기 위해서라면 성적을 유지해야 하니까 열심히 공부했어요.(성적은 그대로인 것 같지만요. 한국애들은 공부만 하더라고요. 문제도 어렵고 범위도 넒고...ㅜ.ㅡ) 물론 힘들 때는 스타지우에 들어와서 지우언니 사진, 동영상, 스타지우가족님들 글 등일 읽고 기운을 냈답니다. 요즘 댓글 안 달아드려서 죄송해요.(저 미워하지 마세요~^^) 그래도 전 항상 스타지우를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이거요 잡지보고 직접 타자 치느라 저 죽는 줄 알았어요. 아직도 한국어 타자에 익숙하지 않아서 몇 시간이나 걸렸어요. ㅠ.ㅠ 하지만 여러분과 지우언니의 잡지기사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열심히 쳤어요. 오타가 있어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사진도 같이 올리고 싶었지만 저의 집에 스캐너가 없는 사정으로...있었어도 제가 그림은 올리는 방법을 헷갈려해서...요......>ㅁ<
하도 길어서 읽느라 힘드셨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 기사 읽고 나면 너무 기분 좋아요!^^ 그쵸? 그러면 여러분 모두 좋은 하루 되시고요 항상 지우언니와 여러분들 사랑한답니다.

댓글 '16'

코스

2004.10.24 09:22:54

와~우! 아직 한글이 서투른 flora...정말 대단해 대단해!!!!
이 긴글을 다...타자로...다 쳐서 올리다니..
flora의 정성에 언니 감동 받고있다눈..
일요일 아침에 우리들에게 선물을 안겨준 사랑스런 flora~
넘 고마워...사랑해~~!!

yuo

2004.10.24 09:39:24

Flora

Pls translate it in English , thanks!!

달맞이꽃

2004.10.24 09:50:21

Flora님...정말 오랜만이네요
FOREIGNER 방에선 자주 가끔식 뵈었는데
게시판에선 참 오랜만이지요?
듣기론 한글도 서투르다면서요?
암튼..고마워요
저도 님에 정성 마음으로 듬뿍 받고 갑니다 ^^




























카라

2004.10.24 10:54:05

한마디로 very good^_^

푸르름

2004.10.24 17:15:32

FIora님,,,
좋은 기사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우님 정말 자랑스러워요,,,대견스럽구,,,믿음직스럽구,,,
최지우 파이팅!

nalys

2004.10.24 17:33:02

Flora님...
이 긴 글을 직접 타이핑 하셨다니 읽기가 미안할 정도에요.
덕분에 기분좋은 기사를 접할 수 있어 넘 감사드립니다.

시&바&사

2004.10.24 18:36:01

정말 잘 읽었습니다....^^
지우님이 너무 자랑스럽군요....
파리에서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플로라님께 감사드립니다....*^^*

써니

2004.10.24 20:17:09

보기만 해도 뿌듯해지는 기사 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지우님 한테 쏟아지는 찬사가 내게 쏟아진것인양 너무 기쁩니다.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눈이 번쩍 뜨일만한 우리 지우님의 미모(당연하지만^^)
조신한 행동거지, 마음에 드는 물건 골랐다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지우님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으네요~


★벼리★

2004.10.24 22:12:10

플로라님 기사 고마워요^^

가람

2004.10.24 22:31:12

FIora님 덕분에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행복하시길....

2004.10.24 23:41:08

플로라님 첨 인사해요.^^
플로라님의 요정어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즘은 요정어 사용안하시나요?
플로라님은 소녀답게 아주 감성적이고 맘이 착하신것같아요. 물론 외모도 아름답겠죠.~~^^ 더군다나 지우씨 기사 직접 타자 쳐서 올리신게 이게 첨이 아니죠. 넘 고마워요. 공부 열심히하시고 소망하시는 일 꼭 이룰 수 있기를 바래요.
님 덕분에 행복한 시간 가졌어요.

꼬랑쥐) 그런데 참 이상하게 part2 와 part1의 클릭수가 다른게 참 이해가 안되요. 1부는 안보고 2부만 보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김희경

2004.10.24 23:58:01

Flora님 기분좋은 기사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는내내 입가에 미소가 가득 행복한 꿈을 꾸게 하네요.

Jan

2004.10.25 00:36:51

Thanks for your effort Flora. :)

로즈

2004.10.25 00:38:10

플로라님.. 저도 덕분에 잘 봤읍니다...
지우님의 새로운 좋은 면을 많이 알 수 있게 되서 기쁘고..
파리에서도 호평 받는 거 같아서 기분이 더 좋네요..
2부가 클릭 수가 많은 건.. 댓글이 자꾸 달리니
기사 본 분들이 댓글 볼려고 또 클릭해서 그런거 아닌가 싶어요..
제가 바로 그렇거든요...ㅋㅋㅋ

rosa

2004.10.25 02:27:58

언제나 나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Flora님^-^**
특유의 충만한 에너지를 가지고 고2하반기와 고3을 ...
소중하게 보내시기를..
기사 너무 감사하고 언제나 잊지 않고 사랑해요...^^♡

보름달

2004.10.26 01:23:55

Flora님...기사 너무 궁금했는데 이렇게 올려줘서 고마워요.^^
기사를 읽으면서 너무 즐겁네요.
몇시간을 애써서 올려준거 그냥 읽기가 미안할 정도로...
늘 예의 바르게 글을 쓰고 그 글에서 꿈많은 여학생을 느끼게하는 Flora님...
너무 사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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