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시청소감

조회 수 3039 2009.02.06 09:54:01
쇟이 17회에서 이마리가 무리할 정도로  자기 본위로, 철수에게, 사랑이 아니었냐고, 어떻게 사랑이 아니냐고, 착각이었을뿐이냐고, 물어보는 게 거북했다고 썼었어. 17회에서 이마리를 이런 식으로 그렸으니, 18회에서 이마리는 철저하게 불쌍한 캐릭이 되어줘야만 했겠지. 사랑앞에서 자신 만만하고 이기적인 여주라니, 오작 스스로도 시청자들을 납득시켜야한다고 생각했을거야. 아니, 어쩌면, 오작 스스로 납득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18회는 자기 본위의, 아무 생각없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재의 연인에게도 과거의 연인에게도 예의가 없어 보이는 이마리를, 김철수가 밀쳐내고, 상처주고, 아프게 하는 장면이 필연적으로 등장할수 밖에 없었어. 이렇게 하지 않음  둘을 결합시키는 해피엔딩은 어려울테니까. 그래서, 오작은, 17회의 설정을 뒤집어서, 18회에서는 이마리에 대해, 김철수의 입으로, 정우진의 입으로, 서태석의 입으로, 분석하고, 공격해줌으로써, 이마리 캐릭을 소비했어. 이번회를 보면서 이마리가 소모되는 캐릭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느꼈어.


아, 그리고, 교통사고....드디어, 교통사고까지 등장했어. 교통사고씬을 보면서,  뇌동맥경화증같은 불치병이 아니니까, 천만다행인가 순간 피식했어. 정말 우리나라 작가들만의 문제인거야, 아님 오작의 문제인거야? 쇟 멜로 드라마 많이 못봐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될까 싶어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주인공을 학대해야만,  둘의 사랑은 어떤 장애도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운명적이고 위대한 사랑으로 승화될 수 있는거야? 상투성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지도 않아. 솔까말, 짜증나.


쇟이 17회 시청소감에서 이마리를 이해할수 없다고 했을 때, 횽들중의 누군가가 오작을 탓하라고 했지. 맞아, 오작을 탓해야겠지. 캐릭의 일관성이 무너져버린것, 이마리의 사랑방식이 너무 구태의연해서, 생각없고 이기적으로 비치기까지 했던 것, 인위적으로 만든 이별 상황속에서 시름 시름 고통을 겪는, 자초한 이별에 처한 이마리, 의 신파적인 캐릭은 모두 오작이 책임져야할 부분이야. 이번회는 시청소감을 쓰는 쇟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그래도 쓰는 것은 이 드라마를 시청해온 쇟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서야. 횽들, 미안해, 횽들이 원하는 격려성 리뷰가 아니라서 미안해, 정말...



1.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춰 이별하기

오늘, 김철수가 이마리에 대해, 홧김에서건 아니건, 공격했던 많은 부분들은, 사실, 객관적으로 철수와 마리의 상황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어. 오늘 김철수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사랑했던 이에 대한 예의, 혹은 지금 곁에 있는 이에 대한 예의, 즉, 인간으로서의 예의였다고 생각해. 김철수가 도덕군자여서가 아니라, 그것이 김철수가 사는 세상의 상식이기 때문이야.

김철수와 이마리의 이별과 비교되는 것이 은영이와 철수의 이별이었어. 18회에서 은영이는 소개팅을 하고, 김철수를 마음속에서 지우는 과정을 확실하게 시작했어. 상대에 대한 배려, 자신의 솔직한 마음, 을 그대로 담아서 둘은 예의바르게, 안타까우면서도, 담담하게, 이별의식을 거쳤어.


김철수가 이마리에게 원했던 것은 사랑을 지우는 과정, 즉, 이런 이별의식이었다고 생각해. 어쩔수 없어서 헤어지게 되더라도, 너무 사랑하면서 헤어지더라도, 많이 사랑했던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것, 상대방의 존재를 지우지 않는 것, 그 사랑을 삶의 한 페이지로 전혀 파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추억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런데 이마리는 김철수에게 그런 이별의 기회를 주지 않았어. 물론, 김철수가 호수가에서, 오지 않는 이마리, 연락이 되지 않는 이마리를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이마리에게 어떤 이별의 이유가 있을지 짐작 못했을리가 없어. 연인들이 헤어질때 헤어지는 이유를 짐작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김철수가 기대한 이별의식이 어떤 것이었든, 이마리가 했던 행동은 정말로 김철수에게 피가 철철 날정도로 고통스럽고, 일방적인 이별 방식이었어.


둘 사이의 사랑을 부정하고, 연인이었던 철수의 존재를 부정하고, 가짜 약혼을 발표하는 일방적인 방식의 이별을 감행한 이마리와 제대로 된 이별과정을 거치지 못했기에, 김철수는 이마리 말대로 둘 사이의 사랑은 거짓이라고, 착각이었다고, 둘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믿어줌으로써, 그래서 둘 사이에 존재했던 것이 무엇이었건, 그건 그저 하찮은 것이라고 믿어줌으로써, 사랑에 대한, 연인에 대한 예의없이 이별을 한 그녀에게 복수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
그래, 우리 사이에 존재했던 것은 네가 말했던 대로, 가짜였어. 넌 가짜 사랑으로 우리의 사랑을 정의했으니, 나도 그렇게 믿어줘야겠지?, 하는 맘으로...그래서, 이마리가 그토록 집요하게 사랑이 아니었냐고, 착각이었냐고 물었을 때, 김철수는 화가 났을거야.


모든 사랑은 변하지. 그것이 김철수가 말한 치명적이고 맹목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해도, 사람이 하는 것이 사랑이니까, 사람처럼 사랑도 변해. 관계속에서 사랑은 시들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하고, 추해지기도 하고, 망가지기도 해. 김철수와 이마리의 사랑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어. 첫사랑 등장이후 이마리 캐릭이 무개념으로 폭주한 뒤, 김철수는 자신의 바닥을 들여다봤고, 집착과 질투의 감정사이에서 고통을 겪었고, 이별의 예감과 연인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상처입었어. 그랬더라도, 그렇게 아팠더라도, 그렇게 미워하고 집착했더라도, 상처를 주고 받았더라도, 둘이 제대로 된 이별과정을 거쳤더라면, 아마, 김철수는 이마리와의 사랑을 부정하거나, 착각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거야. 물론 이별의식을 제대로 못거쳤기때문에, 못거쳐야만, 필연적으로 다시 만났을때, 김철수는 이마리의 도발에 쉽게 무너질 수 있겠지만...


2. 내가 그렇게 잘못했어? 너를 여전히 사랑하는데도 용서가 안될만큼?

이마리는 김철수에 대한 사랑만 간직하고 있으면,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될 수 있다고 믿었나봐. 김철수에게서 잔인한 말을 듣기전까지만 해도, 이마리는 그렇게 생각했던 게 분명해. 정우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사랑에 대한 예의를 언급한 김철수의 비난에도, 이마리는 김철수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것, 사랑했었다는 것, 사랑했었기에 떠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만, 알려주면, 그것을 김철수가 알게되면, 오해는 해소될것이라고 믿었던 것같아. 김철수가 이마리에게 화가 났던 것은 이마리의 이별이유가 아니라, 이별 방식이었는데, 그것을 이마리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거지.


연인들간의 이별이유야, 별다를게 있겠어? 하지만, 이별 방식은 관계를 이룬 사람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질거야. 적어도 김철수는 이마리가 그럴듯한 이별 이유를 말하지 않아서 화가 난게 아니었어. 그녀의 이별 방식, 현재의 연인을 대하는 방식, 과거의 연인을 대하는 방식, 그러니까, 결국은 사람에 대하는 방식,에 대해 화가 난 것이었어.


17회 리뷰글에서 아마 쇟이 이런 말을 썼던 것으로 기억해. 이마리는 미성숙하고, 감정적이고, 충동적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타인의 상처에 둔감하기 때문에 이기적일수도 있는 캐릭인데, 이런 캐릭이 김철수같은 사람과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정말로 불같은 사랑, 치명적이고 통제불능인 사랑이,  일상의 관계속에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갈등을 잘 해결해줄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고. 그러니 이마리 캐릭이 이런 상태로 남아있는한, 쇟에게 스연은 블랙코메디라고 그렇게 썼던 것같아.


작가도 알고 있었겠지. 김철수가 원하는 사랑, 김철수가 원하는 관계는 이마리 캐릭이 변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관계라는걸. 그래서 김철수의 비난을 통해, 이마리는 비로소 깨닫게 돼.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김철수와의 이별 방식이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던 서투르고 파괴적인 것이었다는 걸. 이마리가 아마, 이부분을 먼저 해명했다면, 김철수는 어땠을까? 둘은 계속 충돌하지도, 부딪치지도 않았을테지만, 그건 오해를 풀고 둘이 다시 사랑을 재점화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으니까 뭐 어쩔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



3. 변하지 않는 사랑, 변하지 않는 현실을 화해시킬수 있는 유일한 방법-교통사고?

이마리는 김철수와 재회하고 변했어. 다시 강해졌고, 독립적이 되려하지. 김철수와의 이별의식을 거친후에야, 자신을 둘러싼 관계와 현실의 본질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되고, 그리고 그 관계와 현실에 대해 비로소 절망하게되지. 가짜여도 안심할 수 있었던 정우진과의 관계도, 그녀의 절대 고독을 지워줄수는 없다는 것을 마침내 알게되지. 이마리는 이제야 비로소 김철수와의 이별에 직면한 거야.


이 확실하고 고통스러운 이별의식때문이었을까? 자신이 품어왔던 사랑, 김철수에 대한 기억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현실속에서 이마리는 절망하고 지쳐버렸어. 죽어도 괜찮을 것같은 절망감과 아무것도 남은게 없는 것같은 상실감속에서, 변하지 않는 절망스러운 현실앞에서 그녀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어떻게해야 도망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겠지.


그래서, 그녀는 운전하다 눈을 감아버렸어. 그건 자살시도나 마찬가지야. 이마리는 아마, 자신의 존재를 이 세상에서 지우고 싶었을거야.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했겠지. 그녀는 철수와의 관계를 부정했던 것때문에, 김철수에 대한 미안함때문에, 자신의 비겁함때문에,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고독한 칩거를 1년동안 했어. 김철수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투사할 글쓰기가 있었지만, 그 사이 이마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어. 잊으라고 하는 사람들, 잊어야한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김철수에 대한 기억을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어. 영화도, 씨에프도 찍지 않고, 소모되는 시간동안, 아마 이마리의 감정과 기억은 김철수와 헤어지던 당시로 멈춰있었을거야. 사랑하던 순간, 사랑했지만 그 사람앞에 나타날 수 없었던 그 순간에 정지된채, 그녀는 자신의 감정이 변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자신은 사실은 김철수를 기망한게 아니라고 믿고 싶었는지도 몰라.



둘의 오해와 상처는 아마 이마리의 교통사고로 확실하게 해결되겠지. 정우진과 서태석은 죽고 싶을만큼 절망하는 이마리를 비난할수 없을거고, 아마 이마리를 이해하는 쪽으로 돌아설거야. 이마리는 죽고 싶어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인간들의 추한 욕망과 집착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김철수, 이마리와 제대로 이별의식을 치르지 못해 오랬동안 이마리를 미워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이 아니라고, 그저 착각이었을 뿐이라고, 현실의 벽앞에서 절대 둘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믿으려 했던 김철수는 이마리의 존재가 사라질뻔한 교통사고를 통해서, 그녀의 존재의 소중함을 절감하게될거야.



그러니, 결론은 해피엔딩이고, 이제 스연은 정리의 과정으로 돌입하겠지.그래, 결과적으로 보면, 스연 시청자들이 원했던 결론이야. 그런데, 쇟은 못내 아쉬워. 이별이유보다 중요한 것이 이별 방식일 수 있는 것처럼, 스연에서 둘의 사람이 이루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방식이었어. 인간에 대한 예의는 어디서나 중요해. 그런 의미에서 스연 제작진은 좀 더 시청자들에 대해 예의를 갗춰줄수는 없었던 것일까? 생방들마잖아, 당신도 우리 진심을 알지 라고 하면 다 되는건 아닐텐데 말야.



[펌]디씨갤- 촬수님..

댓글 '4'

Bolt

2009.02.06 14:01:42

Real quick question. Will Lee Ma Ri going to the heaven soon?

Nordelm

2009.02.07 01:24:24

No, she's going to marry Chulsoo. Han Jung Suh (Stairway to Heaven) went to him.

Nordelm

2009.02.07 01:28:27

No, Mari didn't go to heaven. She'll be married to Chulsoo. Han Jung Suh went to heaven in Stairway to heaven.

Bolt

2009.02.07 03:38:25

Thanks, Nordelm. Am downloading Episode 15 to 18 now.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942 칭찬합니다. [4] 오랜만에... 2009-02-06 3026
28941 17회 움짤 보시면서.... 흠냐~ [8] ⓧ갤갤 2009-02-06 3094
28940 [Mad viewer for Chulsu and Mari character] [29] fan 2009-02-06 3486
28939 기사] 철-마 커플 엇갈린 눈물의 애정행보, 이마리 교통사고 ‘새국면’ 비비안리 2009-02-06 3055
» 18회 시청소감 [4] 2009-02-06 3039
28937 스타의 연인을 보고난 후 배우 최지우에 대한 생각입니다. [3] 스타의 연인을 보고난후 2009-02-06 3101
28936 play up [3] Thomas 2009-02-06 5080
28935 작가님 왜 무리한 설정을 넣어야 하나요? [4] 서희정 2009-02-06 3029
28934 오늘 18회에는 정말 눈물이 주루룩.... [1] 조원경 2009-02-06 3027
28933 마리 주변 남자들 죄다!!!! 싹쓸어 갈 분 없남유!!!!^^;; [12] 코스(W.M) 2009-02-05 3064
28932 스타의연인 공홈에 올라온 마리사진~ [2] 이경희(staff) 2009-02-05 3033
28931 明星的恋人,这部剧,一定会成为经典之作 [3] love 玛&#2002 2009-02-05 3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