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냈어?

조회 수 3691 2009.04.07 03:38:23
마리와 철수, 헤어지고 얼마나 지났을까.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진짜로 우연이었을까... 서울에 서점이 한군데만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철수와 마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둘의 데이트 코스를 마음으로 떠올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 생각이지만.



일본에 있을거라 생각했던 마리가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나자 당황한 철수, 애써 그 기색을 감추며 말없이 서점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마리, 김철수를 그냥 보낼 수는 없다.

" 잘... 지냈어?"

" 잘... 지냈어?"

잘 지냈냐는 말밖에 더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마리.
가끔... 적게 말을 하는 것이 가장 많은 말을 하는 것일 수 있다.
그 때 마리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 없이 잘 지냈어?
내가 없는 게 넌 더 행복하니?
나 보고 싶어서 힘들지 않았어?
....
난 네가 보고 싶어서 잘 지내지 못했어.
보고싶고 만나고 싶은데 참느라 힘들었어...

잘 지냈니, 밥 먹었니, 잘 잤니...  
너무 쉬워서 그냥 지나치게 되는 말들.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기에 너무 쉽다고 생각되는 말들. 침묵이 힘들어질 때 도와주는 말들...

문득...
이런 말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가장 절제된 사랑의 표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수는... 강의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소설도 조만간 나온다고 한다.
잘 되었네... 나랑 헤어졌으니까, 그래서 잘 되나보다.
왠지 서글퍼지는 마리.

"소설... 나오면 꼭 읽을께."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 아무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 사람인 척.
그 땐
담담해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댓글 '15'

Bolt

2009.04.07 06:25:28

nice water colour.

네아이아빠

2009.04.07 08:25:24

준님... 님의 글을 읽다보면, 분명 드라마의 한장면을 약간 각색한 것인데도... 그냥 느낌이 다릅니다. 마치 마리랑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 처럼...
사랑했던 사람과 우연히 조우한 자리에서 "잘 지냈어?"이상의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속으로는 수백만의 질문과 대답이 오고가던 그 자리에서 철수는 은영을 데리고 가버리고... 마리는 혼자 남아 버리고...

참 마음 아펐던 장면이었습니다. 그때 그 장면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비록 해피엔딩이었지만, 스연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연인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여러 회차를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주었던 가슴아픈 장면들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아~ 아침을 우울(?)하게 시작하게 되네요~

p.s. 지우님이랑 찍은 사진을 바탕화면 뿐 아니라... 컬러프린터로 인화하여 사무실
벽면에 부착해 놓았습니다. 바탕화면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가려있을 때는 그
사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준님... 화병이 도지죠?ㅋㅋ

하늘지니

2009.04.07 09:06:40

... ... ...

daisy

2009.04.07 09:48:11

일년만에 서점에서 만난 두사람. 눈에서 레이져 광선이 오간다.
김철수~ 마리는 어김없이 불러 세우고는. 잘 지냈어? 두번째로 같은 질문한다. 철수는 일본에 안갔어? 궁금한 질문을 한다..안갔어~ 우진씨만 갔어.
일본에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대! 은영이가 나타나서 두사람의 이야기가 끊긴다.

코스(W.M)

2009.04.07 21:06:26

스케치효과 사진으로 보니까 또 다른 느낌이 드네요...
이 장면에서..
두사람 좀 더 애절한 그리움이 묻어나왔음 하는 아쉬움이 컸어요.
마리보다 철수의 표정에서 아무 느낌을 주지 않아 서운하기도 했구요..
준님~~화병~~~너무 오래가져 가지 마세요~
다음의 기회가 그리 긴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요...뭘~그쵸~!!!^0^

2009.04.08 01:20:29

Thank you (^.^)/
포토샵에서 수채화 효과 적용해 봤습니다. 색채가 마음에 드신다고 하시니 무척 기쁩니다. 제가 색을 잘 넣은 건 아니고 포토샵이 그냥 알아서 해 준 것이라...
무엇보다 모델이신 아름다운 지우님 덕이죠. 포토샵으로 뭔 짓을 해도 그저 우아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는.
모자 쓴 저 장면은 그냥 사진으로도 뽀샤시하게 좋았지만, 제가 가진 사진의 화질이 좋지 않아서 스케치 효과를 적용해 본 것이 또 다른 품위가 느껴지더라구요. ^^

2009.04.08 01:30:38

스타지우님들~
화병 도지라고 기름 부어대는 네아님, 수요일 행사 준비로 바쁘신 철인 코스님, 스연 동지 daisy 님, 점 찍으며 또 나발마리 하실 지니님, 그리고 왠지 17세기 미술작품에 관심이 있으실 것 같은 bolt 님(그냥 제 생각이예요 ^^)~ 모든 분들께 마리 식으로 애정을 듬뿍 담아서 안부 여쭙겠습니다~
"잘 지내시죠~?"
저는 마리 따라쟁이 입니다 (^_^)/

네아이아빠

2009.04.08 08:20:40

준님... 이러시면 안돼죠~

마리 따라쟁이 라면.... 이럴 때는....

"잘 지냈어~?" 라고 해야죠.... 철수에게 반복하면서 하던 톤으로...

2009.04.08 09:26:25

"잘 지냈어~?"
하핫~ 마리느낌이 나야 되지만 아무리 따라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라고...
따라쟁이의 비애~ 오로지 짝퉁이라는... 크윽!

써니윤

2009.04.08 11:20:25

잘 지냈어~?
나도 따라 해야쥐~ 울 마리 넘 이뻐요~

하늘지니

2009.04.08 12:48:40

잘...지냈어???


전... 잘있어여...

전... 어제도... 그제도... 술을 마셨어여...

아직까지도... 스연의 그 여운이... 너무도 저를... 힘들게하네여...

도대체... 언제쯤이나... 이 여운이... 사라지게 될런지...


잘...지냈어???


꼭... 잘 지내...

2009.04.09 01:28:02

잘... 지냈어?
꼭... 잘 지내...

그렇게... 술 마시고 그러지는... 말아야지...!

용기를 가지세요!
여운이 사라지길 기다리지 말고 취하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세요 ^^

2009.04.09 01:30:50

써니윤님, 반갑습니다~
잘 지냈어~? ㅎㅎ
마리 정말 이쁘죠? 그쵸? 저도 제가 올린 사진이지만 이뻐서 자꾸 보고 또 보고... 흐흐흐 그러고 지낸답니다, 아 이런 푼수. 제가 이런 분위기의 그림을 좋아 하거든요 ^^

김문형

2009.04.09 09:40:01

준님. 여자분이세요?
제 이름 못지않는 남자의 향기가 나서 오해했네요 ^ ^
게시판을 풍성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준님도 뵐수있길 바랄께요. 즐건 하루되세요.

2009.04.10 02:49:05

저두... 처음에 김문형님 이름으로는 남자분인 줄 알았더랬어요...
몇 번 글을 읽은 후 알았습니다.
혹시 제 글에서 남자의 향기가 나는 건 아닌가요? ㅎㅎ
네아님이 말씀하시길, 글이 약간 남성적인 느낌도 있다고 하셔서 ㅎㅎㅎ
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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