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탱이

2004.03.14 09:34


멀리서 본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필자는 국내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멀리서 봐야 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다.
그러나 현대 문명의 이기인 컴퓨터 때문에 관련된 동영상 기사들을 세밀하게 볼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 국민의 축복과 환호를 받으며 취임한 지 1년을 지냈다. 그동안 우리는그가 내뱉은 그만 두겠다는 의미를 담은 말을 몇번이나 들었는가! 그뿐인가 편가르기를 촉구하고 재촉하기는 그 몇번인가! 세대간 전쟁, 쓰레기 더미에서나 찾아 봄직한 이념전쟁에의 회귀. 무엇을 위하여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는지 헷갈리게 한 1년 이었다고 표현하면 지나친가?

먼저 1시간 20분에 이르는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 기자 회견을 보면서
생각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세계 경제 교역 12-3 위권을 점하는 대한 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가 보여준 말과 생각의 범위가 자기 주변 사람 챙기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옹졸함.
게다가 불쌍한 대통령, 외로운 돛단배 인생 등의 표현.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렇게 힘 없고 가련한 자리란 말인가?
사람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노 대통령은 이제 결자해지를 위해서도 용단을 내려야 할텐데, 결단을 내릴 것 처럼 말해 놓고서 또 돌아서서는 헌법재판소에서는 다르게 결론이 날 것이란 기대를 말하며 이중 플레이를 습관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 ‘십분의 일 초과시 물러나겠다’, ‘재신임을 묻겠다’, ‘적당한 시간에 진퇴방법 및 시기를 밝히겠다’는 화두는 누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밝힌 것이다.
지금 국회 탄핵의결 후 지지율이 오르내리는 민심의 파고는 그가 저질러 놓은 후유증이라 본다. 열린 우리당의 지지율 상승도 한,민 두 야당의 하락도 증세는 이상징후 일뿐이다. 누구든 이성을 찾고 생각해보면 오늘 이 땅에 광란하는 역사현장은 우스운 한 토막의 코미디 같음을 알 것이다.
열심히 국정에 전념해야 할 일국의 대통령이 밤낮, 코드 놀음에 정쟁의 전쟁놀이를 즐기는 광기를 보이는 듯한 푸닥거리에 진절머리가 난다.
세계가 지금 살아남기 위한 무한 경쟁의 시대를 맞이하여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때에 그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는가? 묻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야당이 국정을 농단하거나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은 일은 없었던것 같다. 오히려 이라크 파병 동의안은 정부가 오락가락함으로 실기할 뻔 했다.
정치권의 진정한 개혁을 원했다면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경선자금에 대하여 원로들이 충고한 대로 자신 부터 고백성사하며 모두를 고백성사하도록 온유한 초청을 보내야 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지 않는가! 야당의 발악적인 총공세는 그가 저지른 사고로 생긴 정상적인 현상으로 봐야한다.
사실 그는 이미 때 묻을 대로 묻은 흙탕물 속의 신사처럼 보인다. 독학으로 계층의 벽을 넘어선 그는 판사로 변호사로, 국회의원으로, 장관으로, 여당의 고위 정치인으로, 지금 그와 더불어 함께하는 자들이 타도하려는 기득권층의 단맛을 다 맛보고 즐긴 때묻은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차라리 남미의 어느 정치 지도자 처럼 노동자 출신이었다면 ……..
분명히 그는 독재자의 길을 걷고 있다. 자신의 초법적, 탈법적 처신에 대한 인정도, 반성도 없었다. 그저 측근들에 대한 너그러움만을 강요(?)하고 있었다.

이제 필자는 그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그는 운동권 참모에 의하여 고도로 계산된 전략을 그대로 따른 운동권 선동정치의 모범생이었다. 필자 자신이 운동권 출신으로서 이 사실을 경험상 아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노 대통령은 아직도 대통령이 아닌 운동권 선동 정치 대표 쯤으로 자신을 오해함으로 탄핵을 맞은 불행한 존재다.
하지만 짐작컨대 이번에도 선동정치의 올인 전략은 먹혀들지 모른다. 그러나 그 시간만큼 이 나라와 국민은 불행을 직면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저들은 이념전쟁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상대를 무너뜨리고 파괴하는 것 밖에 모르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경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누가 이기는가? 그것만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운동권 전략이념의 차원 상승적 성숙이 필요하기도 하다.

국회에서 여당의원들의 농성을 멀리서 동영상으로 세밀히 봤다. 약 30년 전 저항문화, 데모 문화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때묻은 저질 농성집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국회 의사당 안인지 국회 의사당 바깥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인상은 과연 저들이 여당의원들이 아니었다면 농성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일었다. 하기야 대통령도 회견에서 농성을 풀라고 주문하지 않으므로 농성을 허가해주고 지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차라리 거대 야당이 마음껏 진행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 나았으리라.

무엇보다도 그들의 구호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5공 세력 타도니, 광주학살 세력타도니, 수구 골통세력 타도니, 가면을 쓴 쿠데타니 하는 편가름식 구호가 영 엉터리 같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열린 우리당의 의장과 당원들은 그 시절 어디서 무얼 했는지 궁금하다. 어떤 기준으로 그렇게 편가름했는지 …… 아무리 운동권 선동정치 전략이 효과가 있기로 대통령과 여당이 한 통속이 되어 실속 없이 뇌관을 설치하는 번지레한 말만으로, 군중으로서의 국민을 볼모로 하여 전진하는 역사를 되돌리려는 무모한 짓거리들은 제발이지 피해주었으면 고맙겠다.

필자의 눈에는 거대 야당이라고 불리지만 칼자루의 반대편을 쥐고 있는 야당의원들의 소신있는 탄핵절차 진행이 더 용기있게 보였다. 더욱이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용기와 소신있는 탄핵소추 진행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번도 물러나라고 요구한 적이 없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이제는 정색을 하고 말문을 열어야겠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어떻게 나든 상관이 없다고 본다. 이미 그대로 인하여 대한 민국은 상처 입을 대로 큰 상처를 받고 말았다. 결코 야당 탓으로 돌릴 일이 아님을 인지하길 바란다.

성희님과같은 젊은 세대에게 균형감각이 필요하기에 옮기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