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님 마음 안아주기...

조회 수 3156 2002.05.22 19:06:57
지우공감
......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만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가라'부분 (물론, 시인 신동엽이랍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 참 많이도 읊조리던 '껍데기는 가라'의 일부입니다.
참고로, 전 386이거든요...

딴 집(저쪽 집)에 잠깐 구경 갔다가 넘~넘~ 속이 상해서 구겨진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어릴 때 생각이 납니다.
또래 중에 성격이 좀 포악하고 괴팍스러워서
사사건건 괴롭히던... 지금은 이름도 생소해진 아이가 저의 아래 집에 집에 살았습니다.
특별히 친하지도 않았는데,
그 날 내가 왜 그 아이랑 같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뭏튼 전 그 날 몇 분 만에 머리채 잡히고 긁혀서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어린 딸의 친구들과의 일에 전혀 개입하지 않으시던 너무 중립적이어서 섭섭했던 우리 어머니셨는데, 그 날 그 아이 일을 얘기했더니, 글쎄... 우리 엄마 불끈 주먹쥐고 나서지 뭡니까...
제 손을 잡고 단숨에 그 집으로 달려가시고야 말았고, 그 날 그 아인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답니다.
별로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 날 전 엄마가 무척 고마웠습니다.

물론, 그 날 이후로 친구들과의 일에 우리 엄마가 나서신 기억은 없습니다.
유일한 기억인데, 전 그런 엄마가 무척 든든했고, 그래서 언제나 당당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번 운영자님(아마, 아린님?)께서 올려주셨던 지우님과의 미팅 후기(피아노 치는 대통령 크랭크인) 중에, kbs홈피 얘기가 늘 머리를 떠나질 않습니다.
저도 사실 그 홈피 중에 절반은 버려야 했습니다.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지극히 절정에 이른 순수의 모습으로 설 우리 지우님을 안전히 보호하고  때로는 혹독한 위협 앞에서 몸을 던져 안아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집의 운영자님을 위시하여 많은 가족들이 애쓰고 계신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때로는 우회적으로 설득하기도 하고 때로는 매섭게 호통치기도 하시더군요... (조~ 밑에 아린님의 경고 메시지를 보니까 )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하는 본연의 순수함이 우리들 마음이었으면 ...
그래서 빈 껍데기들에 의해 우왕좌왕하지 않고 향그러운 흙가슴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접습니다.
님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댓글 '2'

현주

2002.05.22 21:50:42

오늘의 할일을 마감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실은 아까 낮에만 해도 마음이 몹시 무겁고 슬펐었는데 지금은 벌써 다 잊어가네요 그냥 좋은 것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우리 지우가 있어 좋구 그녀를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이 여기 있어 좋구.. 울 가족들 따스함이 좋구........ 가끔 글남겨주시며 힘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구......^^ 지우공감님도 편안한 저녁되시구요.자주 들러주세요...^^

아린

2002.05.22 22:58:54

지우공감님 전 항상 욱하는 성질땜시 고민이라눈.....참아야 하는디.....분란을 쪼매 일으키죠...님의 글을 읽으며 지우의 방패막이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울가족들 맘이라면 무엇이든 무섭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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