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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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청순의 아이콘’ 배우 최지우가 무표정에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 미스터리 가사도우미 박복녀 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말리는 사람 반, 응원하는 사람 반이였다. SBS ‘수상한 가정부’의 첫회가 공개되자 시청자들 역시 최지우의 파격변신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냈다. 3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매혹적인 미모의 최지우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예쁜 모습의 상류층 캐릭터를 맡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모험을 택한 것이다. ‘수상한 가정부’ 종영 이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지우는 변함없이 환하고 밝은 미소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최지우는 ‘수상한 가정부’에서 엄마를 잃고 아빠와 4남매가 함께 사는 가정에 어느 날 가사도우미로 들어온 박복녀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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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을 통해 청순한 모습만 보여줬는데, 무표정하고 미스터리 한 박복녀 역을 한다고 하니깐 주변에서 우려를 많이 나타내주시더라고요. 몇몇 분들은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버리고 파격변신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하셨고, 또 다른 분들은 ‘이전 캐릭터들이 이제 식상하니 변화를 좀 줘보자’란 말씀도 해주셨어요. 또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가 ‘수상한 가정부’의 원작이기 때문에 원작 캐릭터와 같은 선상인 ‘직장의신’ ‘여왕의 교실’ 여주인공 캐릭터와 많이 비교를 하셔서 부담감도 없잖아 있었죠.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말들이 쏙 들어가더라고요. 그때 비로써 ‘내가 이 드라마를 잘했구나’라고 느꼈죠.”

박복녀는 한마디로 외계인 같은 존재.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는 웃음이 없고 표정이 없고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늘 상 오리털 파카만을 입고 다닌다.

“오리털 파카만 입고 삼복더위에 시작해서 한파가 오기 전에 촬영을 무사하게 마쳤어요. 더울 땐 고생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는 오리털 파카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야외 촬영 땐 동녀 아주머니들이 '언제 예쁜 옷 입을거야?'라고 물으셨죠. 하나의 캐릭터로 완성되는 부분이라서 의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죠. 한 벌만 필요한게 아니라서 오리털 파카를 수십 벌 제작했어요. 그래도 잘 세탁해 입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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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NTV에서 방송돼 일본 열도를 감동과 눈물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가정부 미타’는 최고 시청률 40%를 기록, 일본 드라마 시청률 역대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한국과 달리 시청률 15%만 넘어도 '대박'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40%는 '경이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수상한 가정부’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0.3%를 기록했다. 평균시청률(총 20회)은 9.0%를 나타냈다. 톱배우 최지우의 이름값과 일본 최고 히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것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도 있는 수치. 이에 대한 최지우의 생각은 어떨까.

“배우로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착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이 높으면 힘이 되는 건 당연지사죠. 힘든 촬영에도 시청률이 높으면 그 힘을 받아 새롭게 다시 일할 수 있죠. 메인 타이틀롤로써 부담이 안될 수 없더라고요. 근데 드라마에서 같이 연기호흡했던 김해숙 선배가 ‘넌 이 작품 잘 선택한거야, 잘하고 있으니깐 걱정말고 시청률에 연연하지 마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또 상대역 이성재 오빠도 ‘언제까지 계속 멜로만 할 거야?,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셨어요. 또 내 기사가 좋게 나오면 일일이 다 말해주고 제가 자신감을 갖고 나갈 수 있게 힘을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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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여왕’으로 불리는 최지우가 이번 작품에선 유독 멜로라인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그는 지난 1994년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연기했다. 평소 “아이들과 함께 연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던 그의 바람이 실현된 것. 최지우는 극중 4남매 중 혜결 역을 맡은 강지우 양과 친모녀 같은 다정한 모습으로 촬영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또 이 드라마 최고의 ‘케미 커플’로 손꼽히기도 했다. 드라마에선 혜결을 향해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차가운 복녀님’이지만, 언뜻언뜻 감정을 살짝 드러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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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작 드라마와 다르게 가고 싶었어요. 원작은 50~60분 분량이 10부작인데 비해 ‘수상한 가정부’는 일주일에 2편씩 20부작이었기 때문에, 너무 한 가지 톤으로 가면 식상할 것 같아서 감독님과 상의한 뒤 변화를 조금 줬죠. 하하.”

실제로 카메라가 꺼진 후 최지우로 돌아오면 딸바보 엄마 같은 모습으로 변신해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장에서는 늘 강지우를 안고 있거나 장난을 치고, 자기 것보다 먼저 강지우의 대본이나 옷매무새를 챙기는 등 딸에게 푹 빠진 엄마의 모습을 보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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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결이 외에도 다른 아역들과도 친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애들이 드라마 촬영내내 ‘복녀님’이라고 말하며 인사하고 귀엽게 행동하는 모습에 웃었죠. 강지우는 붙임성이 유달리 좋더라고요. 촬영장에서 먼저 안기고 하루 못보다가 다시 만나면 뽀뽀하고 애교가 장난 아니더라고요. 종방연 땐 ‘복녀님, 전화번호 줘요. 보고싶으면 화상통화라도 하고 싶어요.’라고 했죠. 강지우의 애교에 제 번호를 줬어요. 아직 연락 없지만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

‘수상한 가정부’에서 박복녀는 완벽하다. 가정부로서의 요리와 청소뿐만 아니라 영어, 불어에도 능통하고 스포츠까지 도무지 빈틈을 찾아볼 수 없다. 또 아이들의 고민들을 해결해주며 엄마 역할에도 충실했다.

“박복녀는 제가 생각해도 모든 것이 완벽 그 자체죠. 부럽죠. 전 그렇게 요리를 잘하지 못하거든요. 복녀 같은 가사도우미나 친구가 옆에 있으면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복녀 보다 제가 나은 건 ‘잘 웃는 것’이죠. 실제론 제가 웃음이 많거든요. 그 덕분에 촬영하면서 웃음을 참느라 너무 많이 NG를 냈어요. 4달 동안 촬영하면서 처음엔 복녀가 되려고 노력했죠. 평소에도 무표정에 시니컬하게 행동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 연기할 때와 평소 제 모습이 달라지더라고요. 연기 안 할 땐 평소 제 모습대로 밝아졌죠. 요즘도 드라마 촬영 여파인지 3시간 만 자도 눈이 저절로 떠져요. 더 자도 되는데 말이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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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는 인터뷰가 진행된 1시간 동안 소탈하고 낙천적인 웃음으로 답했다. 데뷔 20년 차 여배우의 여유가 묻어났다. 유독 사극과 인연이 없었던 최지우는 “밋밋하기 보단 돋보이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수상한 가정부’는 청순 배우 최지우의 파격 변신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팬들 하고 약속했어요. 이번엔 그리 공백이 길지 않을 거라고, 내년 쯤 다시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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