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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기회가 되면 사극도 꼭 해보고 싶어요.”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허투루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배우 최지우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11월2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가능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최지우는 “‘수상한 가정부’에 출연하며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시청자들은 아니었나 봐요. 그래서인지 드라마를 끝내고 나니까 ‘통쾌’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분이 좋네요.”

‘눈물의 여왕’, ‘멜로의 여왕’.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수식어는 최지우에 대해 대중이 편견을 갖게 하였다. 일본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수상한 가정부’에서 최지우가 연기한 박복녀는 무표정한 얼굴에 슬플 정도로 차갑고 공허한 눈빛을 가진 캐릭터다. 그런 설정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최지우가 얼마나 어울릴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대역이 주로 아역배우들이고 엄마의 감정을 연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상한 가정부’에 앞서 역시 일본 원작에 여배우 원톱 드라마인 김혜수 주연의 KBS2 ‘직장의 신’, 고현정이 주연을 맡은 MBC ‘여왕의 교실’이 연이어 방송된 터였다. 최지우는 낯섦과 편견, 비교와도 싸워야 했지만 ‘수상한 가정부’를 두자릿수 시청률로 이끌며 연기변신에 합격점을 받아냈다. 최지우는 “도전에 대한 성취감”, “잘한 선택”이라는 말로 ‘수상한 가정부’에 대한 자평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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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에 ‘의뭉스런 눈빛’ 같은 요구가 많아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극 중 상황에 빠져드는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요. 10페이지가 넘어가는 긴 대사도 있었는데 제작진이 토씨 하나 틀리면 안 된다고 요구해서 누워도 잠이 안 올 정도였어요.”

연기변신이 쉽지는 않았다. 그런 노력에도 드라마 초반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로봇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무뚝뚝한 박복녀를 캐릭터에 대해 어떤 설명도 없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최지우는 “초반에 시청률이 잘 안 나올 때는 타이틀롤로서 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함께 출연하는 김해숙 엄마, 이성재 오빠에게 ‘나 괜히 한 것 아닌가 싶다’고 한탄도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가 중반부로 가면서 박복녀에게 남편과 아들을 잃은 아픔이 있다는 과거가 드러나기 시작하자 시청자도 최지우가 아닌 박복녀로 봐주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시청자들의 성원은 늘어만 갔다. 최지우가 막판 ‘스퍼트’를 하는 데 힘이 됐다.

이제 촬영이 모두 끝난 뒤 1주일 여가 지났다. 당분간 촬영을 하느라 4개월간 ‘철저하게’ 없었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마흔 살을 앞둔 나이. 연애 계획도 있을까?

“20대에는 결혼한 언니들의 안정이 부러웠고 시간이 흐르는 게 아깝지 않았어요. 지금은 연애에 안달 나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네요. 때가 되면 인연을 만나겠죠. 화려한 싱글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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