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지우

혹자는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최지우를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떠올려보면 언제부터인가 매번 그의 작품 뒤에는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한류스타'라는 화려한 타이틀 속에 가려져 있었던 최지우의 연기력은 이미 성장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의 20년 연기 내공은 최근 종방한 SBS 수목극 '수상한 가정부'에서 유독 빛났다. 표정을 걷어내고 단조로운 어조 속에서 눈빛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야만 했던 박복녀라는 인물을 최지우는 맞춤옷을 입은 듯 소화해냈다. 방송에 앞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최지우가 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에 대한 생각을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에야 속 시원히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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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선택할 때에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제가 아기 엄마는 아니지만, 평소 아이들도 좋아하고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전작들이 도회적이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시더라고요. 처음엔 시청률 부분이 시원하지 않아서 타이틀롤 입장에서 부담이 되고 제가 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때 (김)혜숙 엄마와 (이)성재 오빠가 많은 힘을 주셨어요. 다행히 회를 거듭할수록 좋은 반응들이 오는 거에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 나도 할 수 있다니깐, 뭘 그렇게 걱정들을 해'라며 웃었죠."

그가 밝힌 대로 방송 전 많은 대중과 언론은 최지우를 앞서 일본 원작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김혜수 고현정 등과 비교하며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최지우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알았지만 그는 출연을 결정했다. 자신감이 있었기에.

"어떻게 보면 후발주자에,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많았어요. '원작과 그렇게 옷까지 똑같이 입어야 했냐? 코스프레다'라는 말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원작이 한국 정서에 맞게 조금 바꿔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으니까요. 드라마에 빠져 보시면 신선함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선배인 김혜수 고현정 언니와 대놓고 비교를 하시니깐 조심스럽기는 했어요. 그래도 배우가 각자 가진 매력 다르잖아요. 제가 캐릭터에 얼마나 녹아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저는 저대로 복녀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4개월 동안 철저하게 복녀가 됐다는 점에서 저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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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복녀는 그간 그가 연기했던 인물 중 가장 복잡한 사연을 가진 캐릭터였다. 자신 때문에 어릴 적 아버지가 죽고 의붓아버지의 비정상적인 사랑을 받은 것도 모자라 과외 제자에게 스토킹을 당해 하나뿐인 남편과 아이를 잃었다. 극도로 절제된 감정 연기만으로 이 기구한 여인을 연기해야 했던 그는 어땠을까?

"처음이 많이 어려웠어요. 일단 캐릭터를 잡으면 바꿀 수가 없잖아요. 눈빛이나 목소리 톤, 어미 처리, 대사 톤 들 캐릭터를 잡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했던 거 같아요. 두 가지 버전으로 찍어보기도 하고 감독님이 어떤 게 더 좋다고 말씀해 주시고 그런 식으로 조율을 많이 했어요. 감정적으로는 방관자 입장에서 네 아이를 바라봐야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들이 연기하기엔 더 편했죠."

명실공히 '멜로의 여왕' 최지우는 이번 작품에서 남자배우가 아닌 다수의 아역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가 아이 엄마로 분해 모성애를 연기한 것은 데뷔 이래 처음이다. 특히 네 남매 중 막내 혜결과의 남다른 하모니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했다.

"정말 아이 엄마 연기를 한 것은 처음이네요. 원래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같이 연기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드라마는 잠과의 싸움이거든요. 아이들도 저도 많이 힘들어 했는데 성재 오빠가 많이 도와주셨죠. 역시 아이 아빠에요.(웃음) 그 중에 혜결이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아서 정말 친해졌어요.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정말 처음과 끝이 연기하는 게 달라지더라고요. 엄마가 시켜야 하던 연기를 나중에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걸 보니 뿌듯했어요. 사람들이 애들하고 연기하니 결혼 생각이 안 나느냐고 하던데 혜결이 같은 딸은 키우고 싶어요.(웃음) 그런데 조급하게는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안달난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요. 시간이 아깝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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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숨도 채 돌리지 못한 그는 한동안은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빠른 시일 안에 아직 해보지 못한 또 다른 캐릭터로 팬들을 만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수상한 가정부'를 마치니 이제 또 다른 도전이 가능할 것 같아요. 초반엔 힘들지만, 점차 제 색으로 연기하는 게 재미있어요. 특히 예전부터 사극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멜로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싶은 건 아니에요. 얼마나 기분 좋은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전에 했던 '천국의 계단'이나 '겨울연가'가 첫사랑의 순수한 멜로였다면 이제는 어른들의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치정이요?(웃음) 제 나이에 맞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만나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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