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영화출연, 대선배 안성기와 호흡

진한 사랑의 눈물만 어울리는 게 아니었다. 경쾌한 몸놀림에 엉뚱한 표현도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TV드라마에선 멜로 연기에 관한 한 당할 자가 없는 최지우(27)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6일0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피아노 치는 대통령>(씨네 윌, 전만배 감독)에서 그는 대통령을 사랑하는 당돌한 여선생님을 연기했다.

"73편째 영화를 찍는 안성기 선배와 이제 겨우 5번째 찍는, 그것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3년 만에 영화를 찍는 내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았다"고 소감을 말한다.

정말 그랬다. 이병헌 배용준 김승우 등 최고 남자 스타와 짝을 이뤘던 그가 대선배 안성기와의 멜로도 예쁘게 찍었다. 대통령을 학부모로만 대하는 당당함, 주변 상황에 전혀 기죽지 않는 맹랑함, 사랑하는 남자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눈물을 삼키며 돌아서는 애절함까지 폭넓은 연기를 소화해냈다.

"<겨울연가>를 찍고 곧바로 영화 촬영을 시작했다. 망가지는 수위를 놓고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요구하는 대로 그냥 따라갔더니 어색함이 사라졌다. 하지만 가장 자신 있었던 건 멜로 신이었다. 감정을 고조시켰을 때 '컷'소리가 나오면 굉장히 아쉬웠다."

영화 속에서 최지우가 맥주를 '원샷'하고 트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에서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심지어 진짜로 트림을 했다. 처음엔 진짜 트림이 나오니 스스로 놀라 NG를 냈다. "모두들 그 장면을 아쉬워하기에 두번째는 맘 먹고 트림을 했다"며 웃는다.

최지우는 다작 출연 배우는 아니다. 2년에 3편쯤. 그 때마다 '시청률 흥행 불패'를 이어갔다. 하지만 영화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모처럼 영화에 도전하니 "관객 반응이 어느 정도만 된다면 이제 영화도 드라마와 번갈아 가며 출연하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야 연기 맛을 느낀다. 내가 재미있어서 일하고 연기한다"며 연기자로 안정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행복하다는 속내를 살짝 비췄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이영목 기자 yml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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