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韓流 열풍엔 나도 있다”

조회 수 4305 2003.09.29 13:57:13
탤런트 최지우(28)가 첫 한중일 합작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다. 출연료는 편당 1800만원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연기자 중 최고 수준이다.
출연작은 1991년 일본 후지TV가 방영한 드라마 ‘101번째 프로포즈’를 리메이크 한 작품 ‘제101차 구혼·第一○一次 求婚)으로 MBC ‘허준’의 최완규 작가가 12부작 원작을 20부작으로 각색한다.

한국의 미르기획, 일본의 후지TV, 중국의 상해영구영시문화유한공사가 각각 기획 투자 제작사로 참여하는 이 드라마의 제작비는 30억원이다. 촬영은 9월 중국 상하이와 한국의 제주도에서 시작해 내년 3월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방영되며 한국 방송 일정은 미정이다.

최지우는 SBS ‘아름다운 날들’과 KBS2 ‘겨울연가’ 등이 중국에 방영되면서 현지 인기가 급상승했다.

최지우 외에 추자현과 채림도 고액의 출연료를 받으며 이미 중국어권에 진출했다. 추자현은 한국-대만 합작드라마 ‘사랑의 향기(戀香)’를 촬영중이며 편당 900만원을 받았다. 채림은 대만 드라마 ‘정정애금해(情定愛琴海)’에 편당 1200만원의 출연료를 받으며 7월부터 대만과 그리스에서 촬영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여성 탤런트들이 중국어권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현지 여자 탤런트들과 이미지 차이가 크기 때문. 다양한 화장이나 패션으로 이미지를 세련되게 가꾸는 한국 탤런트들이 현지 탤런트보다 더 어필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 여배우들은 화장을 너무 짙게 하는 경향이 있어 대조된다는 것.

최지우는 “중국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화장을 한 듯 안한듯한 ‘누드 화장’으로 나서면 현지 기자들이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쩜 그렇게 예쁘냐고 놀란다”고 전했다.

추자현은 다소 예외적인 케이스. 추자현은 대만에서 방영된 SBS ‘명랑소녀 성공기’(2002년)에서 괄괄한 캐릭터 연기로 현지에서 인기를 모았다. ‘사랑의 향기’의 한국 제작사 미디어뱅커서울은 “추자현은 기존 한류 스타들과 다른 중성적 이미지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탤런트들이 중국에 가지 않으려는 것도 여자 탤런트의 중국 진출에 반사이익을 주고 있다. 미르기획의 이상백 기획자는 “남자 탤런트가 국내 영화계에 진출하기 쉬운 반면, 그렇지 못한 여자 탤런트들은 중국 진출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진출시, 고액의 개런티가 보장되고 촬영 일정도 국내보다 더 여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에선 계약시 ‘하루 8시간 이상 촬영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시하기도 한다. 한 남자 탤런트는 “중국에서 드라마를 찍은 뒤 한국의 드라마 제작 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동아일보 2003년 08월 1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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