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들 춥지 않게 히터 좀 틀어라.”

한 제작진이 손에 입김을 불면서 말을 꺼냈다. 이윽고 차 엔진이 ‘텅,텅’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훈훈한 공기가 느껴지는 듯했지만 촬영을 위해 히터는 곧 꺼야만 했다.

지난 19일 오후 11시 인천 무의도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극본 박혜경·연출 이장수) 촬영현장은 한마디로 ‘추위와의 전쟁’이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바다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풍은 해변의 모래를 얼려 마치 눈처럼 뿌려대고 있었다. 내복을 4겹이나 껴입었다는 연출자 이장수 PD를 비롯해 촬영진과 신현준 최지우 권상우 등 출연진은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매서운 추위는 쉽사리 이겨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이날 촬영은 정서(최지우)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태화(신현준)가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 곁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제작진은 모래사장에 승합차를 세워놓고 그 안에 최지우와 신현준을 타게 한 채 촬영에 들어갔다.

촬영에 앞서 이장수 PD는 연기자를 비롯한 30여명의 전스태프에게 격려금을 돌려 사기를 진작시켰다. 시청률이 30%대를 돌파하면 회식하겠다는 약속을 대신한 것이다. 환호를 하며 즐거워하는 ‘천국의 계단’팀,하지만 그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꼭 이렇게 추운 날 찍어야 하는 거야?”

하지만 이장수 PD는 사람들의 이런 불만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컷! 현준아,그냥 뽀뽀하는 것처럼 하지 말고 냄새를 맡는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라고.” 신현준은 이장수 PD의 말에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알았습니다. 다시 할게요”라고 답했다. 최지우는 이런 말이 오가는 동안 승합차 안에 숨겨놓은 간이난로에 발을 녹였다. 그녀는 “KBS 2TV ‘겨울연가’ 촬영 때 ‘겨울촬영의 묘미’를 깨달았다”며 “그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난로를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장수 PD가 “자! 다시 한번 가는 거야”를 외치자 일순 촬영장이 조용해졌다. 잠시 뒤 “O.K” 소리가 나오자 스태프가 다음 장면 촬영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날 동이 틀 무렵까지 계속된 이날 촬영분은 25일 방영된다.

/무의도(인천)=전형화 aoi@sportstoday.co.kr
ⓒ[스포츠투데이 12/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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