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최지우가 또 한번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26일 오후 MBC 새 월화극 '캐리어를 끄는 여자'(이하 캐리녀)가 첫방송됐다. '캐리녀'는 특유의 매력과 재치로 서초동 바닥을 주름잡던 로펌 여성 사무장이 한순간의 몰락 이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쟁취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스토리를 담은 성장 드라마이자 법정 로맨스다. 최지우와 주진모라는 농익은 배우들의 케미에 '로열 패밀리' '갑동이'를 집필한 권음미 작가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인 만큼, 공개된 1화에선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며 지루할 틈 없는 쾌속 전개를 펼쳤다. 또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면서도 그 속에는 미스터리한 사건 전개가 더해지며 흥미를 더했다.

'두번째 스무살' 이후 1년여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최지우는 이번엔 능력있는 사무장 차금주로 분했다. 어느날 미스터리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한순간에 추락하고 다시 재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변호사가 아닌게 나댄다"는 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높은 승률을 자랑하며 주어진 사건들을 대차게 해결해나갔다. 돈이 안되는 재판은 과감히 버리고 수세 몰리면 술수도 쓰는 비열한 모습을 지니기도 했다.

그 가운데엔 아픈 사연도 있었다. 10년전 차금주는 변호사가 되려 했지만 사법고시 당일 긴장으로 땀을 흘리는 바람에 시험에 합격할 수 없었고, 결국 가족들의 바람과 달리 사무장이 됐다. 그러나 "뭐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 아니냐. 그깟 변호사 배지 하나도 부럽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모나코 왕비가 멨다는 최고의 가방을 멘 여자라는 거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밝고 당찬 성격 기저에는 열등감도, 어두운 면도 지닌 복잡한 인물이다.

최지우는 극의 중심에서 당차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완벽히 소화했다. 늘 대중에게는 청순가련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던 그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통통튀고 당찬 매력들을 브라운관에 펼쳐 보인다. 여기에 농익은 연기와 연륜의 깊이까지 더해지며 그간 보여준 가녀린 캔디와는 달리 더욱 친근하고 인간적인 인물을 그려냈다. 또한 전작 '두번째 스무살'과 마찬가지로 '캐리녀'에서 또한 고난에도 불구, 꿈과 사랑을 쟁취하는 여성을 극의 중심으로 데려오면서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는 중이다.

극 말미 최지우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변호사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된 것. 이 사건으로 차금주는 몰락하게 되며 그와 연루된 미스터리한 사건은 앞으로 '캐리녀'의 극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동시간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률 20%를 넘기며 쾌속 질주를 하는 가운데, 최지우의 농익은 연기가 이들의 질주를 막아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