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조회 수 3050 2002.09.16 07:39:51
바다보물
사면이 바다인 섬이랍니다
어제 우연히 아주 우연히 어릴적 사진을 보았습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교문만 나서면 바다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다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 새우깡봉지 주워다 조개도 줍고.....
그러다 바위에 붙어 있는 굴을 돌멩이로 깨트려 먹기도하고......
아이들이랑 누가누가 뗏목 타고 멀리나가나 시합 하다
교감 선생님께 혼줄이 나도록 야단 맞고 울면서 집으로 가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조개 캐어 엄마 갖다 드리면  울엄마는 맛있는 조개된장국을 끓여 주셨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모든 바다에 주인이 생겨 아무데서나 조개를 캘 수가 없답니다

봄이면 들판으로 쑥 캐러 가서 냉이도, 돗나물도,달래도 가끔 캐기도 하고...
쑥국도,냉이된장찌개도.돗나물 김치도 얼마나 맛있었는지요
남의 멀쩡한 묘지 위에서 미끄럼 타기 놀이하다 망가뜨리는 바람에
울엄마랑 친구네 엄마들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기까지 했답니다
지금은 들판으로 어울려 다닐 애들이 없답니다
학원으로 유치원으로 거기 시골에서 조차 아이들은 공부에서 자유롭지가 못하더군요

여름이 되면 멀쩡한 옷을 들고 개울에 가서 빨래 한답시고 돌멩이로 두드려 망쳐 놓고
못하는 수영이지만 바닷가에 나가 놀다 뻘겋게 익어서 돌아오고...
잠깐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동네 빨래터에서 물싸움하다 들켜서
물 흐려 놓았다고 얼마나 혼이 났던지...

가을이면 타작을 끝낸 논에서 떨어진 이삭 주워다 아이들과 구워 먹기도 하고
떨어진 밤 주우러 갔다 옆에 단감나무에 기어 올라 감을 다 따버리기도 하고
집 뒤 둥근나무에 올라서 "엄마"하고 부르면 저녁 하던 엄마 기겁하고 내려오라를 외치면
그 모습에 아이들이랑 깔깔거리고...

지천에 깔려있던 돌멩이며 풀이며 조개껍질이 우리들의 소꼽놀이 재료였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생 달리던 도로위의 차와 뿌려대는 농약들로
들판에 있는 아무것도 함부로 먹을수가 없다네요
어릴때 떠나버린 고향이지만 너무도 생생히 기억이 나니 참 신기하죠?
가끔은 내아이들에게 나의 추억을 더듬어 주고 싶지만 세월은 섬조차도 오염을 시켜 놓았더군요
어때요 여러분은 어떤 어릴적 추억을 가지고 있나요?
제가 부러우시죠?  





댓글 '11'

봄비

2002.09.16 08:08:01

부럽네요? 나는 종로구 익선동이 고향이랍니다..웃습죠..고향의 냄새는 결혼해서 알게됬죠.. 귀경전쟁을 치르면서도 그토록 가고싶어하는지는 나중에 알게된 행복한 아줌마이죠. 참 푸근하더군요..

꽃신이

2002.09.16 08:25:48

보물언니..혹시 외로우세요?? 옛날일을 추억하고싶을땐 외로운거라던데...^^; 예쁜추억가지구있어서.. 좋겠네요~

온유

2002.09.16 08:40:01

내 고향 남쪽바다~~~추석이 다가오고 있어 그런지 고향 생각이 더 많이 나네요 언니도 그렇초 요즘 아이들은 참 안됐다는 생각이 저도 든답니다 밤늦게 까지 뛰어 다니며 시커먼 옷차림으로 집에 들어가 엄마에게 혼나던 어린 시절이 그립네요. 보물언니두 좋은 하루 되세요.....

이지연

2002.09.16 09:47:20

보불언니 혹 언니 고향은 영화속에 나오는 그 멋찐 곳인것 같아....참 부럽다......난 어릴적 그런 예쁜 추억이 없는데..... 오늘도 좋은하루가 되길 바라며.....

이영진

2002.09.16 13:10:38

보물언니, 정말 부럽다는 말밖에는... 제고향은 서울시 마포구 신공덕동... 어렸을적 추억이라, 되새기기 싫네요...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달맞이꽃

2002.09.16 14:40:08

(이정옥}보물아 이제야 꼬리잡네 ㅎㅎㅎ내고향은 경기도 양평 ~~산좋고 물좋고 사람 좋고 인심 좋고 ㅎㅎㅎㅎ봄이면 산으로 나물 캐고 들에서 달래캐고 풀방구리 드나들듯 .온산이 언니 홈 그라운드 였는데 ㅎㅎㅎㅎㅎ고향이 그립다 멱감던 친구도 보고 싶고 ~~~보물아 어느분께서 내 홈 그라운드로 마실을 다녀 왔다고 하데 ㅋㅋㅋ들리는 소문으론 찐하게 놀다 왔다고 하든데 보물인 아는겨 ? ㅋㅋㅋㅋㅋ그러고 리플 안단다고 징징대고 언니 아마도 스트레스 받아서 곧 ~~지금도 컴 앞에서 점심 해결 하고 있는중 ㅎㅎ언니 이쁘지 않냐 ㅎㅎㅎ에구 그려도 동상들 다아~~~사랑한데이~~

박혜경

2002.09.16 15:22:16

정말 부럽다 보물! 난 서울토박이라 시골엔 친척도 없어서 참 어린시절 생각하면 참 삭막한데..언제 한번 네 고향에 놀러가구 싶다

정아^^

2002.09.16 16:23:56

멋있는 추억을 가진 보물언니... 참 부럽네여... 하긴 전 서울에 살았어두... 논에서 올챙이두 잡구 그러긴 했는데...ㅋㅋㅋ 암튼 어릴적 추억만큼 소중한게 없는거 같아여... 아~~ 바다가구싶으당...ㅋㅋㅋ

페드라

2002.09.16 17:56:02

보물이 아닌 것 같다.ㅋㅋㅋ

해나

2002.09.16 18:23:45

ㅎㅎㅎ 사장님 갑자기 왠 고향얘기???안되~~정말 보물언니 같진않지만...ㅎㅎ 정말 아름다운곳, 같아요.

작은지연

2002.09.16 21:58:56

언니 아까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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