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기사記事 때문에 화가 나지만...

조회 수 3081 2002.03.16 05:48:27
토미
  '프리보드'안에 있는 여러 글을 읽어보니... 지우님에 대한 잘못된 기사記事 때문에 분개하시고 속상해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스타지우'에 방문하시는 많은 이들이 이렇게 분개하는 걸 보면서... 전 솔직히 잘못된 기사를 쓴 기자와 그 소속 신문사가 걱정이 됩니다.

  '명심보감'에 보면 이런 글이 있죠.

    남과 원한을 맺는다는 것은 화의 씨를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요,
    착한 일을 버려두고 하지 않는 것은 자기 일을 자기가 해치는 일이다.

  위의 글과 관련된 유명한 예화例話도 하나 있습니다.

  고려 중기 때의 일입니다. 그 시절에는 문신을 우대하고 무신을 멸시하는 풍조가 심했다고 합니다. 김돈중은 김부식의 아들로 아버지의 명성과 권세를 믿어 방자한 일을 많이 저질렀고 특히 무신을 깔보고 업신여겼다고 합니다. 하루는 김돈중이 무신 정중부를 만나자 골탕을 먹일 생각으로 "자네 수염이 참 보기 좋으이그려"라고 말을 붙이고는 그의 수염에다가 불을 붙였다고 합니다. 나이로 봐도 크게 연장인 정중부로서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으나 세도가 김부식의 아들이 하는 일이었으므로 끓어오르는 분을 참아야 했습니다.

  그 뒤 무신들이 문신들의 괄시에 견디다 못해 난을 일으켰습니다. 평소에 무신을 업신여기던 문신들은 당연히 큰 화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김돈중도 포함돼 있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흔히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합니다. 남에게 원한을 사게 되면 언젠가는 보복을 당하고 마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듯이 그 잘못된 기사를 쓴 사람이 '지우'님과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안 봐도 눈에 선합니다.
  혹시 또 모르죠. 성격 좋으신 '지우'님이 기사에 관련된 것은 훌훌 날려버리고 더 잘해줄 지도...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를 읽다 보면 이러한 글이 나옵니다.

  한 인간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발견해내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한 잊을 수 없는 인격과 마주하는 셈이 된다.

  그 기사를 쓰신 분이 이 글을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전 이런 인격을 가진 기자를 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나 신문판매 부수를 늘리는 기사를 쓰는 기자보다는 정말 중요한 것이 뭔지 아는 그런 인격을 가진 기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야베 마사아키'가 쓴 '유대인의 교섭전략'中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도 아니며 돈도 아니다.
  각자가 생각해 낸 독자적인 비결만이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남이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비결만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의 의미는 '자기 것'의 개발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일깨워 주는 말일 것입니다. 하다 못해 칼국수 양념에도 '독자적 비결'이 들어갈 때엔 크나큰 재산적 가치를 얻게 되는 것처럼, 누군가가 그의 삶의 태도에 있어서 '자기 개성', '자기 빛깔', '자기 방식'이 있다면 그는 '자기 것'을 가진 존재이고, 그만큼 무형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전 잘못된 기사를 쓴 분이 분명한 '자기 것'을 가진 독립된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날짜 지나 상한 우유牛乳같은 이야기들을 꺼내어... 사골 우려먹듯이 또 우려먹는 거 같은 기사를 쓰는 것은... '자기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양숙님의 '유몽영'에 보면... <글을 쓰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일>이 나옵니다.

    부득이하여 아첨하고자 하는 자는 차라리 입으로 하고 붓으로 하지 말 것이다.
    가히 참지 못하여 꾸짖을 자가 있더라도 또한 차라리 입으로 하고 붓으로는 하지 말라.

  '말조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조심'이라는 뜻일 겁니다. 말은 사람의 가슴속에 순간으로 남지만 글은 기록으로 영원히 남기 때문입니다.

  새벽공기가 차갑습니다. 낮에 있는 시험 잘 봐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프리보드'안에 있는 글을 읽을 때 기분 좋은 글만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럼... 건강한 하루 되세요.


댓글 '2'

하얀사랑

2002.03.16 08:49:40

토미님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이세요... 오늘 반평성시험 있다고 하신 그 날인가요?... 시험 잘 보세요^^ 꼭이요~~~

세실

2002.03.16 08:55:03

토미님...이렇게 세상을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토미님의 맘을 어지럽게하는데 일조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하고...오늘 시험 잘 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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