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조회 수 3069 2002.02.17 02:37:19
토미
  꽃을 사랑하고, 새를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고, 실천한다면 그런 여성은 아름다움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여성일 것이다.
  그 사랑과 아름다움 때문에 남성은 여성에게 안착하고 싶어하고, 남성 곁에 여성이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성 곁에 남성이 머무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 곁에서 머물 때에 외모의 아름다움이 조건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형식적일 수 있고, 허형일 수 있다. 자녀에게 정성을 쏟을 수 있는 외유내강한 여성상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며, 무엇이 추하고,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가를 헤아리게 해줄 수 있는 모성애인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조건으로 비춰지는 여성의 사랑은, 남자에게도 여러 가지 빛깔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 확실치 않으면 결혼은 하지 마라'는 말도 있다.
  여성에게서 말이 적다든지, 생각이 깊다든지, 판단이 빠르다는 등 많은 요소가 있긴 하다. 그러므로 조그만 관심을 가지면 여성의 아름다움은 다양하게 남성에게 돋보이게 되므로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아무튼 열렬히 사랑했던 일과, 진실한 사랑을 받았던 일은, 전생을 두고 모든 사람들은 잊지 못하는 것이다. 그 잊지 못하는 사연을 회상하게 될 때 인생은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어떻게 처음을 시작할까 하다... 예전에 읽었던 '사랑의 빛깔'이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해 보았습니다.

  낮에 신촌에 갔다가 서점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시를 하나 읽었습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님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제목의 시詩인데 많이 들어보셨죠?
  전에는 이 시의 의미를 모르고 좋아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이해가 됩니다.
  이 시를 쓴 사람의 심정이 어떠했는지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어디 뭐 먹으러 갈 때면 먹거나 마시는 사람의 손을 자세히 보게 됩니다.
  어느 쪽 손으로 수저를 드나... 젓가락을 드나... 스푼을 드나...
  제가 아는 사람은 항상 왼손으로 들었거든요.
  저와 같이 뭐를 먹을 때는 상관이 없었지만, 여러 사람들과 뭐를 먹을 때면 항상 왼쪽 끝자리에 앉았어요.
  그래야 옆에 앉은 사람이 불편하지 않다구요.
  그래서 이번 겨울연가를 보면서도 출연하는 사람들의 손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왼손을 쓰는 사람이 세 사람이나 되더군요.
  '채린'으로 분扮한 박솔미씨, 유진의 사무실 여선배 '정아'로 분扮한 박현숙씨, 그리고 요즘 비열卑劣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 '상혁'으로 분扮한 박용하씨.
  참 '겨울연가'를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납니다.
  일명 '바가지머리'라는 헤어스타일을 한 유진을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의 긴 생머리가 생각나고...
  길고 가늘어서 핏줄이 다 보이는 손가락을 보면 그 사람의 외갓집 유전이라는 엄지만 뭉툭한 그 사람 손가락이 생각나고...
  울고 싶을 때 그냥 울지 못하고, 화내고 싶을 때 언제든 화내지 못하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을 때는 잠시 숨어 있지도 못하는 유진을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의 똑같은 모습이 생각나고...
  유진과 민형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보면 그 사람 따라 저도 우유를 시키던 모습이 생각나고...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한 건지...
  그래서 아마 유진이 민형에게 말하는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많이 지나면..."이라는 대사에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어째 쓰다보니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네요.
  처음에는 이런 글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써놓고 보니 좋기는 하네요. 마음 한 켠이 허전하기는 하지만...
  그럼 좋은 날 맞이하세요.

      슬픈 사랑아
      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네
      내 가진 것은 빈손뿐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네
      세상 모든 것이 나의 소유가 된다 하더라도
      결코 그대 하나 가진 것만 못한데

      슬픈 사랑아
      내 모든 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네
      주면 줄수록 더욱 넉넉해지는
      이 그리움 밖에는..


댓글 '4'

흠냐~

2002.02.17 02:43:24

앗..저두 황지우님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 시 넘 좋아해요...특히 전 우리나라 영화 첫사랑에서 저 시와같이 나오는 카페신이 있었는데..인상적이었어여..암튼..좋은시라구여..그리구 님의 글은 항상...참 깊다는 생각이..깊다는 그런느낌이 드네여..좋은하루 되세요.

그린

2002.02.17 03:14:57

토미님.. 좋은글, 아름다운 시.. 감사해요. 가슴에 와닿는 글을 읽을 때마다 그 글을 쓴 사람들이 참 존경스러워집니다. 내 맘속을 어찌 이리도 잘 표현했을까 싶어서..^^ 님 덕분에 한결 따뜻한? 마음으로 오늘을 마무리하네요.. 편한시간 되세요. 흠냐~님도 좋은하루 보내시기 바래요..

미애

2002.02.17 10:58:27

토미님 덕분에 좋은 시 읽으며 아직도 님의 마음한쪽 차지하고있는 아련한 그리움에 가슴이 젖어드네요.

하얀사랑

2002.02.17 11:03:41

토미님,, 저두 '너를 기다리는 동안'너무나 좋아해요~~*외울정도로,,, 토미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고 있으면, 참으로 따뜻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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