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3351 2002.08.18 04:06:21
토미
     씨의 공통점은 작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뿌리고 묻기 쉬우며 땅에도 별 부담감을 주지 않습니다.
     나무도 어린 묘목을 심어야 많이 심고 살기도 잘 삽니다.
     큰 나무는 옮기기도 심기도 힘들고 살리기도 힘듭니다.
     옮겨 심은 큰 나무는 몇 해 몸살을 앓다가 겨우 살아나거나 말라죽기 일쑤입니다.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모든 것의 시작이 됩니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씨 하나가 하늘을 덮고, 산을 푸르게 만듭니다. 작은 시작, 어린 묘목 하나가 우리네 삶의 동산을 더욱 푸르고 넉넉하게 해줍니다

  며칠동안 일 때문에 일본에 있다왔습니다.
  우리에게는 광복의 날이지만, 일본에게는 패망의 날이었던 8월 15일을 껴서 일본에 있었던 탓인지 별로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신문에서는 연일 신사참배문제를 가지고 기사를 내고, 또 그것에 대한 우리나라의 반응을 적고...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으로서 신문을 읽고 있자니 좀 언짢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소설의 내용中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살을 에이듯이 추운 날이다.
     옷 없는 병졸들이 움츠리고 앉아 떨고 있다.
     군량은 바닥났다. 군량은 오지 않았다.
     (<난중일기> 1594년 1월20일자)

     그 무렵 조선 백성들의 참상은
     땅위의 지옥을 이루었다.

     부자(父子)가 서로 잡아먹고
     부부(夫婦)가 서로 잡아먹었다.
     뼈다귀를 길에 내버렸다(<징비록>).

     굶어죽은 송장이 길에 널렸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백성들이 덤벼들어 그 살을 뜯어먹었다.
     뜯어먹은 자들도 머지않아 죽었다(<난중잡록>).

     명나라 군사들이 술 취해서 먹은 것을 토하면
     주린 백성들이 달려들어 머리를 틀어박고 빨아먹었다.
     힘이 없는 자는 달려들지 못하고
     뒷전에서 울었다(<난중잡록>).

  김훈의 <소설 이순신-칼의 노래>중에 나오는 구절인데...
  나라가 망하거나 힘을 잃었을 때 가장 비참해지는 것은 백성, 곧 국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지난 광복절光復節이 부자父子가, 부부夫婦가 서로의 살을 뜯고, 다른 나라 병사가 토악질한 것을 서로 먹으려고 아귀다툼하던, 처참하고도 서글픈 역사를 돌이켜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라를 잃은 날부터 2천년 동안 세계를 떠돌아야 했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2천년동안 떠돌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2천년동안 삶을 영위했던 터전을 빼앗긴 팔레스타인 난민도 생각이 납니다.

  일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책이 있습니다. 원래는 일본에서 틈틈이 읽으려고 가져간 책인데, 결국은 집으로 오는 길에 다 읽었습니다.

     너를 사랑하는 나.
     그 나는 누구인가?
     나는 너를 사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자이다.

     그렇다면 너는 누구인가?
     나를 찾아가는 끝없는 길은
     몸에서 영혼으로, 영혼에서 사랑으로,
     그리고 사랑에서 너에로 이어진다.

  한자경의 <일심(一心)의 철학>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너를 사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는 고백.
  외마디처럼 짧고 강렬한 사랑의 고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를 사랑하기 위해 세상에 온 것, 그것이 나의 존재 이유라는 것입니다. 너는 나의 모든 것이며, 네가 없는 세상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조금 있으면 교회에 가야합니다.
  이번 주일은 아침에 사무실에 나가봐야 하는 관계로 새벽예배로 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 '3'

이정옥

2002.08.18 12:01:12

진솔한 토미님 글 항상 자신을 뒤 돌아보게 함니다 ..좋은글 감사 자주뵙고 항상 행복하시길~~

코스

2002.08.18 19:49:03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이 좋은 열매를 거두는 것이겠지요.땀흘리는 농부의 손에 가을의 풍성한 열매가 쥐어질수 있는는데.. 만약에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정말 예외일 뿐이지 않을까요....토미님!! 바쁜시간을 보내시면서 항상 우리에게 좋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건강하세요..^_^

이지연

2002.08.18 21:11:02

토미님 며칠동안 안보이시더니...일본 갔다오셨어요? 참 몸은 괜찮으세요? 저번에 몸이 안좋다고 하셔서 걱정했는데...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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