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좀 잡아보려 했는데.. ^^

조회 수 3060 2001.12.23 04:45:12
그린
토요일... 잘 보내셨나요?  ^^
아... 요즘 그린은 아무 생각이 없어요. 터~엉 빈 것 같은 머리속... 하얗습니다. 어찌 이리도 하얄 수 있는 것인지... 꼭... 조폭마누라를 보고 나왔을 때의 그 느낌입니다...  너무 추워서 머리가? 마음이? 이 얼어버렸나? ^^ 아님 전자파를 너무 많이 먹었나? ^^ 그래두 신기한 건 투표는 잊지않고 꼬박꼬박 하고 있답니다... 열두 시 땡~ 하면 바로... ^^

참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올 한해를 잘 마무리 해야 하는데... 어찌 잘 마무리가 안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머리속에 좀 채워주어야 할 것 같아 뭐 읽은만한 책이 없나... 하고 책꽂이를 주~욱 훑어보는데 유난히 작고 낡은 책 한권이 눈에 뜨이더군요. 톨스토이의 <인생론> <참회록> <예술론>이 실려있는...  어디 무게 좀 잡아 볼까나... ^^
그래 이거야! 내가 이만큼을 살고도 도통 알 수 없는 인생... 인생이란 무엇인가? 올해가 가기 전 어디 한번 볼까~?  

판권을 보니 1978년 발행된 책이더군요. 종이는 누렇게 변해있고... 2단 세로쓰기에 글씨는 읽기가 어려울 정도로 작습니다. 기억해 보니 이 책이 제 손에 들어온 것은 90년대 초... 어찌어찌하여 제방 책꽂이에 꽂혀 있네요. 가끔 정리하다가 보긴 했지만 이렇게 읽을 요량으로 꺼내들긴 처음입니다.
책이 오래되었다보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랜된 책의 향기?가 코끝에 스밉니다. ^^ 아마 읽다보면 책벌레를 발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꼬물~꼬물~...^^  근데 책벌레는 무엇을 먹고 살까요? 내가 보기에 책속엔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혹 작가의 사상을 먹고 살까요? 아님 중간 중간 글자의 받침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혹... 글자를 떼어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ㅎㅎㅎㅎ ^^
아... 역시 삼천포는 그린의 단골집이 되어가고 있는듯... ^^

장장 20페이지의 해제를 인내심을 발휘하여 읽은 후... 본론 인가 하니... 역시 머리말이 또 14~페이지나 되지 뭡니까? 아... 하얗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쓰다 만 철수세미처럼 뒤엉켰습니다. ^^  읽다보면 어느새 읽었던 글을 또다시 읽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그려...^^  읽고 또 읽고 그래도 본문은 멀었습니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인생은 이렇게 복잡한 것인가 봅니다!
아... 대단한 톨스토이입니다. 하얗던 제 머리속을 이렇게 순식간에 머리말에서 복잡하게 만들다니... ㅋㅋㅋ

그... 래... 서...  머리말에 앞서...  파스칼의 글을 인용한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한포기의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 그러므로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잘 해야 한다.' 는 많이 들어온 말이므로 무사히 넘기고... 드디어 머리말... 인생이란... 물레방아의 주인의 목적은... 물레방아의 목적은... ......생명의 본질을 어디에 둘 것인가? 세포에겐가? 아니면 나 자신에겐가?...  ......기독교인이 유대인의 복잡미묘한 논법에 대답하여, 그의 대머리를 철썩 때리며 지금 그 소리는 어디서 난 것인가? 당신의 대머리에서인가? 아니면 내 손바닥에서인가?.... ......  
이곳까지 읽고 책갈피를 확실하게 끼운다음 책장을 덮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집중해서 읽어야지 지금은 안되겠다! ^^

그... 리... 고... 명작...^^  명작만화 빨간머리앤을 꺼내 펼쳤습니다... ^^ 순식간에 완결까지 쭈~욱 읽었습니다. 어릴적 소설로 읽었었는데... 지금 만화로 다시봐도 재밌더군요... ^^  역시 제 수준엔 만화가 제일인가봐요... ㅋㅋㅋ 그래서 전 조카들과 잘 어울리지요. 아마?... 오늘은 그 조카들이 와서 제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300개의 퍼즐을 다 맞추고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누가 만화를 배설문학이라 했을까요? 아주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원합니다.. ㅋㅋㅋ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쇼펜하워, 플라톤, 파스칼, 칸트를 읽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과학이나 철학서도 그에게 해답을 주지 않았다는군요.. 그래서 절망하다가 자기의 견해 전체를 이론적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데 신념을 가지고 쓴 것이 <인생론>이랍니다. 위의 철학자들이 톨스토이에게 주지 않았던 해답을 그린은 톨스토이에게서 얻을 수 있을 것인지... ^^  무게 좀 잡아보려 했는데... 넘 가벼워지고 말았군요.. ^^

날씨가 넘넘 춥지요?  추운 날씨에 수고하시는 지우님... 드레곤님... 운영자님들... 스타지우 가족들... 모두모두 감기 조심하시구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댓글 '4'

미애

2001.12.23 11:36:48

그린님 방가~ 저도 어릴 때부터 빨강머리앤 팬이랍니다. 소설로 읽었지요. 프린스에드워드섬 내가 젤 가보고싶은 곳 중 하나죠. 그린님도 기쁜 성탄 맞이하세요~~

흠냐~

2001.12.23 17:02:10

앗..저두 빨강머리 앤...넘 좋아여..왕팬...소설도 좋고 만화도 넘 좋죠...저두 그 섬에 신혼여행(^^:)으로 가고도 싶어여..ㅋㅋ...글고 요즘(이건 홍보는 아니에여..^^)...모 출판사에서 묶음으로 1박스 세트로 빨강머리앤 책도 나왔어여..소장용으로도 좋을듯..

현주

2001.12.23 17:46:07

드래곤님이 정말 그린님 팬인가봐요..어제도 그린님 얘길 하시더군요..호호~ 그린님..메리크리스마스~

그린

2001.12.24 01:36:33

빨강머리 앤.. 팬님들 반가워요..^^ 저두 읽으면서 그 섬에 언젠간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답니다. ^^ 흠냐~님! 이왕이면 출판사 이름도 가르쳐 주세요.. 저는 현주님 팬이어요.. ^^ 현주님.. 설마 드레곤님하고 그린을 흉본건 아니겠지요? ^^ 모두 활기찬 월요일 맞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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