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이문혁 PD의 TV밖 TV
김하늘, 이병헌, 최지우, 신현준, 그리고 신민아.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모두 한번씩 죽었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디에서? 바로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속에서.
이번 조성모의 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내 관심은, 힘들여 찍은 감독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혹시나 이번에는 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망자 명단에 한 사람이 더 추가되는 것으로 무산됐지만 말이다. 자전거를 과속으로 몰던 이나영이 마주 오던 차의 전방 주시 미숙으로 또 유명을 달리했다. 이런…
그런데, 이렇게 선남 선녀들의 목숨을 밥 먹듯 앗아가는 것이 비단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만은 아니다.
발라드 즉, 분위기 있고 애절한 노래의 뮤직비디오 주인공들은 대부분의 경우 오래 못산다. 드라마도 영화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 불치병에 많이 걸리는지. 감기보다도 흔한 게 백혈병이고속 이 좀 아프다 싶으면 위암이며, 기침만 하면 손수건에 피가 묻어 나온다. 트럭은 으레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는 차를 덮친다.
그래서 가끔은 아무 사고 없이 사는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뮤직비디오 감독들이 주인공을 죽이는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죽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는 이들의 ‘우는’ 재미를 충족시키고, 음악에 대한 인상을 애절하게 심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인다. 짧은 시간동안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하는 것이 뮤직비디오의 중요한 임무라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장르를 막론하고 일단 죽이면 뜨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가을동화>의 은서가 살았어도 송혜교의 인기가 그렇게 높았겠으며 <친구>의 장동건이 안 죽었다면 관객들이 그렇게 가슴 찡했을까. 때문에 일단 죽여놓고 보는 게 최소한 이 바닥에서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듯 하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 근데 주인공이 죽는 것을 볼때마다 반이 되서 그런지, 최소한 나는 이제 아무리 애절하게 죽는 모습을 봐도 별반 슬프지가 않다.
참 큰일이다 싶다. 얼마나 심각한지 이번 조성모의 그 애절한 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을 뿐이다.
첫째,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사람에게 음식을 줄 때는 두 손으로 줘라.
둘째, 자전거를 타고 비탈길을 내려올 때는 극히 위험하니 조심하라.
셋째, 운전 중 교차로에서는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나올 수 있으니 서행하라.
이렇게 감정이 메말라서야 장가나 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잘 찍은 뮤직비디오를 보고도 이러니 참 생각할 수록 큰 일이다.
/m.net <힙합더 바이브> <팝스파노라마> 연출자
입력시간 2001/09/13 16:49
김하늘, 이병헌, 최지우, 신현준, 그리고 신민아.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모두 한번씩 죽었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디에서? 바로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속에서.
이번 조성모의 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내 관심은, 힘들여 찍은 감독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혹시나 이번에는 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망자 명단에 한 사람이 더 추가되는 것으로 무산됐지만 말이다. 자전거를 과속으로 몰던 이나영이 마주 오던 차의 전방 주시 미숙으로 또 유명을 달리했다. 이런…
그런데, 이렇게 선남 선녀들의 목숨을 밥 먹듯 앗아가는 것이 비단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만은 아니다.
발라드 즉, 분위기 있고 애절한 노래의 뮤직비디오 주인공들은 대부분의 경우 오래 못산다. 드라마도 영화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 불치병에 많이 걸리는지. 감기보다도 흔한 게 백혈병이고속 이 좀 아프다 싶으면 위암이며, 기침만 하면 손수건에 피가 묻어 나온다. 트럭은 으레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는 차를 덮친다.
그래서 가끔은 아무 사고 없이 사는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뮤직비디오 감독들이 주인공을 죽이는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죽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는 이들의 ‘우는’ 재미를 충족시키고, 음악에 대한 인상을 애절하게 심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인다. 짧은 시간동안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하는 것이 뮤직비디오의 중요한 임무라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장르를 막론하고 일단 죽이면 뜨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가을동화>의 은서가 살았어도 송혜교의 인기가 그렇게 높았겠으며 <친구>의 장동건이 안 죽었다면 관객들이 그렇게 가슴 찡했을까. 때문에 일단 죽여놓고 보는 게 최소한 이 바닥에서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듯 하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 근데 주인공이 죽는 것을 볼때마다 반이 되서 그런지, 최소한 나는 이제 아무리 애절하게 죽는 모습을 봐도 별반 슬프지가 않다.
참 큰일이다 싶다. 얼마나 심각한지 이번 조성모의 그 애절한 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을 뿐이다.
첫째,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사람에게 음식을 줄 때는 두 손으로 줘라.
둘째, 자전거를 타고 비탈길을 내려올 때는 극히 위험하니 조심하라.
셋째, 운전 중 교차로에서는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나올 수 있으니 서행하라.
이렇게 감정이 메말라서야 장가나 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잘 찍은 뮤직비디오를 보고도 이러니 참 생각할 수록 큰 일이다.
/m.net <힙합더 바이브> <팝스파노라마> 연출자
입력시간 2001/09/13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