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가 경빈을 죽여?

조회 수 3056 2002.01.23 22:53:53
미혜
KBS 2TV 미니시리즈 ‘겨울연가’가 SBS TV 사극 ‘여인천하’의 경빈(도지원)을 죽인다?

월·화요일 밤 10시대 드라마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여인천하’ 제작진은 “경빈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작서의 변’ 장면을 예정보다 1달 정도 앞당겨 방영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드라마 긴장감을 높여 더많은 시청자를 흡인하기 위해 “뭬야~”로 유명한 경빈의 최후를 비추겠다는 얘기다.

‘작서의 변’은 중종 22년에 경빈이 세자를 저주하기 위해 죽은 쥐를 나무에 매단 죄로 사약을 받는 사건. 경빈은 ‘여인천하’ 시작 당시에는 30회쯤에 정난정의 계략으로 사약을 받는 것으로 설정돼 있었지만, 중전(전인화)과 경빈의 대결이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고 방영횟수도 늘어나면서 3월중순까지 등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KBS 2TV 드라마 ‘겨울연가’의 도전이 시작되자 경빈의 운명은 다시 바뀌었다.

현재 월·화 드라마는 SBS ‘여인천하’가 독주하고 있지만, MBC ‘상도’와 KBS ‘겨울연가’ 추적이 심상치 않은 국면이다. 가장 늦게 들어온 ‘겨울연가’는 첫 회에 시청율 13.7%(TNS미디어코리아 1000가구 기준)를 기록하더니 배용준과 최지우가 성인으로 나와 극적 긴장을 만들어간 22일 4회분 방영 때엔 4.3% 올라간 18.0%를 기록했다.

‘여인천하’는 22일 시청률이 31.1%로 여전히 셋 중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한발짝씩 따라오는 경쟁 드라마를 의식 않을 수 없는 입장. 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한층 빠른 속도로 풀어가 고정 시청자를 지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인천하’의 김재형(66) PD는 “드라마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있어, 세부적인 부분은 해설로 처리하고, 박진감 넘치는 굵직한 내용 전개를 통해 긴장감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우선 ‘1등 공신’ 경빈을 미련없이 축출한 뒤 곧이어 문정왕후와 세자의 대립 구도로 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주부터 경빈과 난정이 합세해 김안로를 귀양 보내고 중전이 딸을 낳아 경빈이 득세하는 장면으로 들어간다. 중전이 위기에 몰려 세자를 미워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은 빠르게 고조되고, 경빈은 앞으로 1달 내에 죽게된다. 권력싸움의 절정, 문정왕후의 섭정과 몰락까지 끝나는 드라마 뒷부분은 난정(강수연), 길상(박상민), 능금(김정은)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 ‘멜로드라마’ 요소에서도 ‘겨울연가’와 승부를 겨루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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