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님의 글 퍼왔습니다...

조회 수 3044 2002.02.05 14:54:17
아린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떡하죠?"
라는 타이틀을 통해서도 알수 있듯이,[겨울연가]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화두는 "첫사랑"이다.
주인공 유진을 통하여, 우리는 아련하고 정겨웠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갈수 있고,또한, 이 [겨울연가]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을 간직하는 다양한 모습과 우정을 지키려는 노력"은 비단,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등장하는 모든 인물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자신에게 해당이 되는 이야기인것이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하나의 심장을 가진 여자....정 유진...
그녀의 기억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남자...강준상...
이들이 만들어가는 [겨울연가]의 아름다움은...
지금, 첫사랑을 경험하고 있는 이...
지나간  첫사랑의 흔적을 남겨두고 있는 이...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첫사랑을 예비하고 있는 이....
모두에게 열려져 있다.

1.윤석호 피디의 [겨울연가]살리기.

[겨울연가]가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할 무렵, 이 드라마에 대한 세인들의 생각은 기대반, 우려반 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같은 방송 시간대에 [허 준]이후 사극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여인천하]가 굳건히 버티고 있고,또 다르게는 거장 최인호 원작의 [상도]가 이제 막 클라이막스를 향해 오르고 있는 시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겨울연가]의 이전 시간대의 전작인 [미나]의 어처구니 없는 저조한 시청률은,비록 사극에 대한 시청자의 식상함이 팽배해져 있는 호기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낙담할수 만은 없는 처지였다.
이러한 내외적인 악조건은 윤석호피디로 하여금, 많은 무리수를 두게 만든것 같다.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케이블 광고에다 옥외광고, 버스광고...까지 할수 있
는 최대의 능력을 동원하여,[가을동화]의 신드롬을 이어가고 싶었을것이다.
[가을동화]가 윤석호 피디의 실력을 확실하게 검증받을수 있었던 작품이긴 했지만, 그 성공이 단순히 운만으로 일구어낸 것이 아님을 다시한번 증명해야할 기로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배우 배용준과 최지우에게도 [겨울연가]는 호기인 셈이다.
배용준의 경우,[호텔리어]를 끝으로 더이상 냉철한 카리스마에만 의지할 상황이 아닌시점에 다다랐고,최지우의 경우에도 [아날]에서 비로소 인정받은 연기력을 확실하게 굳혀야하는 중차대한 시기 였던것이다.

2.진부한 소재와 흡인력없는 내러티브

그러나, 감독과 배우의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도불구하고, [겨울연가]는 정작 그 뚜껑을 열어보았을때엔 트렌디의 정형에서 여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1,2회만 해도 주인공들의 만남에서부터 생사의 갈림길, 헤어짐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드라마 전편을 통해 가장 중요하고, 꼼곰하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인 이 1,2회가 몇몇 복선 장치들에만 의존하여 너무 가볍게 스쳐지나갔다는 느낌이다.

유진이 준상을 좋아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점도 명확하지 않고,유진과 준상이 함께 하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감정선들이 매끄럽지 못하다.
유진-준상-상혁의 대립구도가 이후 펼쳐질 스토리에 중요한 매개고리가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몇번의  신경전으로만 치우쳤다.
완전히 1회정도를 더 할애해서 준상과 상혁의 악화된 대립구도, 유진과 준상의 애절함과 절박함, 상혁에 대한 유진의 연민, 준상의 죽음이후, 휘청하는 유진의 모습이 더 구체적으로 묘사되었더라면, 성인이 된 후 갑자기 등장하는 유진과 상혁의 약혼식이 공중부양 되지만은 않았을것이다.
이것은 원천적으로 각본의 잘못이다.

또한, [겨울연가]를 살리기 위한 윤피디의 몸부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전형적인 악녀의 등장이다.
기존의 윤피디의 작품에서 악녀를 찾아보기라 참 힘든 일이었다.
그것은,윤피디의 작품성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선과 악의 대립만으로 인간을 그리지 않는다는 감독특유의 고집이다.
물론,[가을동화]의 최신애나 [초대]의 김민 같은 캐릭터가 있긴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시청자들의 설득력을 얻었었다.
반면, 오채린은 단순히,악을 위한 악녀로 밖에 그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당한 실망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3.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가능성....

악녀, 오채린의 등장으로 [겨울연가]는 이미 '윤석호표 트렌디'라는 기본 알파점수를 상실했다.
그러나, [겨울연가]에는 다른 드라마에서 볼수 없는 한가지 장점이 있다.
바로, 출생의 비밀에 얽힌 미스테리 구조를 처음부터 노출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준상과 민형이 동일인물인지, 아닌지....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에따른 주위인물들간의 관계설정들도 회를 거듭할수록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이것은,회를 거듭할수록 밝혀나가겠다는 작가의 의지인데.중요한건....이 구조를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끌고 갈수 있느냐하는것인데,
내러티브와 적절한 줄다리기를 함으로서 시기만 잘 캊춘다면,전체적으로 밋밋한 드라마 모드에 활발한 임팩트를줄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초중반부를 지난  아직까지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으나, 민형과 우진의 관계가 보다 발전적으로 변화하면 본격적으로 다루어질것이다.

4.최지우

그녀는 매력적이다.
그녀의 매력은 다름아닌 눈물이다.
눈물의 미학을 아는 배우는....아주 드물다.
그녀는 어떤씬에서는 흐르지 못하고 고여있는 눈물을...
어떤씬에서는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보여줌으로서 눈물에도
다양함이 있다는 증명을 해주었다.
아날에서 확보한 그녀만의 연기패턴은 [겨울연가]의 유진을 만나면서 확고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그것이 그녀의 의무이다.

'상황에 맞는 캐릭터의 변화'라 함은, 캐릭터의 본성을 변하게 만드는것이 아니라,캐릭터가 소유한 주위의 것들(표정,대사처리)를 이용하여, 변화시켜야만 하는데, 최지우에게선 아직 캐릭터를 잘 운용하는 노련미가 부족하다.
준상의 죽음이전과 이후, 로 나뉘어 살펴보자면, 그녀의 연기패턴부터가 달라져 버렸다.이건, 아주 위험하다.
의욕에 앞선 나머지, 시청자의 감정선을 리드하고 있다.
시청자는 울 준비가 채 되지도 않았는데,유진이 먼저 울어버린다면, 시청자는 웃을수 밖에 없는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이러한 그녀의 단점은 잘 보완이 되리라 믿는다.
그녀는 충분히 그럴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난 그 능력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겨울연가] 말미에 도달하면,그녀의 매력은 아마도 배용준을 압도할것이다.

흡사,[첨밀밀]의 장만옥을 연상시키는 가녀린 떨림은
[아날]에 이어 [겨울연가]에서도 그 빛을 발한다.

5.유진과 준상을 이어주는 몇가지 장치들

[가을동화]에서 은서와 준서를 이어주는 장치가 바다와 물잔으로 대표되었다면 [겨울연가]에선 눈과 폴라리스로 대표된다.
눈은 유진이 준상과 함께한 시간동안 배경이 되어준 장치이다.
눈 속에서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고, 감정을 확인했다.
이 눈은 두 사람을 순수했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으로 안내하는 매개체이다.

'아무리 길을 잃어도 폴라리스만 찾으면 길을 알수 있다'
라던 준상의 말....
이번엔 준상이 길을잃었다.
준상의 죽음이후, 준상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이민형이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준상은 이미 길을 잃고 해매고 있다.
이러한 방황에 유진이 빛이 되어줄것이다.
민형을 나무기둥더미로부터 구해낸 일이나,또는 민형의 사업적인 부분에 있어
회사가 난처할때,유진의 회사가 큰 도움이 될거라는 암시이다.

유진의 외나무다리 타기....
어린시절 즐겨하던 유진의 놀이 중 하나....
이것은 훗날, 유진이 상혁과 민형을 두고 왔다갔다 갈등하게 될거라는 장치이자, 동시에 흔들흔들 하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유진의 뚝심을 엿볼수 있는 심리적인 장치이다.
...(바이올렛에서..)




댓글 '5'

현주

2002.02.05 15:01:00

글 너무너무 잘읽었습니다. 꼭 끝까지 지켜봐주시길...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지만..점점더 잘해낼 지우가 틀림없을테니까요..^^

하얀사랑

2002.02.05 15:53:14

잘 읽었어요~~눈물의 미학을 아는 배우라...^^ 회가 거듭될수록 더욱더 빛나는 지우언니가 될거라 생각해요

미애

2002.02.05 17:35:42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계기가 있어야되나요? 난 이런 절절한 사랑은 없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덴 걍 좋아지면서 계속되는 만남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사랑이 깊어지는것 아닌가...

짱~

2002.02.05 17:36:21

글 잘쓰는것도 타고 나는건가벼...전문가못지 않네여..

모니터

2002.02.05 20:00:49

날카로운 분석이네여 지우가 꼭좀 읽었으면 하네여..도움이 될것 같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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