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조회 수 3056 2002.02.16 08:52:34
토미
  만약 민형이 유진을 병원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상혁은 어떻게 했을까?
  죽었을까.... 아니면 끝까지 유진을 기다렸을까?
  끝까지 기다렸다면 유진을 원망했을까... 아니면 이해했을까?

  제가 상혁이라면... 아마 원망했을 거 같습니다.
  아니 감사했을 거 같습니다.
  자기 옆에서 속이 새까맣게 말라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멀리서 원망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을 거 같습니다.
  죽은 사람에게는 원망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유진을 원망하면서도 감사할 상혁을 보면서 전 그에게 이런 글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의 시간은 날마다 쉬임없이 온다.
    우리가 그 선택의 시간을 외면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선택을 통해 자유를 얻는다.
    세상에, 희망없이 산다는 일의 막막함을 무엇에 견줄 수 있겠는가.
    나는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설득하기 힘든 것이 자기 자신이지만,
    일단 자기 자신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서진규님이 쓰신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 중에 나오는 글인데, '유진'이라는 희망을 잃어버리고 막막할 상혁이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램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미국 뉴욕의 신체장애자회관에 적힌 이 시詩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난 부탁했다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에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 받은 자이다.

  하긴 사랑이 전부인 상혁에게는 이 모든 것이 들리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여기까지는 유진이 상혁에게 오지 않는다는 가정假定하에 한 번 써 본 것입니다.
  물론 제가 상혁을 위로한다는 가정假定하에 말입니다.

  이 코너에 글을 쓰면서 유진이 이랬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울고 싶을 때는 울고, 화내고 싶을 때면 화내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을 때는 숨기도 했으면 하는 바램 말입니다.
  너무 속으로만 삭히는 유진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는 생각보다는 저러다 쓰러지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기氣가 막혀서 쓰러지는 것처럼요...

  끝으로 '앙드레 지드'의 말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그럼...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 사랑을 하는 자의 첫 번째 조건은 그 마음이 순결해야 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는 진실한 연애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마음과 뜻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신의 앞에서도 부끄러움이 없고 동요함이 없어야 한다. 동시에 대담성이 있어야 한다. 장애물에 굴하지 않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 이 갖추어졌다면, 그것은 참된 애정이고 진실한 연애이다. -


댓글 '4'

미애

2002.02.16 09:53:18

10부에서부터 상혁이 좀 야비해졌더군요, 사표 안썼으면서 사표쓴것처럼.... 짝사랑이래도 정말 순결한 마음으로 해얄텐데...상혁은 이제 부끄러운 사랑을 선택했네요.

섹쉬지우...

2002.02.16 09:55:22

처음엔 상혁이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그런 마음이 사라졌어요... 너무 냉담한가요? 어쟀든 유진과 준상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현주

2002.02.16 16:36:04

이젠 저도 조금은 이기적인 유진이를 보고 싶습니다. 너무 착한 사람은 주위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말..맞는거 같아요.. 하지만..또 그럴수 밖에 없는 유진이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참..저도 답답함이 가득이네요..^^ 언제나 토미님 글 보며..감탄의 감탄하며 보는 저랍니다..^^ 토미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아린

2002.02.16 18:22:53

유진이의 맘을 보통사람들도 느낄수 있게 막 얘기해줬음 좋겠어요...엄마에게나...진숙이에게나 유진이가 그럴수밖에 없는사랑이 표현됐으면 하는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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