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오신 당신께...

조회 수 3047 2002.03.31 03:41:58
토미
  예전에 나는 가진 것을 잃을까 봐, 혹은 갖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할까 봐 늘 두려워했다.

  머리카락이 빠지면 어쩌나?
  큰집을 못 사면 어쩌나?
  체중이 불어서 몸매가 형편없어지면 어쩌나?
  직장을 잃으면 어쩌나?
  장애인이 되어 아이들과 공놀이를 못하게 되면 어쩌나?
  늙어서 약해져, 주변 사람들을 거두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하지만 인생은 귀담아듣는 사람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머리카락이 빠지면, 최고로 멋진 대머리가 되면 된다. 머리카락은 없지만, 머리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집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불행한 마음으로는 더 큰집에 산다고 한들 만족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즐거우면 어떤 가정이든 행복하게 꾸릴 수 있다.

  육체가 아닌 감정과 정신과 영혼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면, 나는 하루하루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월급을 받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신을 위해 일하리라. 신이 주시는 이익과 월급 봉투는 감히 비교가 되지 않으니.

  자식에게 커브 볼 던지는 법을 몸으로 가르쳐줄 수 없다면, 인생의 커브 길을 헤치고 나가는 법을 가르쳐주리라. 아이에게도 그것이 공 던지기를 배우는 것보다 더 나을 테니까.

  늙어서 힘이 없고 정신이 흐릿해지면, 오랜 세월 난관을 겪으며 살아오는 동안 터득한 강한 신념과 깊은 사랑, 영혼의 힘을 주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리라.

  무엇인가를 잃고 꿈이 부서질 운명이라 하더라도, 나는 품위 있고 단호하게 어려움과 맞서리라. 하느님이 많은 선물을 주셨으니, 비록 하나를 잃게 되어도 평탄하게만 살았으면 결코 발견하지 못했을 재능을 열 가지쯤 찾아내리라.

  춤추지 못하게 되면 즐겁게 노래하리라. 노래할 힘이 없으면, 흐뭇한 마음으로 휘파람을 불 것이다. 숨이 가쁘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고, 마음으로 사랑을 외치리라. 밝은 빛이 다가오면, 조용히 기도하리라. 기도하지 못하게 될 때까지. 그러면 신께로 돌아갈 때가 되리라.

  그러니 무엇을 두려워하랴?

  - 데이빗 L. 웨더포드 -

  <쓰러지지 않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 책을 잠깐 소개하자면...
  책의 내용中 대부분이 몸이나 정신의 장애에 대한 것입니다.
  갑자기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거나 눈이 안 보이게 되었다는 식의 시련 앞에서 절망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낸 사람들의 실화가 실려있어 뭉클한 감동을 주는 내용을 담고있는 책입니다.
  특히 쓰러지고 싶을 만큼 큰 시련이나 인생의 도전을 맞은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휴 프레이더'가 쓴 <나에게 쓰는 편지>를 보면 이 아침에 음미吟味해 보면 좋을 구절이 나옵니다.
  특히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잡기에 말입니다.

  나는 내가 삶을 영위하려는 이유와 내 인생의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역사가 그러하듯이 우리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가지는 않는다.
  내가 무엇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과거의 내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충동과 미래를 설계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나는 내 인생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 불안감이 '되어야 할 내 모습'과 '있는 그대로의 진솔한 내 모습'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에서 연유한다고 믿고 있다.
  내 불안감은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관리하려는 욕구에서 생기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나는 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불안감이 몰려오는 듯 싶다.
  그러한 불안감은 미래의 자기 모습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욕구와 관리의 불가능을 깨닫는 인식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어떻게 불안감이 싹틀 수 있겠는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올라서야겠다고 계획을 세우지만 혹시 목표에 도달하지나 못할까 염려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불안감이다.
  내가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는 때는 다른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던 것을 막 이루려 하는 순간이다.
  성취의 순간에 죽음을 생각하고 두려워한다는 것은 좀 우스운 얘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는 참으로 개인적인 이유가 개입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지워준 의무감 때문에 그들의 기대에 맞춰 버둥거리다 보면 진실한 자기 모습을 상실하게 된다.
  미처 진실된 자신을 발견하기도 전에 죽음이 엄습해 오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죽음은 나를 진정한 나 자신으로부터 분리시켜 놓기 때문이다.

  날이 밝으면 교회에 가서 부활절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이해인' 수녀의 <다시 살아오신 당신께>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당신이 안 계신 빈 무덤 앞에서
     죽음 같은 절망과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지던 저에게
     다시 살아오신 주님

     이제 저도
     당신과 함께 살게 된
     기쁨을 감사 드립니다

     시들지 않는 이 기쁨을
     날마다 새롭게 가꾸겠습니다
     혼자서만 지니지 않고
     더 많은 이들과 나누겠습니다

     빈 무덤에 갇혀 있던
     오래된 그리움을 꺼내
     꽃다발을 엮어 들고
     당신을 뵈오러 뛰어가겠습니다

     이토록 설레는 반가움으로
     당신을 향해 달려가는 저에게서
     지난날의 불안과 두려움의 돌덩이는
     멀리 치워 주십시오

     죽음의 어둠을 넘어서
     빛으로 살아오신 주님
     산도 언덕도 나무도 풀 포기도
     당신을 반기며
     알렐루야 외치는 이날

     다시 살아오신 당신께
     살아 있는 저를 다시 바치오니
     사랑으로 받아 주소서
     기쁨의 향유를 온 세상에 부으며 저도 큰소리로
     알렐루야 알렐루야 외치오리니....

  다시 살아오신 그 분께 감사 드리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 '4'

아린

2002.03.31 11:26:46

오늘 아침도 토미님의 좋은글을 읽으면 시작하게 되네요..저도 매일매일 감사하며 살수 있도록 노력할려구요

+ 지우하늘 +

2002.03.31 12:22:17

토 미 님 ^^ 좋 은 책 의 내 용 을 소 개 해 주 셔 서 감 사 해 요 ^^ 오 늘 이 부 활 절 인 가 봐 요 ^^ 교 회 에 안 다 니 는 전 . 집 에 있 답 니 다 ^^ 저 도 다 시 살 아 오 신 주 님 께 감 사 드 리 며 . .

하얀사랑

2002.03.31 20:27:41

토미님 감사합니다,,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어요~* 항상 행복하세요...

아르테미스

2002.03.31 20:56:21

항상 좋은 글들 올려주시는 토미님...^^ 너무 감사합니다. 토미님 때문에 많은 글을 알게 되네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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