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속으로도 겉으로도
할아버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나에 대한 할아버지의 자애는 각별했다.
나를 볼 때의 할아버지의 눈은
봉의 눈이 살짝 처지면서 그 안에서 뭔가가
자글자글 끓고 있다는 것을
어린 마음에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도 그건 애간장이 녹도록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었을 테지만
나는 중대한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여겼다.
아무리 고약한 짓을 해도
역성들어 주겠거니 믿었다.
할아버지를 믿고 일부러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안 계실 때는 현저하게 풀이 죽었다.
일찍 아버지를 잃고 철모르게 자라는 손녀. 그 손녀를 자글자글 애간장이 녹는 눈으로 바라보는 할아버지. 애닯은 우리네 인생살이를 압축한 듯, 삽화처럼 그려집니다. 요즘, 외할머니와 손자 사이를 그린 영화 〈집으로〉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 모두의 엄연한 삶의 뿌리이며, 태산泰山처럼 영원한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걸 잊거나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 적으면서 외할아버지 걱정하고 있을 '하얀사랑'님이 생각났습니다.
외할아버님이 괜찮으셔야 할텐데...
손녀를 자글자글 애간장이 녹는 눈으로 바라보는 할아버지를 상상하려니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사촌 조카에게 선물한 책인데... 이탈리아 사람인 '로베르토 피우미니'가 글을 쓰고, '체코 마리니엘로'가 그림을 그린 <할아버지와 마티아>라는 제목의 그림동화책입니다.
예전에 어린 아들을 두고 죽어야 하는 젊은 엄마의 이야기를 TV로 본 적이 있습니다. 엄마는 아들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정말 보고 싶을 때는 네 마음 속을 보렴, 엄마는 그 곳에 살고 있을 거야."
몸은 사라지지만 아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엄마…… 너무나 슬픈 이야기였지만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마티아>를 다 읽고 났을 때 그 엄마의 말이 떠올랐던 것은 아마 서로 이야기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그 내용이 똑같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할아버지와 마티아>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슬프거나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맑고 순수하고 착한 마티아와 할아버지의 모험이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끌고,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죽음이 자연적인 현상의 하나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일러 주고 있습니다.
마티아는 죽음을 눈앞에 둔 할아버지와 여행을 떠나 온갖 모험을 합니다. 모험을 하는 동안 할아버지의 몸은 자꾸만 작아집니다. 할아버지는 겨우 눈에 보일락말락한 크기까지 작아지십니다. 마티아는 할아버지가 영원히 사라져 버릴까 봐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할아버지는 마티아의 몸 속으로 들어가십니다. 가족들은 모두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마티아는 변함 없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비록 할아버지의 몸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할아버지가 자신의 몸 속에 들어와 계시니까 말입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마티아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고민하시던 아빠가 마티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 거란다, 영원히. 알겠니?"
이미 죽음이 삶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마티아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살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中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주여,
저에게 변화할 수 있고,
또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우리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침착함을 주옵시고,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이제 시작해야 할 이 하루의 시작이 가장 변화시키기 힘든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p.s. 제가 쓴 지난 글에 오타가 있어 수정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글 맨 마지막에 나오는, '편안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밤 되세요.'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편안한 밤 되세요.'로 고치려고 합니다. 되도록 오타 없이 쓰려고 하는데... 죄송합니다.
나는 속으로도 겉으로도
할아버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나에 대한 할아버지의 자애는 각별했다.
나를 볼 때의 할아버지의 눈은
봉의 눈이 살짝 처지면서 그 안에서 뭔가가
자글자글 끓고 있다는 것을
어린 마음에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도 그건 애간장이 녹도록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었을 테지만
나는 중대한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여겼다.
아무리 고약한 짓을 해도
역성들어 주겠거니 믿었다.
할아버지를 믿고 일부러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안 계실 때는 현저하게 풀이 죽었다.
일찍 아버지를 잃고 철모르게 자라는 손녀. 그 손녀를 자글자글 애간장이 녹는 눈으로 바라보는 할아버지. 애닯은 우리네 인생살이를 압축한 듯, 삽화처럼 그려집니다. 요즘, 외할머니와 손자 사이를 그린 영화 〈집으로〉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 모두의 엄연한 삶의 뿌리이며, 태산泰山처럼 영원한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걸 잊거나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 적으면서 외할아버지 걱정하고 있을 '하얀사랑'님이 생각났습니다.
외할아버님이 괜찮으셔야 할텐데...
손녀를 자글자글 애간장이 녹는 눈으로 바라보는 할아버지를 상상하려니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사촌 조카에게 선물한 책인데... 이탈리아 사람인 '로베르토 피우미니'가 글을 쓰고, '체코 마리니엘로'가 그림을 그린 <할아버지와 마티아>라는 제목의 그림동화책입니다.
예전에 어린 아들을 두고 죽어야 하는 젊은 엄마의 이야기를 TV로 본 적이 있습니다. 엄마는 아들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정말 보고 싶을 때는 네 마음 속을 보렴, 엄마는 그 곳에 살고 있을 거야."
몸은 사라지지만 아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엄마…… 너무나 슬픈 이야기였지만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마티아>를 다 읽고 났을 때 그 엄마의 말이 떠올랐던 것은 아마 서로 이야기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그 내용이 똑같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할아버지와 마티아>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슬프거나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맑고 순수하고 착한 마티아와 할아버지의 모험이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끌고,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죽음이 자연적인 현상의 하나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일러 주고 있습니다.
마티아는 죽음을 눈앞에 둔 할아버지와 여행을 떠나 온갖 모험을 합니다. 모험을 하는 동안 할아버지의 몸은 자꾸만 작아집니다. 할아버지는 겨우 눈에 보일락말락한 크기까지 작아지십니다. 마티아는 할아버지가 영원히 사라져 버릴까 봐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할아버지는 마티아의 몸 속으로 들어가십니다. 가족들은 모두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마티아는 변함 없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비록 할아버지의 몸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할아버지가 자신의 몸 속에 들어와 계시니까 말입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마티아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고민하시던 아빠가 마티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 거란다, 영원히. 알겠니?"
이미 죽음이 삶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마티아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살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中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주여,
저에게 변화할 수 있고,
또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우리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침착함을 주옵시고,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이제 시작해야 할 이 하루의 시작이 가장 변화시키기 힘든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p.s. 제가 쓴 지난 글에 오타가 있어 수정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글 맨 마지막에 나오는, '편안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밤 되세요.'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편안한 밤 되세요.'로 고치려고 합니다. 되도록 오타 없이 쓰려고 하는데... 죄송합니다.
댓글 '5'
현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이책을 분명 저도 읽었는데..왜 내용이 기억이 안나는지.....정말 토미님 대단해요..... 책 제목을 떠올리면 그 내용들이 다 생각나시나요? 저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보다 친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많이 생각나요.아마 가까이 살아서 많이 미워하기도 했고.. 그래서 인가봐요 우리 엄마를 너무 고생시키셨거든요.. 그래도 나중에 돌아가셨을때 제일 많이 울었었죠.... 두분이 깊은 땅속아래에 계시다는거.이제 다시는 이 따스한 햇빛을 못보시는게 지금도 종종 가슴아파진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아시고 가신거죠? ㅠㅠㅠㅠㅠㅠㅠ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