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anger)가 났을 때...

조회 수 3211 2002.04.19 00:27:01
토미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밭에는 아주 많은 씨앗이 있다.
     기쁨, 슬픔,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짜증, 우울, 절망 같은 부정적인 씨앗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씨앗이 아닌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법칙이다.

  제가 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베트남의 대선사이자 참여불교 운동가인 '틱낫한Thich Nhat Hanh'이 쓴 <화>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행복에 겨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줍니다. 한 여자에게 상처를 준 한 남자에게는 상처받은 부모가 있으며, 상처받은 조부모가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고통은 대를 이어 내려오고, 그가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퍼져 나갑니다. '화'라는 강력한 에너지를 흡수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입니다.

  틱낫한 스님은 이 활활 타오르는 에너지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연민'뿐이라고 합니다. 상대가 나에게 심한 말을 퍼붓는 것은 그 자신도 화의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그 마음의 고통을 헤아리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누가 화를 내면 상대도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은 잊기 쉽습니다. 화의 불길에 데인 나만이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화를 전하는 사람은 그 자신도 화의 불길에 활활 타고 있는 사람입니다. 모두 '화'라는 강렬한 에너지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셈입니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자신에게 상처 주었던 사람이 가지고 있을 그 상처를 바라보아야겠습니다. 함부로 내뱉었던 독한 말들과 벌겋게 상기된 얼굴 뒤에 감춰진 그 마음의 고통을 바라보아야겠습니다. 상처받아 울고 있는 그의 마음을 보아야겠습니다. 온 마음 가득히 그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퍼질 때까지 말입니다. 그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 상처를 어쩌지 못하여 내게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아야겠습니다. 그 마음의 고통이 내 온 마음에 퍼져 가여운 마음에 눈물이 흐를 때까지 말입니다... 그러면, 화는 비로소 잔잔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되면, 하루에 몇 번이나 화를 내는지 자문해봐야 합니다. 화는 예기치 못한 일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일상에서 빚어지는 크고 작은 일이 원인이 됩니다. 출근 시간 전철 안에서, 매일 맞부딪치는 직장 상사에게서, 혹은 옆 사람의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한 가지가 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출몰하는 화 때문에 기쁨이나 즐거움 같은 다른 감정들을 누릴 겨를이 없는 건인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화를 다스릴 때마다 생활에서 놓쳤던 작은 행복들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冊은 현대인이 안고 있는 가장 일상적인 감정인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며, 우리를 행복의 실체에 다가가게끔 이끌어줍니다.

  소리를 내지르면 화가 풀릴까? 아닙니다. 물건을 내팽개쳐도 혹은 음식을 마구 먹어댄다 해도 화는 시원하게 풀리지 않습니다. 흔히 화가 나면 분풀이 할 대상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화의 악순환만 더할 뿐입니다. 그러면 화를 참아야 할까?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위장해야 할까?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세계 불교계의 큰스님으로 존경받는 틱낫한은 그 어느 것도 화를 푸는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함부로 떼어낼 수 없는 신체장기처럼 화도 우리의 일부이므로 억지로 참거나 제거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화를 울고 있는 아기라고 생각하고 보듬고 달래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화가 났을 때는 남을 탓하거나 스스로 자책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극에도 감정의 동요를 받지 않고 늘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박광택의 <소중한 사람에게 주는 사랑의 말>中에 보면 화가 날 때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가 나옵니다.

     화가 날 때는
     참지 말고 잊어라.
     슬프면 엉엉 울어라.
     근심걱정이 있으면 몸을 움직여라.
     우울할 때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라.
     용서하라.
     미워하면 자기 손해다.

  어머님이 앓고 있던 감기가 저에게 옮겨 온 건지 몸이 좀 무겁습니다.
  좀 쉬어야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댓글 '5'

앨리럽지우

2002.04.19 00:44:53

토미님 글 잘 읽었어요.. 토미님~ 전 오늘 에궁, 어제구나.. 화나는 일 있었더랬어요.. 근데 전 토미님하구 신앙은 다르지만여..호호^^ 전 기독교방식대로..♡주님안에서, 주님처럼, 글구 그 스님처럼.. 저두 그분과 함께 서로 상처받았던 것들 용서하기루.. 그리고 대신 그분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오늘 다시 그분을 만나도.. 웃으면서 만날수 있을거 같더라구요.. 토미님두 편안한 밤 되세여.. 감기걸리셨다구여? 푹 쉬시고.. 좋은 컨디션 되찾으시길..

야누스

2002.04.19 00:44:57

정말 좋은 글입니다. 사실 얼마전부터 내게 화내는 사람에게 시달려야 하는 고통이 있었습니다. 마음속으로 많이 불편했고 왠만하면 마주치지 않으려 했는데 힘들더군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편지를 썼죠. 언제나 서로 이해하고 상의하자고... 그랬더니 그 사람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한번 이 글을 읽으니 좋으네요.

하얀사랑

2002.04.19 00:46:02

토미님 글 넘 감사해요~ 감기 걸리셧어요? 이런~~~ 얼른 몸 조리 잘하셔서 심해지지 않도록 하세요~ 편안한 밤 되세요

sun

2002.04.19 00:46:04

고맙습니다 제가 지금 화로 맘 아파하고 있었거든요 토미님의 글, 늘 잘 보고있구 힘이되요

흠냐~

2002.04.19 10:37:27

토미님 저두 요즘 화때문에 괴로운데 좋은글 감사합니다..저두 제맘을 잘 다스리도록 노력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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