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걸음걸음 깃들어 있다...

조회 수 3047 2002.04.19 06:55:14
토미
     앉아서 하는 명상

  명상을 하기 위한 가장 안정된 자세는 방석 위에 가부좌로 앉는 것이다. 당신을 받쳐 줄 정도로 적당한 두께의 방석을 선택해라. 반가부좌나 가부좌는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가장 좋은 자세이다. 가부좌로 앉는 방법은 한 발(반가부좌의 경우)이나 양쪽 발(가부좌의 경우)을 반대편 넓적다리 위에 놓아 부드럽게 다리를 교차하면 된다.

  가부좌 자세가 불편하다면 책상다리로 앉거나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로 앉으면 된다. 등을 곧바로 펴고 앉아서 두 눈을 반쯤 감고 양손은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의자 위에 앉는 것을 원하면 양 발바닥은 바닥에 대고 손은 무릎 위에 편안하게 올려놓는다.

  눕는 자세도 괜찮은데,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서 다리는 약간 벌려 곧바로 펴고 가급적이면 손바닥을 위로 하여 두 팔을 양 옆구리에 붙인다.

  앉아서 명상하는 동안 발이나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기 시작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편한 대로 자세를 고쳐 앉아라. 호흡과 몸의 움직임에 따라 서서히 주의 깊게 자세를 맞추어 간다면 당신은 한 순간도 마음 집중을 놓치지 않게 될 것이다. 앉은 자세의 고통이 심해지면 일어나서 마음 집중하여 천천히 걷다가 고통이 사라지면 다시 앉는다.

  어떤 명상 센터에서는 앉아서 명상하는 동안 수련자들이 움직이는 것을 금지하여, 수련자들은 종종 고통스러움을 참아내야 한다. 내게는 이것이 무척이나 부자연스런 일로 보인다. 우리 몸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통증을 느낀다면, 그 부분이 우리에게 고통의 상태를 알리는 것이므로 우리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우리가 명상을 하기 위해 앉아 있는 것은 몸의 고통을 참아 내거나 몸을 아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기쁨, 비폭력성을 단련하려는 것이다. 몸이 불편해지면 발의 위치를 바꾸거나 가볍게 걸으며 명상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고 자신에게도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때로 우리는 토끼가 굴로 숨어버리듯이, 삶에서 자신을 도피시키는 방편으로 명상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잠시 동안은 어떤 문제들을 피할 수 있지만 굴에서 나오면 다시 그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매우 격렬해진 감정으로 명상에 들어간다면 자신을 소모시키던 에너지가 변화하여 난관에 대처한 듯한 일종의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일단 원기를 되찾으면 그 문제들은 다시 부딪쳐 올 것이다.

  우리는 일상 생활을 살아가면서 서서히 꾸준하게 명상 수련을 해야 한다. 일상생활의 문제들을 포함하여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나 기회도 놓치지 말고 명상을 수련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수련해 가면 우리는 삶과 깊은 친교를 맺으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베트남의 대선사이자 참여불교 운동가인 '틱낫한Thich Nhat Hanh'이 쓴 <이른 아침 나를 기억하라 -원제: Peace Is Every Step>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책에서 스님은 아주 간단한 명상冥想만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는 법을 알기 쉽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책은 '평화는 걸음걸음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여행길을 함께 출발해 보기로 하자'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서 '매 순간 순간마다, 매 번의 호흡마다, 걸음걸음마다 평화는 피어날 것이다. 함께 여행하는 동안 즐거웠다. 당신도 즐거운 여행이었기를 바란다'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책의 중간에 들어있는 것은 유익한 충고들입니다. 스님의 명상법은 '마음집중(Mindfulness)'과 '숨쉬기'로 요약됩니다. 그는 어떤 일상사에 접하든 잠깐 멈춰서 숨쉬기를 하라고 권합니다. '숨을 들이쉬면, 내 몸은 평온해지고 숨을 내쉬며 난 미소짓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명상의 길잡이가 필요한 사람에게 유익한 촉매가... 명상에 특별히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틱낫한은 불교승려이기 이전에 어떤 편견도 없는 지혜로운 자이기 때문입니다.

  학당에서 사무실로 가는 좌석버스 안에서 저는 이 책을 보았습니다.
  아니 보았다는 표현보다는 손에 들고 만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 거 같습니다.
  한 페이지를 읽고 눈을 감고 창문 밖의 풍경을 보고 완상玩賞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함께 숨쉬는 책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참으로 고운 책이라 '지금 이 순간 이 곳'이 만져지고 느껴지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나무가 되게 하고 그 뒤의 푸른 산이 되게 하고 다시 그 위의 청명한 하늘이 되게 하고 아름다운 뭉게 구름이 되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 순간 살아 있음이 행복한 일이 되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금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몸이 좀 무겁기는 하지만 저도 하루를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틱낫한 스님의 말처럼 어떤 일상사에 접하든 잠깐 멈춰서 숨쉬기를 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숨을 들이쉬면, 내 몸은 평온해지고 숨을 내쉬며 난 미소짓는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 '2'

세실

2002.04.19 08:41:49

토미님도 평온속에서 미소짓는 하루가 되시길^^

순수지우

2002.04.19 10:03:49

명상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또,,집중도 잘되고,,암튼,,명상이 좋다던데 전 잘 안되더라구여^^;;;,마지막 말이 참 인상깊네여..토미님 세실님 좋은하루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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