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님 마음 안아주기...

조회 수 3113 2002.05.22 19:06:57
지우공감
......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만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가라'부분 (물론, 시인 신동엽이랍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 참 많이도 읊조리던 '껍데기는 가라'의 일부입니다.
참고로, 전 386이거든요...

딴 집(저쪽 집)에 잠깐 구경 갔다가 넘~넘~ 속이 상해서 구겨진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어릴 때 생각이 납니다.
또래 중에 성격이 좀 포악하고 괴팍스러워서
사사건건 괴롭히던... 지금은 이름도 생소해진 아이가 저의 아래 집에 집에 살았습니다.
특별히 친하지도 않았는데,
그 날 내가 왜 그 아이랑 같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뭏튼 전 그 날 몇 분 만에 머리채 잡히고 긁혀서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어린 딸의 친구들과의 일에 전혀 개입하지 않으시던 너무 중립적이어서 섭섭했던 우리 어머니셨는데, 그 날 그 아이 일을 얘기했더니, 글쎄... 우리 엄마 불끈 주먹쥐고 나서지 뭡니까...
제 손을 잡고 단숨에 그 집으로 달려가시고야 말았고, 그 날 그 아인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답니다.
별로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 날 전 엄마가 무척 고마웠습니다.

물론, 그 날 이후로 친구들과의 일에 우리 엄마가 나서신 기억은 없습니다.
유일한 기억인데, 전 그런 엄마가 무척 든든했고, 그래서 언제나 당당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번 운영자님(아마, 아린님?)께서 올려주셨던 지우님과의 미팅 후기(피아노 치는 대통령 크랭크인) 중에, kbs홈피 얘기가 늘 머리를 떠나질 않습니다.
저도 사실 그 홈피 중에 절반은 버려야 했습니다.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지극히 절정에 이른 순수의 모습으로 설 우리 지우님을 안전히 보호하고  때로는 혹독한 위협 앞에서 몸을 던져 안아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집의 운영자님을 위시하여 많은 가족들이 애쓰고 계신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때로는 우회적으로 설득하기도 하고 때로는 매섭게 호통치기도 하시더군요... (조~ 밑에 아린님의 경고 메시지를 보니까 )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하는 본연의 순수함이 우리들 마음이었으면 ...
그래서 빈 껍데기들에 의해 우왕좌왕하지 않고 향그러운 흙가슴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접습니다.
님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댓글 '2'

현주

2002.05.22 21:50:42

오늘의 할일을 마감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실은 아까 낮에만 해도 마음이 몹시 무겁고 슬펐었는데 지금은 벌써 다 잊어가네요 그냥 좋은 것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우리 지우가 있어 좋구 그녀를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이 여기 있어 좋구.. 울 가족들 따스함이 좋구........ 가끔 글남겨주시며 힘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구......^^ 지우공감님도 편안한 저녁되시구요.자주 들러주세요...^^

아린

2002.05.22 22:58:54

지우공감님 전 항상 욱하는 성질땜시 고민이라눈.....참아야 하는디.....분란을 쪼매 일으키죠...님의 글을 읽으며 지우의 방패막이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울가족들 맘이라면 무엇이든 무섭지 않겠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484 오늘부터 노래연습곡 한곡씩 올립니다...꼭 연습해보세요 [8] 이지연 2002-10-10 3091
483 사랑하는 그들을 기억하며.......6회 [17] 현주 2002-10-24 3091
482 심심해서... [2] 심심 2002-10-24 3091
481 이기주의 테스트 [1] 박혜경 2002-11-05 3091
480 펌]지우님의 대만신문기사 스크랩 [8] 스타지우팬 2002-11-21 3091
479 연예가중계에서 보세요..지우씨 대만 방문기 방송.. [3] 이지연 2002-11-23 3091
478 저두 어제 강변cgv에서 관람 마쳤습니다. [4] 여니 2002-12-09 3091
477 붉은 장미속의 지우^^ [9] 지우바라기 2002-12-14 3091
476 현재 3시를 기해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3] 여니 2002-12-24 3091
475 연수와 유진이 플래시 [3] 토토로 2002-12-27 3091
474 6시 14분 현재 450표 차이,,, 투표 열심히^^ [4] ^^; 2002-12-27 3091
473 겨울연가에서 유진의테마를 핸펀벨소리로 받을수 있는곳없을까요? [1] 눈팅팬 2003-01-01 3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