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장작불...

조회 수 3093 2002.06.11 19:43:54
토미
     하늘 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단 5분, 그래, 5분만 오신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으로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도 하고, 젖가슴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싶다.

     숨겨놓은 세상사를 딱! 한가지만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고 싶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동화작가 정채봉님은 아주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었답니다. 한 평생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어머니에 대한 글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은 타오르는 장작불과 같습니다.
     장작더미에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면
     불이 활활 일어 열을 내서 따뜻함을 주고,
     빛을 내어 주위를 밝힙니다.
     그러나 공기가 부족하면 장작더미는 열과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을음과 연기만 냅니다.
     그을음은 어둠을 주고, 연기는 사람의 눈을
     맵게 하여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완전 연소와 불완전 연소의 차이입니다.

  이중표 목사님의 <하늘을 품은 마음>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랑의 장작불을 활활 타게 하는 것은 뜨거운 정염(情炎)이나 집착이 아닙니다. 자칫 그랬다가는 화상(火傷)을 입히거나 그을음만 내기 쉽습니다. 성을 잘 내거나 참을 줄 모르는 것도 그을음을 내는 나쁜 공기입니다. 온유(溫柔)함과 오래 참음, 이 두 가지가 사랑의 장작불을 활활 아름답게 오래 타게 만듭니다.
  누군가를 마음에 품는다는 거... 마치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는 사랑의 장작불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뭇잎들은 왜 강 아래로 내려가지요?"
     은빛연어가 신기해하면서 묻자,
     "그건 거슬러 오를 줄 모르기 때문이야."
     하고 초록강이 말했다.
     "거슬러 오른다는 건 또 뭐죠?"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이지.
     꿈이랄까, 희망 같은 거 말이야.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

  안도현의 <연어>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맞습니다. 꿈과 희망이 있어야 거센 강물을 거슬러 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필요한 게 있습니다. 용기와 체력(體力)입니다. 어떤 장애물과 상처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이를 뒷받침할 체력이 없으면, 거슬러 오를 꿈도 희망도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안도현의 <연어>속에서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연어들이 알을 낳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알아. 하지만 알을 낳고 못 낳고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고 좋을 알을 낳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쉬운 길을 택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어린 연어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할 것이고, 곧 거기에 익숙해지고 말 거야. 그러나 폭포를 뛰어넘는다면, 그 뛰어넘는 순간의 고통과 환희를 훗날 알을 깨고 나올 우리의 어린 연어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쉬운 길 대신에 폭포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 뿐이야.'

  지은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괜찮은 詩가 있습니다.

     그 사람

     작은 바람결에도
     멀리 흔들리는
     아주 작은 풀잎같이
     얇은 산그늘에 붙잡혀도
     가지 못하는 풀꽃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네
     부모님과 동네 사람들이 지어 준
     작은 강마을 작은 흙집에서 살며
     그 집 그 방에 달빛이 새어 들면
     달빛으로 시를 쓰고
     해와 달이 별과 사람들이 찾아와
     밥 먹고 놀고 잠자고 가는 집
     아침에 새들이 불러 잠 깨우면
     아침 이슬을 털며 들길을 가고
     이슬이 옷깃을 적시면 무거워 쉬고
     눈 맞으면
     어깨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사람
     아, 가진 것이 별로 없어서
     이 세상을 다 갖고
     이 세상에 꽃 다 져도
     늘 피는 강길 산길 들길을 가진 사람
     긴 고독과 오랜 적막과 고요를 가진 산이 되어
     어린 산들을 데리고 걷는 사람이 있다네
     작은 바람결에도
     멀리 흔들리는
     아주 작은 들꽃같이
     산그늘 끌어다 덮고
     꽃같이 행복하게 그는 산다네
     그 사람 그런다네

  낮에 분당에 갔다오는 길에 차창 저 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을 보았습니다.

     차갑고 굳은 것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에 생명력이 넘치는 법입니다.
     생명 없는 광물질은 차고 딱딱하지만 살아있는 모든 것은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나무도 껍질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 죽어 가는 고목이 됩니다.
     부드럽고 연한 가지에서 푸른 잎이 움트며,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맺힙니다.

  <스타지우>에 오시는 님들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자신에게 넘치는 생명력을 주위에 있는 이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면 합니다.

  '장 파울'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것을 단 한번밖에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 번 뿐인 삶... 멋지게 사는 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기분 좋은 저녁 되세요.

  p.s. '지우'라는 이름을 가진 분의 생일이 오늘이란 것을 글을 다 쓰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지우'라는 분만 축하하는 거 같습니다.
  제 친구중에는 자기의 생일이면 자기를 낳아준 부모님에게 꼭 선물을 하는 이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만나 자기를 낳아주지 않았으면 이렇게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없었고, 좋은 옷을 입을 수도 없었고, 그리고 지금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친구의 이유입니다.
  물론 그 친구 부모님이 그를 낳아주지 않았다면 저처럼 좋은 친구도 만날 수 없었겠죠.(?)
  그래선 저는 제 친구처럼 '지우'라는 이름을 가진 분도 부모님에게 먼저 감사했으면 합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애들의 백일을 챙겨주는 이유도 애들보다는 산모가 애 낳느라고 고생했다고 해서 챙겨주는 거라고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전 '지우'님보다는 부모님에게 축하를 드리고 싶네요.
  따님 잘 키워서 행복하시겠다고 말입니다.


댓글 '3'

앨리럽지우

2002.06.11 19:57:50

토미님.. 안녕하세요.. 좋은 저녁이네요~ 언니에게 축하 글 쓰고선 님의 글을 읽으며.. 저랑 비슷한 맘을 품는 분이 계시단 사실에.. ㅎㅎ 저두.. 늘 생일축하할때.. 그 부모님들께 감사드려요~ 우리들을.. 이땅에 낳아주신.. 부모님들께 그 고마움을..어케~ 다.. 표현할 수 있을지요~

sunny지우

2002.06.11 20:03:40

맞아요.토미님 ! 전에 주일학교 학생중 한명이 자신의 생일에 부모님께 오히려 선물을 한 학생이 있었어요. 저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우-그녀가 부모님께 저 낳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선물도 해 드렸으면 좋겠네요.

세실

2002.06.11 22:40:07

아마 지우님도 그러셨을것같은데...토미님도 멋진 삶 행복한 삶 만들고 계시죠? 매일매일 좋은 날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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