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조회 수 3040 2002.06.11 23:44:06
아버지는 언제나 제게 무서운 존재셨습니다..
늘 엄하시고 묵뚝뚝하셨으며 지금까지도 제겐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이주전 저의 미둔한 생각으로 실수를 저질른 것이 지금 아버지를 너무나 힘들게 했습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고 했던가요..
아버지가 제일 싫어 하시는게 거짓말인것을 알면서도 딴에는 혼자서 해결해 보겠다고
이미 상황을 다 알고 계셨던 아버지께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의 행동에도 실망을 하셨던 터에 제가 거짓말 까지 했으니..아버지께서 불같이 화를 내셔도
저는 할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한 거짓말에 대해 무척 혼이 났습니다..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저의 미둔했던 행동에 대해서도
크게 혼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갑자기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냐는 식의 말을 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은 이게 아닌데 하면서.. 갑자기 가슴이 막 저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소설이나 글에서 가슴이 뭉클한다고 하죠.. 저는 그걸 느꼈습니다..
가슴이 정말 뭉클하더군요...
언제나 늘 자식들을 위해 희생 하시고 아까워 하지 않으시며 늘 뒤에 물러나 계시기만 했던 아버지..
아버지의 피와 땀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못난 딸을 게다가 실망까지 안겨드린 이 못난 딸을
아버지는 이미 마음속에서 용서를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더 엄하게 더 무섭게 구셨던 아버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아버지 반생의 연극이었음을 이제서야 저는 깨닳았습니다..
바보같게도 말이죠...바보같이..
가끔은 나는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워 하고 혼자 고민과 생각에 빠지고 아버지의 사랑을 그토록
원했던 저는.. 이 바보같은 저 역시도 지금까지 계속 쭈욱 아버지께 사랑을 받고 있었던 것이었습니
다. 제가 너무 늦게 깨닳은 것이지요..
그동안 제가 너무 못되게 굴긴 굴었나 봅니다.. 어찌나..눈물이 나던지...
아마도 이 눈물이 그간의 제 못된 것들을 다 씻어 주리라 생각해서일까요..
눈물이 멈추지 않는 건 왜일까요..
지우언니의 생일인데.. 좋은 날인데..이런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너무나 미어져 오는 마음을 어디다 표현할 길이 없어... 이렇게 글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죄송해요..

댓글 '10'

김문형

2002.06.12 00:19:12

명이님. 엄마의 사랑보다 표현하지 않는 아버지의 사랑이 깊이가 더하다지요. 어느날 문득 굽어지신 허리를 보며 절로 눈물 날때가 있어요. 부모님의 자리 정말 계셔만 주셔도 감사한거 같아요. 넘 속상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사랑 아셨으니까 앞으로 더 잘해 드리세요.

이지연

2002.06.12 00:37:46

명이야 맘이 많이 아팠겠구나...언니도 한땐 아빠가 제일 무서웠단다...그런데 요즘은 아빠가 제일 안쓰럽다...나이가 드셔서도 그렇지만 우리를 위해 사셨는데 우리가 해드릴수 있는것이 너무 없다는생각을 하거든....부모님은 항상 우리에게 큰걸 바라시진 않아 그냥 우리가 항상 편안하게 사는 모습만으로도 효도가 될수있다는것을 요즘에야 언니도 알았단다...명이야 그먄 울어라

sunny지우

2002.06.12 02:41:29

명이야!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된 것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부녀간의 관계는 딸에게 이성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주고 또한 결혼에서 남편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신앙적으로 하나님아버지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단다.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으니 얼마나 값진 일이니...명이도 곧 사랑할 수있게 되겠네.... 남자친구의 순수한 사랑을 왜곡하지않고 이제는 받아드릴 수 있게 될거다. 왜냐하면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 되었기 때문에 가능 한것이다.

바다보물

2002.06.12 08:31:38

명이야 그래서 힘들어했구나 그래도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됐으니 좀 다행이라 해야하니? 우리 아버진 큰딸인 내가 시집 갈 때 얼마나 우셨는지 몰라 난 엄마의 눈물보다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더 맘이 아팠단다 그런거 같애 아버지는 큰 산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날 지켜봐주고 계신것 같애 명이야 아버지 많이 사랑하지? 우리 명이 빨리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운영1 아린

2002.06.12 08:45:14

어릴땐 너무나 커보였던 아빠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도 작게만 느껴져 언제나 가슴이 아리답니다..명이님..아빠 꼭 안아드리세요..팔짱 끼고 데이트도 하시구요..너무 맘아파 하지 마셔용

온유

2002.06.12 08:59:34

명이님 미워..아침부터 날 울게하구..얼마있슴 아버지 제사에요 늘 이맘때 쯤이면 살아계실때 잘해드릴껄 하는 뒤늦은 후회로 가슴한켠이 저려옵니다 명이님 지금부터라도 잘해드리면돼요 그래도 전 명이님이 부러운데요 든든한 아버지가 계시니까...

이정옥

2002.06.12 09:46:16

나에게는 아버지란 단어가 무지 낯설담니다 아주 어릴때 돌아가셨거든요 아버지에 넉넉한 정도 따뜻한정도 저에게는 꿈인걸요 후회라도 해보고 싶지만 ...멍이씨가 정말 부럽네요 아버지가 계시니까 오늘은 깊숙히 넣어둔 빛뱌랜 아버지 얼굴을 봐야겠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부모님께 효도하세요~~

현주

2002.06.12 14:01:55

명이야.........^^ 힘내렴...^^ 니가 이미 그리 고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넌 이번에 뿐만아니라 늘 아버지께 잘할 이쁜 딸 같구나.. 힘내~ 화이팅~

명이

2002.06.12 15:39:29

언니들.. 정말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어젠 정말 감정이 북받쳐 올라 이렇게 글을 올려 놓고는 오늘은 왠지 괜한 일이었나 싶어 지울려고 들어왔었습니다.. 그런데 언니들의 격려글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찡하고 너무 든든했습니다.. 언니들의 이런 격려 덕분이었을까요~? "소비자 보호원"에서 이 일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혼자서 애태우고 속상해 왔던 그 모든것들이 서러움으로 바뀌더니 눈물이 어찌다 나던지요... 정말로 감사드려요~ 언니들의 이 격려가 제게 이런 행운을 가져다 주었나 봅니다.. 지금은 너무나 기쁩니다.. 그리고 저는 행운아 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든든한 가족들을 얻었으니까요~ 그렇죠~?

명이

2002.06.12 15:44:07

그리고 제가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을 얻었다면..아버지의 깊디 깊은 사랑입니다... 이 일로 저는 마음에 상처도 받고 힘들었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었으니.. 게다가 일까지 잘 해결이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언니들 그리고 가족모두 사랑해요... 진심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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