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미안 했었어요....[편견]

조회 수 3035 2002.09.06 22:36:43
코스

5월 끝 무렵 하루 사무실 좀 지켜달라는 부탁에 컴퓨터 앞에서 나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전화가 왔었어요."지금 그쪽 사무실로 물건 하나 가져 가는데 사무실 위치가 어떻게 돼죠?"

퀵서비스 하는 사람이었어요. 자세히 설명하고 수화기를 내려 놓는데........
왠지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진 듯한 목소리였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낮에도 술 마시고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배달하는 사람이...
혀가 꼬부라질 정도로 마시다니....' 그사람이 무척이나 한심스러웠고,
그런 사람에게 물건을 맡긴 거래처 까지 못마땅해지기 시작했어요.

30분쯤 뒤다시 전화가 왔어요.한번 더 설명을 해달라고 그의 목소리는 역시나....
술에 잔뜩 취한 듯했고. 난 차라리 내가 직접 나가서 받는게 낫겠단 생각에...
"어디예요? 제가 직접 갈께요!" 하며 쏘아 붙였어요.

배달원은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다른 쪽을 보며 두리번거리고 있드라고요.
그런데 잠시 뒤 내쪽으로 고개를 돌린 그를 본 순간 깜짝 놀랐어요.
그는 내가 상상했던 술에 찌든 배달원이 아니라 20대 후반의 뇌성마비 장애인이였어요.

나는 할말을 잊은채 눈 인사만 나누고 물건을 얼른 건네 받고 돌아왔어요.
사무실에 돌아와서야 그 배달원 이마에 맺혔던 땀 방울이 떠 올랐고...
물이라도 한잔 드릴걸 하는 후회가 생기면서 나의 오해와 편견에 부끄러웠어요.

그에게 직접 실수를 하진 않았지만 귀에 들리는 목소리 하나로 그를 판단해 버린...
내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해..지금도 내내...마음 한곳에 남아있어요.
오늘 울 아들이 한달에 두번 봉사활동 가는데가 있는데...
뇌성마비 장애인이 많았다는 말을 듣고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그에게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댓글 '7'

찬희

2002.09.07 04:04:44

오해는 사과하는게 아니라잖아요...(지우님께서)... 그런 코스님의 따듯한 마음 잘 읽고 가요... ^^

drjc

2002.09.07 06:34:42

아...그 분이 다시 오시는 날이 있을거예요...그러면, 잘 해 드리세요. 그럼 기분이 좋아지실거예요...좋은하루 되십시오.

초지일관

2002.09.07 08:49:22

그렇죠..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동물이.. 편견으로 가득차 있다는 거.. 요즘에 아주 많이느끼거든요... 가슴으로 느끼는 거 보다.. 머리로 먼저 판단해 버리는.. 코스선배님.. 선배님 말씀 듣고.. 오늘만은 편견을 버리고 지내볼까해요~ 좋은 주말 되세요....(n.n)

이지연

2002.09.07 08:50:38

코스언니 참 맘이 찡한얘기다 우리도 살다보면 많은 편견과 선입견이 있어... 사실 뒤돌아 생각하면 백지장 하나 차이인데 말이지... 언니 오늘은 줄거운 주말 ...좋은 주말보내고 더 나은 언니글을 기대하며... 근데 모가 더 나은글이지?

봄비

2002.09.07 09:36:26

지연씨 반~가 ..코스님 가슴찡하죠..우린 언제든지 장애인이 될수 있다는 사실 육체적인 장애보다 정신적인 장애에도 큰 관심을 보여야 할텐데..코스님 이제부터 우리 벗님이라고 부르면서 지내요.이쁘죠..

바다보물

2002.09.07 10:43:10

코스언니 나두 그래요 목소리나 그사람의 외모로만 평가를 하지요 반성 많이 해야겠어요

달맞이꽃

2002.09.07 11:57:00

우리시장에 한쪽 귀퉁이에 조개 파는 할머니 매일 경비원에게 구박 받으면서도 끈기있게 잘두 버티셨는데 어느날 부터 안보이시데 ,,알고보니 빌딩이 두채레 ,,,사람들이무시해도 그냥 허허~~교회에 십일조두 몇십만원씩 꼬박 꼬박 ,,옷두 남루해서 사람들이 깔보구 말두 반말로 ~~알고보니 알부자 할머니 ㅠㅠㅠㅠ코스야 난 안그랬어 언니는 깍지도 않았는걸 ㅋㅋㅋ자수해야지 ㅎㅎㅎ편건이란 정말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중에 제일 나쁜 인성인거 같애 ㅎㅎㅎㅎㅎㅎ많이 반성하며 사는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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