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년전...

조회 수 3091 2002.10.08 23:27:04
토토로
안동대 박물관에서 공개된...459년전 고성이씨 분묘에서 발견된
이응태의 부인이남편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이라고 하는데 표현이 오늘날 보다 훠~~ㄹ씬 세련된 것 같군요.

오~~! 놀라워라.
우리남편은 죽어서도 이런글 못 받아볼겨~~~ㅠㅠㅠ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살라고 나 버리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은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당신께 이렇게 말하고는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어엿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하여 그때를 생각하지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건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는 잊을수가 없고,서러움 한이 없어요.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하고 당신을 그리워 하며 살수 있을까요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 속에서 당신 말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당신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R>
내 뱃속의 자식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건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그곳에 가 계신것 뿐 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이만 적습니다.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보여 주시며 말해 주세요.

꿈에서 당신을 볼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지만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1586) 유월 초 하룻날 아내가-


























김수철-삶과죽음(대금-박용호)



댓글 '2'

꿈꾸는요셉

2002.10.08 23:47:44

가슴시린 사랑... 눈물 겹습니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 어떤 걸까요? 가끔 흰 도화지에 함께 색으로 메꿔 가는 남편을 생각해 봅니다... 많은 것 중에 오직 하나.. 후회없이 사랑하기

달맞이꽃

2002.10.09 17:58:59

가깝다는 이유로 매일 얼굴 본다는 이유로 소중하다는 생각을 잊고 사는군요 ,,지금에 제 모습이기도 하구요 ,,알면서도 잘 안되는걸 ..방금 후회하다가도 ,,돌아서면 잊어 버리겠지요 후후후~~부부간에 인연~~오늘은 많이 생각해야겠어요 ..아주 많이 ~~토토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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