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하여

조회 수 3076 2002.10.22 11:38:52
온유




    
< 누군가를 위하여>
             -김광규-


예컨대 자기의 남편을 위하여
아들딸을 위하여
어버이와 형제자매를 위하여
또는 병든 마음과 헐벗은 몸을 위하여
쫒기는 사람들과 억눌린 이웃들을 위하여
오로지 남을 위하여 살면서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너무나 무심했던
당신이 갑자기 떠나갔다
당신의 웃음짓던 환한 모습
당신이 앉았던 풀밭의 움푹한 자리
당신이 쪼이던 가을 햇볕
당신이 부르던 정다운 목소리
모두 그대로 남겨놓은 채
혼자서 훌쩍 사라졌다
물이 되어 한강을 건너고
구름이 되어 북한산 연봉을 넘어서
서북쪽으로 날아가버렸다
어쩌면 몽고의 어느 초원에 풀을 눕히는
바람이 되었을 당신
또는 별이 되어 밤새도록
어두운 지붕들을 내려다볼 당신
아니면 안개가 되어
우리를 포근히 감싸줄 당신
당신을 나는 때때로 바라보기만 했는가
당싱을 우리는 그저 떠나보내기만 했는가
당신이 입던 옷을 정리하고
당신이 남긴 돈을 은행헤서 인출하고
당신이 오고 가던 길을 걸으며
당신이 언제가 다시 나타날 것만 같아
우리는 자꾸만 되돌아본다
한없이 당신을 그리워하며 이제야 우리는
조금씩 달라지려 하는가 저마다
말없이 당신을 닮아가려 하는가


우리 부부가 함께 좋아하는 노래에요

여러분도 가사를 음미하면서 함께 들어보세요~~~~





댓글 '7'

세실

2002.10.22 12:48:23

온유~ 언니 잘 읽고 잘 듣고 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간다. 탱큐^^

찔레꽃

2002.10.22 13:31:58

친구에게 부인을 빼앗긴 뿔 엘뤼아르 의 살을 도려내는 아픔의 상처도 크겠지만...달리와 갈라의 운명적인 사랑이 하루종일 저를 지배하더니만...문득.노희경 작가가 생각나네요...가족의 죽음을 겪고 난 후 가족의 의미를 알았다는 말이...모든 게 그대로인데...한 사람이 없어진 허무함... 유진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찔레꽃

2002.10.22 13:43:02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날씨도 추워지는데.. 가깝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함부로 하지않고 더욱 더 사랑의 맘을 표현해야겠어요...님... 좋은 글 감사하구...따뜻한 커피 잘 마시고 갑니다...좋은하루 되시길~~~^ ^

sunny지우

2002.10.22 15:15:05

온유! 마침 컴에 앉아 차한잔 하려고 했는데...일어날 필요 없구나..고맙다. 고마워...

달맞이꽃

2002.10.22 17:57:41

온유야 고마워 ,,막 외출하고 컴에 앉았다 ,,오늘 시 아버님 생신이셨거든 ,불고기 해먹고 코피를 못 마시고 왔어 ,바빠서 ,,마셔야 겠다 ,온유가 온니맘도 헤아리고 ,후후후..노랫말도 가슴에 와 닿고 노래는 가슴을 파고 든다 ,,어머니 생각이 문득 나서리 ,그리운 어머니가 많이 보고싶네 ,,우리어머니 ~~~만나고 헤어지고 ,그래서 그리웁고 ,,도 하루가 저무는구나 .온유야 잘 마셨다 ,고마워^^*

바다보물

2002.10.23 07:28:51

온유야 커피가 막 날아다니네 ㅋㅋㅋㅋ고마워 추운날 따뜻한 커피라....

들국화

2002.10.23 09:29:10

온유님, 맛있게 커피 한 잔 하고가요.....피치대개봉 하면 꼭 보겠지요.....그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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