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명의 아내를 둔 남자(펌)

조회 수 3183 2002.11.09 09:32:04
온유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과도 같습니다.
  
      셋째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때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릴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째 아내는 육체를 비유합니다.
      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하기가 성과 같았던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릴 것이니까요.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던 마음이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요,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 다니던 밝고 환한 길이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댓글 '4'

꿈꾸는요셉

2002.11.09 11:56:26

온유님의 글... 많은 생각을 하며 보았습니다... 다른 한번 뒤돌아 보며... 열심히 후회없는 삶이 되도록.. 오늘 하루도 충실히... 예쁘게... 아름답게... 사랑스럽게... ㅎㅎㅎㅎ 온유님 감사

달맞이꽃

2002.11.09 16:08:16

온유 ,,잘있었니? 요새 부산 아지매들이 .잘 안보이네 ..어디 아픈건 아닌지 ,궁굼 했다눔 ,,,어떤 마음으로 ,어떤 집을 ,짓고 ,사는냐에 ,,내가 ,세상에 없을때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 ,,알게 된다는말 ,마음에 남는구나 ,,보다 열심히 ,,우리 그렇게 살고 ,있는거 ,맞지? ,,순리대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말 .....온유 ,,주말 잘 보내고 ,,^^**

코스

2002.11.09 17:47:27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줄 모르고,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에 감동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어... 온유야...글 잘읽고간당..즐거운 주말을 보내라.^^*

봄비

2002.11.10 11:55:32

반~가~워 잘지내고 있지 .. 부산 아짐들의 열성 거 무~써 ~~워 ! 아무튼 화~이~ 팅 이야 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7060 예전 동영상을 보고 뽀뽀해주고 싶은 마음에... [10] Jake (찬희) 2003-02-05 3118
7059 쪼그만...얘기 (펌) [3] 바다보물 2003-02-14 3118
7058 &lt;사설&gt;그럼에도 안티지우를 꿈꾼다... &lt;5.가족 스타지우&gt; [8] 꿈꾸는요셉 2003-02-18 3118
7057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 드래곤 (--) (__) 2003-02-20 3118
7056 바람개비 지우~! [5] 나나 2003-02-18 3118
7055 넘 올만이라 낯설기까지 하네용 [12] 바다보물 2003-02-26 3118
7054 최지우 배용준 日안방 공략 [1] 스포츠서울 2003-03-27 3118
7053 `아날'의 연수와 민철이 -포토샵 영상시 ( 게시판 업그레이드 합니다) [11] sunny지우 2003-04-08 3118
7052 무거운 마음으로............ [26] 운영자 현주 2003-04-19 3118
7051 그때그때 주어진 숱한 문제를 풀어간다는 것이.... [4] 코스 2003-04-29 3118
7050 아름다운 그들을 기억하며... - 아날19회 (동영상 내렸습니다........) [6] 운영자 현주 2003-05-03 3118
7049 겨울연가 part-3 wafom 2003-05-07 3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