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없이 쓰는 여섯 번째 글...

조회 수 3110 2002.11.11 21:21:38
토미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안거든
     그에게 온 몸을 내맡기라.
     비록 그 날개 안에 숨은 칼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할 때는 그 말을 신뢰하라.
     비록 북풍이 정원을 폐허로 만들 듯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뒤흔들어 놓을지라도.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랑은 항상 고요한 바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갈등의 파도, 고통과 상처의 폭풍이 무시로 몰아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혼자만 남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랑이 부른다면 답해야 합니다. 파도와 폭풍 뒤에 오는 휴식과 평안, 더 큰 희망과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 신경림의 詩중에 '갈대'라는 시가 있습니다.
  창문을 때리는 바람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커피 한 잔과 이 시가 생각이 납니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an Y Morales'의 <세상을 보는 지혜>를 보면 저절로 무릎을 치게 만드는 수많은 잠언箴言과 만나게 됩니다.

  변화 있는 스타일을 가져라. 남들의 관심을, 특히 적의 관심을 흐트리기 위해서는 가끔 모양을 바꿔라. 계속 같은 방향으로 날고 있는 새는 맞히기는 쉬우나 방향을 바꾸는 새는 맞히기는 어렵다.
도박꾼은 결코 상대방이 기대하는 패를 내놓지는 않는다.

  --- page.24

  <세상을 보는 지혜>
  선택할 줄 알라. 인생의 전부가 이에 달려 있다. 거기에는 좋은 취향, 옳은 판단이 필요하다. 학식도 이성도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선택이 없이는 완전함도 없다. 선택은 그 자체 안에 선택을, 그것도 최선最善의 것을 선택할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풍요롭고 노련한 정신, 예리한 이성, 학식, 신중함을 지닌 사람들도 선택에 이르러 파멸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일부러 그른 길을 가려는 듯 늘 최악의 것을 선택하곤 한다. 그러니 올바른 선택의 재능이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준 가장 위대한 재능 가운데 하나이다.

  --- page.45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일이 우리를 버리기 전에 우리가 일을 버리는 것은 지혜의 한 원칙이다. 종말에 임박해서도 승리를 준비할 줄 알라. 태양도 때로는 아직 빛을 발할 때 구름 뒤로 숨으며, 그렇게 하여 자신이 지는 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태양이 졌는지 아닌지를 모르게 하기 위함이다.

  --- page.79

  자신의 주요한 결점을 알라. 자신 속에 훌륭한 장점과 이에 반하는 단점을 갖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이것이 나쁜 습성이 되면 독재적인 힘을 갖는다. 그러니 신중히 그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자신의 큰 결점을 확실히 아는 것이다. 스스로 주인이 되려면 자신을 철저히 알아야 한다. 우선 자신 속에 있는 나쁜 주동자를 굴복시키면 다른 것들도 자연히 자신을 따를 것이다.

  --- page.135

  한마디로 성자가 되라. 이것으로 모든 얘기는 다 한 셈이다. 미덕은 모든 완벽함을 묶어주는 끈이며 행복의 중심이다.

  미덕은 인간을 이성적이고 신중하고 지혜롭고 분별력 있게 하며 현명하고 용기 있고 사려 깊고 정직하고 행복하게 만들고 다른 이의 호감을 사고 진실되게 하여 그를 모든 점에서 영웅답게 해준다.

  세 가지의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것은 성스러움과 건강함, 그리고 지혜이다.

  미덕만이 진지한 것이고 다른 모든 것은 헛된 것이다. 미덕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미덕을 지닌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사랑을 받으며 죽은 후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 page.176

  행복한 자와 불행한 자를 식별하라. 그리하여 행복한 자를 곁에 두고 불행한 자를 멀리 하라. 불행은 대개 어리석음의 대가이며, 그에 가담하는 사람에게 가장 거세게 전염되는 질병이다. 아무리 적은 재앙도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된다. 그 뒤에는 언제나 더 크고 많은 재앙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졸립니다.
  며칠동안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집에 오니 몸이 알아서 저절로 피곤하다고 반응합니다.
  이래서 집이 좋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창문너머로 부는 바람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모두 따뜻한 저녁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쉬세요.


댓글 '5'

초지일관

2002.11.11 21:27:28

고등학교때.. 저를 흔들었던 글들입니다.. 감회가 새롭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토미님도 좋은 저녁되시길 바라며..

sunny지우

2002.11.11 21:34:58

토미님! 반갑습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성스러움과 건강함과 지혜...정말 값진 거군요.

온유

2002.11.11 21:52:20

바쁘게 살다보면 핑계 아닌 핑계겠지만 한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한시간의 잠이 더 좋을때가 많았습니다.토미님의 글을 읽으면서 얻어진 작은 뉘우침이 시한편 소설 한줄도 깊게 생각하면서 읽게 만듭니다..토미님..편안한 저녁 되세요

바다보물

2002.11.12 07:37:30

토미님의 글을 읽다 보면 맞어 책을 많이 읽어야지.....하지만 현실은 그런걸 허락하지 않을 때가 많답니다 아이들 뒷치닥거리에 집안일에,....모르죠 어쩜 다 핑계인지도.....좋은 하루 되세요~~~~`

달맞이꽃

2002.11.12 07:59:39

토미님 바람이 많이 차네요 ...천리안 처럼 ..지혜로운 눈을 .가질수는 없는 것인지 ..그럼 .헛된 욕망을 꿈꾸지는 않을 텐데요 ..토미님 글을 읽고 문득 생각나서요 ..항상 건강 하시길 바래요....좋은날 되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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