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에 국화가 풍성한 계절입니다. 노란국화 한 다발과 향기가 좋은 연보라빛의 국화를 한 다발 샀습니다. 꽃병에 꽂기 위해 꽃대에 붙은 잎사귀들을 떼어낼 때 나는 그 풋풋한 향이 참 좋네요..^^

부산가족들의 생생한 후기... 정말 재미있게 잘 보았어요. 읽는 동안 더불어 많이 행복했습니다. 수고 많~으셨구요, 이런 기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일요일날 송년모임이란 이름으로 몇 안되는 친구들과 만나 점심 식사 후 강남의 씨티극장에서 다시 한 번 <피아노치는 대통령>을 보았습니다.
서울극장에서 처음 볼 때는 여러님들과 마찬가지로 많이 설레이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안성기...  ...최지우라는 글자로부터 잘 보기 위하여 두 눈을 부릅뜨고 보기 시작했지만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려서?...^^ 못내 아쉬웠었습니다.

점심식사 후...
친구들 : 만난 지 15년 된 예전의 직장동료들. 지금까지 만나는 친구들은 나를 포함하여 모두 6명. 나만 홀로이고 모두 결혼하여 아이들 때문에 일년에 한번씩밖에 모이지 못하고 있음. 그것도 일년 중 화창한 날씨 다 놔두고 추운 겨울 중에도 연말에만 만나는데, 그 날은 특별히 남편의 허락?을 받고 느긋하게 놀다가 갈 수 있다고 함. 하지만 지하와 지상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 울리지 않으면 걸고 있는 아줌마들임..^^ 아이들은 중학생부터 세 살까지 다양함.

친구 1(일명 서울깍쟁이,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그것을 실천한 사람과 결혼함) : 점심도 먹었고 이제 뭐할까?
나 : 영화 봐야지. 오랜만에 만났는데 영화 한 편 봐야지. 안그래? <피아노 치는 대통령>..^^  
친구 1 : 나도 보고 싶었는데... 오늘 일요일이라 매진되지 않았을까?
친구 2(일명 쌈닭... 목소리가 커서 그냥 말하는 것도 싸움하는 것처럼 들림..^^) : 무슨 영화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나 하자.
나 : 안돼! 오랜만에 만났는데 영화 봐야돼!돼!돼! <피아노치는 대통령>
친구 3(나보다 더 조용한 친구. 그냥 평범한 이름으로 불림) : 얘 최지우 좋아한대. 최지우 나온다고 꼭 봐야된다고 난리야.
친구 4(일명 문둥이 가스나-경상도가 고향으로 이 친구가 가장 잘 쓰는 말임) : 니 최지우 좋아하나?
나 : 응!
친구 5(일명 고아원 원장님-애가 셋이라고 문둥이 가스나가 붙여준 별명. 못보는 동안 얼굴도 동그랗고 몸도 동그래져서 정말 원장님 같음. 막내가 이제 세 살임) : 일단 가보자.

강남 씨티 극장 앞.
영화 상영 40분 전인데 빨간 두글자가 아니고 하얀 세글자가 보임.
순간! 난 조금 아쉬웠지만 친구들은 기뻐함. 매진이 아니어서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아무래도 해리포터의 영향 같음.. 해리 포터는 빨간글자가 주루룩...ㅠㅠㅠ

그래서 표를 사고 대기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던 중.
평소 만나면 연예인 얘기... 드라마 얘기... 영화 얘기 거의 안함.
다들 자기 사는 얘기... 자기의 삶의 무게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친구들의 동의를 구하느라 정신없음..(특히 쌈닭-그날의 하이라이트 : 니들이 세상을 알어?)
친구들 만나고 집에 오다 생각해보면 오로지 쌈닭 목소리만 머리에서 쟁쟁쟁 울리고 있음.  (쌈닭 이외의 친구들의 종합적인 의견임) 아직도 쟁쟁함. 니들이 세상을 알어? (그후 내가 세상을 알고 있나 많이 생각중임)..^^

영화 시작 10분전... 대기실...  
나를 보며...
친구 4와 2 : 야, 우리 볼 영화가 외국영화가? 한국영화가?
나와 그외 친구들 : 띠~용~ 순간 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거 같음. ????? ㅍㅎㅎㅎㅎㅎ (순간 속으로 에구에구 이 친구들과 계속 친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음)
나 : 아까 최지우 나오는 영화라고 했잖아? 너 최지우가 외국인 인줄 알았지. 저기 뭐 홍콩이나 중국 이런데... ㅎㅎㅎㅎㅎ
친구 4 : 아~ 맞다. 최지우 나오는 영화랬지.. ㅎㅎㅎㅎㅎ

극장 안은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영화 시작하기까지 거의 다 찼음. 우린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나란히 여섯명이 앉았음. 휘~이 둘러보니 우리 앞자리 여섯자리 빼고 모두 꽉 찼음.
그래도 기분 좋았음.
친구들 : 사람들 많네! 영화 재밌나봐!...

안성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츠츠츠츠 지나가고...
////////////////최지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츠츠츠츠 지나가고...
지우님의 팬을 자처하며 친구들을 오른쪽에 주~욱 앉혀놓고 영화를 보자니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역시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기 시작했지요. 좀더 잘 보기 위해서..^^

조금 시간이 지나자 친구 1이 제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최지우 이쁘다! 이쁘지? 그치? 응? 응? ㅎㅎㅎㅎㅎ (친구야.. 그걸 이제야 알았어? 좀더 냅둘까 하다가 다음 상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까하여 속으로 조금 즐기다가 대답해줌. 응!)
영화 끝에 쯤에 청바지 입은 모습이 나오니 또 속삭입니다. 야~ 최지우 다리 길다. 엄청 기네.
이 친구는 영화는 안보고 지우님만 봤나봅니다..^^
영화 보는 내내 특히 친구 4(외국영화가? 했던 친구)의 웃음소리가 극장안을 수놓았다는 얘기가 전해져 옴. 나중에 들어보니 조용필 노래까지 흥얼거렸다고..^^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곧바로 영화를 본 친구 12345..
좀 현실성이 없지만 재밌다고 하더군요. 심각하지 않고 깔끔한 이런 영화가 좋다고.
친구 4 : 얼마전에 비밀봤어.. 아 머리아파 죽는 줄 알았다아이가. 엄마가 됐다가 딸이 됐다가 이기 뭔 짓이고..^^ 난 이런 영화가 좋더라. 그냥 가벼운 맘으로 기분좋게 볼 수 있는 영화..
친구들 : 영부인... 음... 그거 괜찮겠다. 음.. 우리나란 역시 안되겠지? 대통령들 나이가 너무 많아..^^

역시 처음 볼 때보다 더 재밌더군요. 인물들에 정이 들어서인가?
한번 더 보면 더 재미있을까요? 기회를 보고 있는데 그 기회가 와 줄지...^^
물론 조금 황당한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냥 가볍게... 부담없이 보면 좋을 듯 합니다.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영화가 끝나고... 호프집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챙챙챙챙~(무슨 소린지 아시죠? 절대 칼싸움 소리 아님)..^^
남편 흉보기 시간... 친구 4는 남편 흉이라고 열심히 얘기하지만 듣는 이는 모두 자랑으로 들어서 왕따가 될 뻔함..^^
학부형들이다보니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참 벌이다가...
어린학생들의 조직이 위험수위에 있다며 걱정하고
아직 어린아이를 두고 있는 친구들... 얼굴 표정이 어두워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키워가나 걱정 걱정 앞이 캄캄하고..
나홀로 인 나... 술마시면 앞이 캄캄해져서 걱정이고...^^

노래방에서...
트로트와 발라드와 간간이 민요?(예전에 모두들 가요들을 때 우리들의 비웃음에도 굳건하게 혼자 이어폰 끼고 민요와 가야금 연주를 들었던 친구 5. 처음부터 끝까지 디스코와 아리랑 춤을 묘하게 섞어 추는 어정쩡한 춤으로 일관했음. 웃느라고 혼났지만 그래도 용기가 가상하여 용서함)를 오가며 장장 두 시간을 노래와 춤으로 일관하는 친구1,2,4,5를 보며
참 새삼스럽고 참 놀랍고..^^ 조금은 황당했답니다. 저런 모습을 그동안 어찌 숨기고? 살았을까.. 그동안 어찌 보지 못했을꼬..^^ 친구 5는 아마도 1kg은 빠지지 않았을까..ㅋㅋㅋ
15년 동안 만나오면서 이렇게 열심히 노는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만나면 식사하고, 차 마시고, 영화보고, 집에 갔는데... 나이 탓인가?
일 년 사이에 이렇게 변해버리다니 놀라워라!..^^ 어쩌면 내가 보지 못한 친구들의 본모습인 것도 같고..^^

신나는 트롯트와 민요를 오가면서 한시간 정도 열심히 부르더니...
조금 힘에 부쳤는지 계속 발라드로 일관하더군요.
달타령으로 1월부터 12월까지 죽 훑어가더니...
결국엔 '불효자는 웁니다'를 부르며 어머님이 안계신 친구 1,2,5 눈물 한컵씩 쏟고,
부모님 계시지만 참 그 노래를 듣고 있으니 구구절절 찡해져서 잘 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건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지만.. 실천해야지...^^
내년에는 바보처럼 살지 말자는 뜻에서?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끝으로 노래방을 나왔습니다.

친구1,2,4,5 열심히 노는라 힘들었지만 친구 3과 나.. 더 힘들었습니다.
몸이 맘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탬버린만 열심히 흔들었더니 손바닥도 아프고... 하루가 지나고 나니 어깨도 아프고..^^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관계로 분위기 맞추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친구 1,2,4,5보다 더!더!더! 힘들었답니다..^^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아시는 분이 있으면 가르쳐 주시와~요.^^

노래방에서 너무 심하게? 놀아서 모두들 지쳐가고 있을 즈음...
지금까지 조용히 앉아있던 친구 3... 마지막으로 한마디 합니다.
나 오늘 늦게 들어와도 된다고 했단 말야... 한잔 더 하러가자~...ㅋㅋㅋㅋ
그래서 그 친구 3을 위해 한잔 더 하러 갔습니다.
산소가 들어있는 물이라고 공기방울이 방울방울 들어있는 물 한잔 더 마시고...
그 친구 3... 커피도 아니요, 그렇다고 녹차도 아닌 아이스냉녹차커피... 한잔 더 마시고...
그외 친구들... 비엔나 커피, 맥심커피 한잔 더 마시고 집으로 돌와왔답니다..^^
모두들 힘든 상황이지만 안으로 밖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모두 노력한 만큼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피치대 다시 한 번 봐서 정말 좋았구요,
오랜만에 친구들과도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앞으로는 일년에 두 번 만나기로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답니다.^^
아마도 지우님의 다음 영화도 이 친구들과 또 보게 되겠지요.
오늘 그 친구들의 머리속에 지우님을 확실하게 입력했으니... tv에서든 영화에서든 다음에는  좀더 친근하게 보여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지우님... <피아노치는 대통령> 잘 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라 보면서도 무지 즐거웠습니다.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영화에선 좀 진지한 모습으로 분한 지우님을 보고 싶은 욕심이 벌써 슬그머니 고개를 듭니다.
<피아노치는 대통령>... 서울극장에서 가져온 세 장의 리플릿... 유리벽에 붙여놓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투표하는 날..
모두들 결정 하셨나요? 저는 아직...
시험이든 투표든 찍는 것은 너무 어려워요.
아무튼 피치대 영화에서처럼 노숙자들도 떳떳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리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잘 찍어야 할텐데...
모두들 잘 찍으세요..^^

오늘... 지금 이 순간 스타지우가 여기에 존재함을 감사하고,
스타지우의 존재를 내가 알고 있다는 것에도 감사하며...
새해에는 날새지 않고 글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또다시 알맹이 없이 길게 길게... ...찍고? 갑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꼬리말.....
jwsarang님 잘 지내시죠?  
팬 미팅 때 먼저 일어나시는 바람에 전화번호를 적어두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되네요. 진작에 메모를 남겼어야 했는데...
제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입니다.
보시는 대로 연락주시면 매우 기쁠거예요..^^
019-312-4689, miggjo@hotmail.com입니다.
연락 기다릴께요..^^

댓글 '5'

눈팅팬

2002.12.19 11:07:14

글을 넘 잘쓰시네요. 무지 잼있습니다. 하하...

코스

2002.12.19 11:27:45

그린님...반가워요.!! 님의 멋진 후기 읽으면서 그 장면 하나 하나를 떠 올려보게 돼네요.ㅎㅎㅎ 친구들과의 만남속에 우리 피,치,대가 함께 했단 말이 젤..반가워..ㅎㅎㅎ 휴일 즐겁게 보내용..^^

꿈꾸는요셉

2002.12.19 11:42:51

마음으로 궁금.... 또 궁금... 계속 궁금... 이제야 막힘이 확~ 시원하네요. 맛갈 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자주 뵙고 싶어요.

sunny지우

2002.12.19 18:14:45

그린 동생 ! 감기로 인한 열꽃은 다 없어졌는지? 역시 글 잘쓰는 사람답게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가는구만..시간내서 글 자주 좀 올리게나....올 한해도 잘 마무리 하기를, 내년에는 가장 기쁜 소식으로 써니언니를 놀라게 해주길 기원하겠네..

바다보물

2002.12.20 00:02:30

그린언니 방가방가 아잉~~~언니가 못알아봐서 ㅋㅋㅋㅋ언냐 이렇게 게시판에서 언니를 보면 너무 좋아요 자주자주 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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