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점점 - 브라운아이즈

조회 수 3170 2003.03.11 08:34:22
앨피네



이른 아침,
랩실에서 이 노래를 듣다가 스타쥬 가족들과 듣고 싶어서 이렇게 퍼옵니다..
또 아래 글은 웹서핑하다 우연히 발견, 읽다가 넘 좋아서 이렇게 퍼옵니다..
그럼 좋은 하루되세요.. ^^
-----------------------------

사람을 알아 간다는 것...

날이 개어 해가 나고
비가 내려 땅이 젖네
조금도 숨김없이 다 말했거니
남이 믿지 않을까 다만 두려라.

天晴日頭出
雨下地上玄
盡情都說了
只恐信不及

한때는 사람들이 나의 말을 못 알아들을까봐, 나를 오해할까봐,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많았던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의 얼굴에서 이해의 표정을 발견할 때에야
"오해하고 있지 않구나"라는 사실에 안심하며...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될 때 다시 처음부터
나를 이해시켜야하는 수고로움.
그건 꽤나 설레이는 작업(?)일 때도 있다.
나또한 그 사람에 대한 탐색과 이해에 동참하기 때문에.
"넌 무슨 색깔을 좋아하니?"
"혈액형, 내가 맞춰볼까?
"나는 강아지를 좋아해"
이런 기본적인 질문과 답변으로부터, 이해의 순간이 시작된다.
사람에 따라 질문이 달라지기도 한다.
"실장님 집은 몇평이세요?"
"두분이서 어떻게 만나셨어요?"
(사실은 하나도 궁금하지 않음.(--;))

하지만 이제는 자신을 설명(이라기 보다 변명)하는게 싫어졌다.
설명이라는게 꼭 "나는 이렇고 저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그 무엇.
행동이나 말투, 혹은 생각.

이런 것들은 <프리즘> 같다.
내가 늘 한가지 색깔만을 투영시키지도 않고,
상대편 또한 늘 한쪽에서만 다가오는 건 아니다.
어느날, 내가 재밌는 농담(사실 난 참 썰렁한 사람이다)으로
사람들을 웃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 사람은 나를 참 재밌는 사람이구나 할 것이다.
또 어느날 우울한 모습으로 울고 있는 날 본 사람이라면,
공교롭게도 그 사람은 늘 그런 상황의 나를 본다면,
이 사람은 참 어두운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누군가를 판단할 때,
누군가가 나를 판단할 때
우연스럽게도 마주치는 한순간에 모든 것이 좌우될 수가 있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웃고, 울고(어쩌면 자주?), 화내고,
차분하다가도 어쩔줄을 몰라하고,
재밌는 사람이 되었다가, 무척이나 지루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여러가지의 표정과 모습을 지니고 있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내가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듯이
그들 또한 나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모두에게 나를 이해시킬 필요도 없다.
모두에게 솔직할 필요도 없다.
이런 (어찌보면 당연한)사실을 아는데 난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와 긴 시간을 공유하다 보면 저절로 나를 알게 될 것이다.
거기에 놀라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머물기도 하고, 떠나기도 할 것이다.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없이 서서히 서로에게 길들여질 수도 있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너무너무 궁금해서
내가 조바심을 내며 질문을 쏟아낼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나는 그 사람의 여러가지 색깔을 알아갈 것이다.
그 사람 또한...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
나에 대해 오해를 하든, 말든, 나를 떠나든, 말든...
일일이 응수하는데 아주 지쳐버린 까닭이다.

내가 사람에 대해 방치하는 것은 완전한 포기는 아니다.
그 기저에는 "만날 사람이라면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라는 운명적인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니까 저 사람이 지금 내곁을 떠나도, 나와 꼭 만날 사람이라면......언젠가 다시 만날거라고.
만일 지금 이게 우리의 끝이라면,
우리의 인연이 여기까지가 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쓰고 보니 <포기>같지만
내 마음속에는 "어쩌면..."이라는 <희망>이 희미하게 스며있는 것이다.

댓글 '3'

바다보물

2003.03.11 09:32:18

앨피네가 공부 하느라 바뿔텐데도 우리가족들 위해서 좋은 뮤비에다 좋은 글 소개까지.....
미안한데 앨피네야 감기 뮤비 좀 올려줄 수 있겠니?
힘들면 다음에 천천히 해줘 좋은 하루~~~~~

달맞이꽃

2003.03.11 09:58:06

엘피네 안녕~
앨피네가 게시판을 풍요롭게 하는구나 ..고마워 ..공부하느라 힘들텐데 ...좋은글 감사해 ..하루 즐겁게 지내고^^*

★벼리★

2003.03.12 00:40:04

난 이노래 쫌 우끼던데..점점..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75 지우- 연수와 민철이의 가슴에 담은 사랑 [8] sunny지우 2003-03-12 3093
13274 조성모---잃어버린 우산 [1] 자유의여신 2003-03-12 3200
13273 지우언니 언제나오져? [6] 포엡지우 2003-03-12 3095
13272 [M/V] 처음 그날처럼 (올인OST) -후(Who)- [11] 앨피네 2003-03-12 3116
13271 지우님 예전 동영상 시리즈 8탄 -SBS TV 영화 메시지 1-5 [6] 운영자 현주 2003-03-12 3284
13270 사랑이 가득한 하루되세요. [6] 온유 2003-03-12 3150
13269 겨울연가 17회 [1] 온유 2003-03-12 3098
13268 이거 기억 나세요?(30대이상만 보기요) [10] 바다보물 2003-03-12 3530
13267 주절이기 놀이.ㅎㅎ [9] ★벼리★ 2003-03-12 3228
13266 좋은시 [7] 작은지연 2003-03-11 3153
13265 아들리안느를 위한 발라드...&lt;뮤비 [4] 비비안 리 2003-03-11 6369
13264 길....[조관우] [2] 자유의여신 2003-03-11 3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