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조회 수 3086 2003.04.01 23:56:27
꿈꾸는요셉
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미안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한 26년 동안...
진심으로 아버지를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전 늘 아버지가 무서웠어요.

아버진 늘 "먹고 살아야 하는 것"으로 인해 바쁘셨고
우린 마음을 열어 놓고 대화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몰랐던 거 같아요.

이제 생각해 보면
아버진 우리 삼남매를 그 큰 가슴에 담으셨는데
평소에 말 수가 적으신 지라...
너무 어린 우리는 아버지의 그 사랑을 헤아릴 능력이 없었던거죠.

아버지와 이별한 지 벌써 15년...

당신은 우리를 위해 그 한 몸 부셔져라 살았고
결국 그 버거움에 일찍 쉼을 찾을수 밖에 없었는데...

전 아버지 없는 15년동안 저만 생각하며... 저만 위해 살았습니다.

그 시대의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죄라면 열심히 살았다는 걸 텐데...
무수한 시간..  식구들을 위해 그 한몸 바치셨는데...
아버지의 그 수고와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며 살았네요.

병들어 힘들어하시던 그 모습이
오늘 저의 마음을 때립니다.

너무 힘들고 아파서...
한참 인생을 즐길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는 가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그리고 지나 온 당신의 인생이 아쉽고 안타까워서..
우리에게 보이셨던.. 그 표현조차도
헤아려 드리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미안해요. 그리고 죄송합니다.

아버지에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늘 아버지를 기쁘고 즐겁게 해 드리고 싶었어요.
단지 그 방법을 몰랐던거죠.

***********

오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나름대로는 성실하게 산다고 생각하며 살아 온 시간 뒤편에..
또 다른 나의 부족함과 이기심을 발견한 시간이었습니다.


430명... 적은 숫자라고 할 수 없는 인원이였지만
그 분들 개개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느낌 또한 참 다양했습니다.

진정으로 끼니를 채워야하는 아픔보다...
그 분들 가슴에 담고 있는 아픔이... 그 상흔이  
저를 더 힘들게 하더군요.

아파 본 자가 다른이의 아픔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건가요?

내가 오늘 한 일은 그 분들의 곡끼를 채우는 일이었지만
그 음식이 그 분들의 마음도 넉넉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게 되길 소원합니다.


너무도 많은 아픔을 품어내는 그 분들 앞에서
감히 "맛나게 드시고 건강하세요"라는 말 조차 할 수 없었어요.
그것도 그 분들께 아픔이 될까봐.......

오직 내일도 그 분들이 그 자리에 계셔 주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

저녁상 남편 밥그릇에 붙어있는 밥알을 보며
낮의 일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더 많이 사랑하려구요...

<제가 한일은 하나도 없는데... 왜 저한테 인사를 하시는지 송구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님들...
그러지 않으셔도 저의 부족함과 부끄러움 많이 깨닫고 왔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할께요. >




댓글 '11'

코스

2003.04.02 00:08:15

에궁..내가 요셉님 땀시 미쵸~~!!
잘 참고 있는 우릴 울리시는구먼유....
요셉님의 글에서 말하지 않아도 '아버님'이 떠 올라서 내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는데...휴~우!
기여코 날 울린 요셉님...미워할꺼야....^^
요셉님... 오늘 고생 많았습니다. 이말은 해주고 미워해야징~~!!^^
단꿈을 꾸는 편안한 밤 되세요.^^

김문형

2003.04.02 00:21:19

요셉언니.
난 기도문인줄 알았더니 언니가 우리를 울리네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표현을 잘 안하고 사는거 같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 깊이가 헤아릴수없을 만큼인데요....
살아계실때 효도하란말 오늘 새삼 가슴에 되새겨요.
언니 고맙구요.
너무 애쓰셨어요....

sunny지우

2003.04.02 00:28:44

요셉 ~
네 글 보니 마음이 더 아프다...
우리가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 할수있는
기회가 된 것이 감사하구나.
수고 많이 했다. 잘 쉬렴 ....

앨피네

2003.04.02 00:34:05

요셉언니..
언니글 보고.. 정말 부모님께 잘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어여..
오늘 정말루 수고하셨고여..
푹 쉬시고, 편안한 밤되세요..

바다보물

2003.04.02 00:38:15

요셉언니 이거 너무 하자나요
아씨 가슴 아파요 왜 날 울리시나요?
나도 앨피네 말처럼 부모님께 잘해야겠단 생각이에여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푸욱 쉬세요

★벼리★

2003.04.02 02:16:19

에휴..언니때매 이밤에 울고 있자나요..;;
저도 정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 많이 했답니다..아직까진 모두 살아계시지만.. 그러기에 더욱 잘해야 겠다고 다짐했죠..그리고 밥..매일 한숙가락씩 남기거나 정말 밥 지저분하게 먹는 버릇 있었거든요.. 정말 쌀알하나하나 사랑하도록 노력하려구요..언니 힘드셨을텐데 푹 쉬세요..^^

달맞이꽃

2003.04.02 08:04:53

요셉님 ..
옛날에 우리 아버지들은 왜그리 완고하시고 곁을 안주고 그려셨는지 나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적은걸 보면 자녀에 대한 애정표현이 하나도 없으셨어 .늘 엄하시고 야단치시고 ..그냥 계시면 안심이 되는 기둥같은 분들이 셨지 ..요셉 ..어제 마음이 많이 무거울거웠을거야 .. 그대 얼굴이 행복해 보이진 않드라 ..나도 한숨만 나오드라구 ...우리 잘 하자 ..그래서 내가 그분들 나이가 되었을때 세상을 아름답게 볼수 있도록~~~~~요셉 애썼다 ^^*

운영자 현주

2003.04.02 08:41:28

요셉님..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울 아빤 아직 아기같으세요.. 맨날 날 보면 뽀뽀하자고 달려드시고..장난치고 싶어서 나를 쿡쿡 찔러대고.. 가끔은 너무 장난스런 아빠때문에 짜증이 날때도 있었지만.. 그런 아빠가 오늘따라 더 고마워보이더군요.. 고마워요 이런 기분 느낄수 있게 자릴 만들어주셔서...... 좋은하루 보내세요..무지무지 좋은 하루요.........^^

온유

2003.04.02 08:54:22

요셉언니 감사합니다.수고하셨구요......
어제,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우리 가족들의 글이
나의 눈에 호수를 달아 놓으시는군요.
26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아주 긴 시간이었을텐데
남아 있는 추억은 많이 없으시죠.저도 그런것 같아요.아버지란 이름....불러보고 싶네요.오늘 아침은 유난히.......되새길 추억이라두 많았음.........

모임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신경 많이 쓰셨는데
듬뿍 사랑을 담아 오신것 같아 흐뭇합니다.
이 시간쯤이면 학교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죠....요셉언니 다시 한번 감사드리구
사랑해요~~~~~~~

봄비

2003.04.02 21:11:44

요셉님
왜이리도 내 가슴을 울렁이게 만드시나요
가슴한켠을 싸~아한게
아주 많은 생각을 스치게 하네요
그럼 좋은 저녁 되세유

그린

2003.04.03 03:41:45

요셉님... 그린.. 눈물나게 하는군요.
우리 아버지도 그 시대의 아버지...
어느날... 문득... 바라본 아버지의 거친 손과... 주름진 얼굴을 대하고... 너무 가슴이 뭉클해서 그동안 무심했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예전엔 몰랐던.. 점점 주름살이 늘어가시는 부모님을 대할 때면 울컥! 하는 것이... 잘 해드려야 하는데..
요셉님.. 수고 많으셨어요.. 밝아오는 아침.. 즐겁게 맞이하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15 MBC 섹션의 무지 짧은 지우님 모습...............^^ [8] 스타지우 2003-04-03 3084
13514 장국영..그의 명복을 빕니다[사진 펌] [5] 비비안 리 2003-04-02 3831
13513 수고하셨어요.. [9] 드래곤^^ 2003-04-02 3278
13512 만우절 상경기!! 움하하~★ [10] ※꽃신하나※ 2003-04-02 3110
13511 현주언니. [3] 덕인 2003-04-02 3313
13510 [M/V]투유초콜렛 CF - 장국영의 죽음을 애도하며- [3] 앨피네 2003-04-02 3430
13509 장국영, 편히 잠드소서.. [11] 앨피네 2003-04-02 3116
13508 우아하고 기품있는 여인의 향기로 다가오는 그녀 [9] 코스 2003-04-02 3253
» 아버지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11] 꿈꾸는요셉 2003-04-01 3086
13506 고마운 분들과 함께한 종묘 후기 [15] 바다보물 2003-04-01 3082
13505 4월을 스타지우의 `작은사랑'으로 문을열며...(후기) [14] sunny지우 2003-04-01 3285
13504 오늘 종묘 후기를 읽고... [9] 여니 2003-04-01 3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