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따뜻한 쑥차?(생쑥 말린 것을 뜨거운 물에 우려낸 물..^^) 한잔을 옆에 하고 이제서야 오늘을 마무리하게 되네요.. (근데 양쪽 귀가 조금? 아니 많이 간지럽군요..^^;;;)
쑥차.. 그 향기보다 그 빛깔이 참 예쁩니다. 하얀 무명에 염색해보고픈.. 이 차를 마실 때마다 하는 생각이므로 언젠가 한번 실천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차와 함께(요즘 취미생활 관계로 천의 색깔이나 무늬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답니다)..

사실 제가 마음이 조금 바쁘네요.. 조금 있으면 지우님이 나오는 한밤을 할텐데 그 전에 이 글이 마무리 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작은 사랑'  첫 모임의 감동스런 후기를 읽었던 터라 약간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약간은 불안한? 마음으로.. 출발...^^

조금 뛰긴 했지만.. 운좋게도 대기하고 있던 고속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서 지우님의 그 환환 웃음을 보고 있는 사이 벌써 지하철 도착... 오늘 모든 교통수단이 저를 도와주더군요...
덕분에 너~~~무 일찍 도착했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시간 때문에 청계2가까지 구경하고 왔다는..^^(사실은 종로 2가로 갈려고 했는데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니 청계2가가 나왔답니다.. 그래서 다시 되돌아왔다는.. ^^;;;)

너무 오랫만에? 가보는 종묘... 종로 3가에 내리니 많은 할아버지들께서 뒷짐을 지고 어딘가로 부지런히 가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 뒤를 조용히 따라갔지요.. 그곳이 종묘였습니다..^^

종묘로 가는 길엔...
화려한 보석상들을 마주하고 앉은... 할아버지들에 의한 할아버지들을 위한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노랗게 번쩍번쩍하는 시계며 반지들.. 손녀들을 위한 레이스가 달린 예쁜 공주 드레스 한벌에 만원... 대여섯 보루의 담배를 놓고 팔고 있는 할머니... 역시 몇 개 안되는 카세트... 양복 바지 서너개... 따땃한 햇살 아래 대부분의 할아버지들께서 노상에 앉아 몇 개 안되는 물건들을 팔고? 글쎄 제 눈엔 판다기보다는 그냥 놓고 앉아 계시는듯 했습니다.. ... ... .... ....
종로3가...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종각과 대조적인 모습들.. 사실 저도 종각엔 가끔 가지만 종묘까지는 갈일이 없어 가보지 않았던 곳이에요.  
그런 풍경들을 보면서 참 씁쓸해지기도 하고...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거리를 구경하고도 남는 시간.. 가족들을 기다리며..
아직 가시지 않은 아침의 싱싱함과 따사로운 햇살이 함께 섞여있는 듯한 시간의 종묘...
하늘도 푸르렀고... 햇빛도 눈부시게 따사로웠고... 공원의 잎푸른 나무들의 그늘도 시원했고... 머리하얀 할아버지들 사이로 한가롭게 거닐던 비둘기들도... 참 평화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저 풍경들 어디에 우리 가족분들이 마음아파했던 그 모습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답니다.

잠시 후...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반가운 가족들... 이 도착하셨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제가 맡은 일은 반찬을 담는 일이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족한 식사에 더 드릴 수 없는 것이 마음에 짐이 되었습니다.
뒤에 줄서계신 분들을 생각해서 조금 더 달라고 하신 분에게 정말 조금만 드리며 죄송했는데... 결국 조금 남아버렸습니다;;;.. 좀더 많이 드릴 것을.. 그게 가슴 한가운데 걸려서 자꾸 생각이 납니다..
저의 시선은 오로지 양을 조절하느라 계란찜에만 가 있어서 몇분이 오셨는지.. 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모자란 식사에 조금이니마 대신할 수 있는 바나나가 있어 그래도 위안이 좀 되었습니다.
언젠가 작은 사랑 후원으로 좀더 푸짐한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제일 힘든 밥푸는 일 해주신 코스언니.. 봄비님(저는 오늘 두번째 뵈었답니다..^^)  편하지 않은 손목으로 열심이셨던 써니언니.. 보고 싶었던 달맞이꽃님... 마주서서 일하며 시종 즐거움을 주셨던 문형님.. 어려운 시간 내주신 벼리님(늦지 않게 도착했는지 궁금하네요).. 예쁜 미소로 바나나 나눠주던 서녕이님..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식사를 날라 주신 봄비님을 닮은 봄비님 조카분..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오늘 처음 만났는데 급히 가시는 바람에 인사도 제대로 못나눈 목련우리님... 멀리서 바나나를 실어다 주시느라 수고해주신 목련우리님 남편분께도 '작은사랑' 모임의 한 가족으로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유포니님... 유포니님.. 커피 잘 마셨어요..^^
아, 빼먹을 뻔 했네요..^^;; 오늘 바나나로 좀더 큰 마음을 표현해주신 코스언니.. 요셉언니.. 보물님께도 무지 감사드려요.. 덕분에 좀더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하루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린은 오늘.. 봉사를 하고 왔다기보다는 그냥... 어려운 분들을 위해 늘 수고해주시는 분들을 조금 거들어주고 온 그런 느낌입니다... 그 노인 분들을 보면서.. 저 자신의 미래도 한번 생각해 본 하루였고.. '작은 사랑' 모임을 발전시켜서 좀더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하루였고.. 오랜만에 본 가족들과의 만남도 즐거운 하루였어요.  

오늘 마음으로 응원 가득 보내주셨던 가족분들... 직접 참여해 수고해주신분들.. 덕분에 저도 따뜻함을 넘어 조금 뜨거운 하루를 보냈답니다..^^
평소와 조금 달랐던 오늘을 마무리하며... 이런 이쁜 마음들에 많은 분들이 물들고 물들어서 좀더 넓게 넓게 퍼져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한밤의 지우님을 보고 와서  후기라고 하기엔 좀 그런... 두서없는 글에 민망해집니다..^^;;;
아마 오늘밤 그린은 커다란 찜통에 가득 담긴 빨간 고춧가루가 얹혀진 계란찜을 그분들께 푹푹 떠 드리는 그런 꿈을 꿀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모두들 편안한 시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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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언니... 나 올빼미 맞나봐요..
나 귀 근질거리는 거 언니때문 같어!..^^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댓글 '10'

2003.05.02 04:12:23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이 있는 동안은 지우님의
마음 또한 훈훈할거라고 믿을 수 있는 날이군요...

그 사람이 맹목적으로 좋아 만나는
유치한 모임이 아닌...
그 사람이 이 따뜻한 마음들에게 동기가 되는
그런 모임.

이런 만남들이라면 그냥 지나가는
어떤 사람이라도 의미가 있겠는걸요?

수고하셨습니다.

코스님은 팔 많이 아프셨겠어요...
제가 팔힘이 세니까
혹시...? 다음에는 제가 대신 뜰께요....

수고하셨습니다..여러분들~

★벼리★

2003.05.02 05:20:29

언니 기억 몬해서 죄송혀요..;; 지가 쫌..;;
지금쯤 주무시고 계시겠죠?? 언니 보다 더 심한 올빼미..원치 않아도 올빼미 되어버린 벼리가..이써요..;; 글구 저 안 늦어땁니당..^^*

달맞이꽃

2003.05.02 09:21:39

그린 ...
잘 잤나요 ? 어제 그린님 보고 많이 놀랐어요 ..아가씨인줄 알았다니까 ..후후후~~ 긴다리 날씬하니 그린님이 달맞이 기를 팍팍 죽이데 ...넷상에 인연들은 항상 아이디를 생각하면서 그사람을 상상하잖아 ..내 생각이 조금도 엇나가지 않고 눈에 들어오데 ..아주 몇번 만난 사람처럼 ......그린..기회가 주어지면 자주 자리 같이 하자 .. ..어제 수고 많이 했어요 ..^**

김문형

2003.05.02 09:25:22

친구 그린님.
잘 들어갔나요? 그린님을 알고나서 제일 대화를 많이 한거 같아요. 멀리서 너무 일찍와서 기다리게해 너무 미안했구,. 같은 마음 같은 생각으로 함께 할수 있다는게 큰 행복이란걸 새삼 느꼈어요. 이젠 조금더 친해졌으니까 정모때는 훨씬더 반가운 얼굴로 만나길 바래요... 우리 친구맞죠?

봄비

2003.05.02 09:53:27

아니 이런 실수를 ..
내가 아그들을 둘만 낳아도 이런 실수를 안할텐데 ㅋㅋㅋ
어제는 정말 반가웠어요.
달맞이언니 기만 죽었수 난 어쩌고..
멀리서까지 오고 집에는 너무 늦지 않았는지..
앞으로 우리 만나면 더 많이 친해져요..
그럼 오늘하루 잘지내요...

정아^^

2003.05.02 11:30:20

좋은시간이셨겠어여...
저는 항상 이렇게 맘으로만 돕고있어.. 참 아쉽네여... 힝...
다음 정모때는 꼭 같이해여~~

코스

2003.05.02 14:39:13

그린님....우리 행사에 님과 함께 할수있어서 두배 기쁨을 얻을수 있었어요.
항상 멀리 있어도 결코 멀지 않게 느껴지는 님의 든든한 우리라는거 잊지 마세용...ㅎㅎ
그럼....좋은 하루 보내시공...담에 또 봐용~~^^

김구희

2003.05.02 17:04:37

수고 하셨습니다
힘은 드시겠지만 보람찬 하루였겠네요
울 식구들 지우와 맘이 다 똑같아서
착하고 여린것 같지만 강하고 욕심있고 소신있고...
늘 행복하세요.

2003.05.02 18:50:28

눈에 보이는 듯한 현장 스케치에
그날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 오네요
고맙습니당~
애쓰신 많은 식구님들 수고 많으셨어용~
계란찜~~ 입맛 돗구는 찬이죠~~~
침 도네요~~~

sunny지우

2003.05.03 00:51:04

그린 ~
늦은 시간 ...피곤할텐데...
약속처럼 후기 상세히 올려 주어서 고마워,...
어제보니 더 많이 예뻐진 것 같은데.....
좋은 소식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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