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름

조회 수 3174 2003.05.06 22:54:00
레이천사



나.의. .이.름.
.

내가 누구인지 당신은 좀 궁금해 하겠지만
나는 정해진 이름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 중의 하나다.
내 이름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냥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불러다오.
당신이 오래전에 있었던 어떤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
예를 들어 누군가 당신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데
당신은 그 대답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

어쩌면 아주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아니면 어떤 이들이 당신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했다.  
당신은 그렇게 했다.  
그러자 그들은 당신이 한 것이 틀렸다고 말했다.
'잘못해서 미안합니다.' 하고서 당신은 다시 다른 뭔가를 해야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어쩌면 그것은 당신이 아이였을 때 했던 놀이거나.
아니면 당신이 늙어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마음 속에 아무렇게나 떠오는 어떤 것이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어쩌면 당신은 어떤 강물 속을 응시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당신 가까이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마악 당신을 만지려 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렇게 하기 전에 그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혹은 당신은 아무 멀리서 어떤 이들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메아리에 가까웠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어쩌면 당신은 침대에 누워 거의 잠들려 하고 있었는데
하루를 끝내기에 아주 좋은, 뭔가. 혼자 하는 농담에 웃음이 나왔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혹은 당신은 뭔가 맛있는 걸 먹고 있었고,
자기가 뭘 먹고 있는지를 잠시 잊어버렸지만.
그러나 계속 먹으면서, 그게 맛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어쩌면 그건 자정무렵이었고 그리고 ...
스토브 안에서 불길이 조종처럼 울리고 있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혹은 당신은 그녀가 당신에게 그 일을 얘기했을 때
좋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그걸 다른 어떤 사람에게 얘기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녀의 문제들을 잘 아는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
그것이 내 이름이다.


>

어쩌면 송어들은 깊고 잔잔한 곳에서 헤엄쳤지만.
그러나 그 강은 겨우 8인치 너비였고,
달이 아이디아뜨를 비치고 있었고,
그래서 워터멜론 들판은 걸맞지 않게 어둡게 빛을 발했고,
그래서 모든 초목들로부터 달이 솟아오르는 거 같았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그리고 나는 마가렛이 날 가만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

글 : [워터멜론 슈가에서]중 - by Richard Brautigan

사진 : Jerry Uelsmann








음악: Shangri Las - 'Past Present And Future'





댓글 '4'

정아^^

2003.05.07 00:18:35

레이천사님~ 처음 뵙는거 같네여...
좋은글과 사진.. 음악 감사해여..
앞으로 자주뵈여~~^^

꿈꾸는요셉

2003.05.07 01:00:25

레이천사님... 처음 인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달맞이꽃

2003.05.07 09:46:54

레이천사님 ~
반갑습니다 ..새로오신거 맞지요 .후후후~~~~처음인사로 좋은글 .사진 멋있는 음악까지 선사하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자주 뵙기로 합시다 ..존날되시구요^*

2003.05.08 01:32:35

추상적이고 암시적인 글이군여~~
그냥 마음에 떠오르는 것이 너의 이름 ?
흠......
눈을 감으니 '잠'이 떠오르네여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305 ▲연예가 소식▲ [2] 비비안리 2003-09-07 3093
304 악녀왔어요.... [4] 쎅시악녀 2003-09-05 3093
303 손흥님 사진....몇장,팬페이지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5] 온유 2003-09-25 3093
302 아날18회 [2] 지우만을! 2003-10-29 3093
301 <궁시렁 궁시렁>.... [4] 꿈꾸는요셉 2003-11-01 3093
300 <기사>아름다운 날들 OST 日오리콘 진입 [2] 지우만을! 2003-11-06 3093
299 앗싸 ! 지우씨 봤당!!! ^ 0 ^ [6] 코스 2003-11-07 3093
298 첼리스트 최지우.... [8] 2003-11-13 3093
297 지우씨 니베아 광고 사진... [5] 꿈꾸는요셉 2003-11-14 3093
296 오! 나의 천국은 그녀...지우... [1] 지우바라기 2003-11-29 3093
295 천국의 계단 미리보기 3회입니다-스포일러글이니 원하시는 분만 클릭하세요!! [2] 운영자 현주 2003-12-02 3093
294 ■ 최지우-한고은-황신혜 수목드라마 톱스타 경쟁[스포츠서울] [2] 깜찍지우 2003-12-06 3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