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는 닮은꼴
K2TV ‘여름향기’를 어디선가 본 듯하다는 말이 많다.
한때 표절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정작 ‘여름향기’는 윤석호 PD가 연출했던
전작 ‘가을동화’, ‘겨울연가’와 많이 닮았다.
특히 ‘겨울연가’와 ‘여름향기’는 극을 이끌어가는 전체적인 얼개뿐만 아니라
극중 장치 역시 많이 흡사하다는 게 주위의 말이다.
‘4자 법칙’이란 말로 그 비슷함을 설명한다.
네명의 주연급 배우의 엇갈린 사랑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된 설정이다.
‘가을동화’ 때는 서로 안타까운 사랑을 벌이는
송승헌-송혜교 주위에 한나나-원빈이 있었다.
‘겨울연가’ 때는 배용준-최지우에 박용하-박솔미가 가세했다.
이번 ‘여름향기’에는 송승헌-손예진에 류진-한지혜가 갈등상황을 빚어낸다.
노래로 따지면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고, 다른 말로 하면 운명적인 사랑이다.
남매로 살아왔던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가을동화’)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첫사랑이 ‘기억상실증’에 걸려
다시 나타나 겪게 되는 사랑(‘겨울연가’),
그리고 죽은 첫사랑의 심장을 이식받은 여자와의 사랑(‘여름향기’) 등이 그것이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주연배우 이름도 한글자씩이 같다.
‘가을동화’가 ‘송송 커플’이었다면 ‘겨울연가’ 때는 ‘박박 커플’이 있었다.
이번에는 ‘진진커플(손예진 류진)’이다.
교복신도 세번의 연작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가을동화’ 때는 아역이 대신했지만,
‘겨울연가’ 때는 배용준과 최지우가 교복신을 직접 촬영했다.
이번 ‘여름향기’ 역시 손예진의 교복신이 있었다.
뻔하다고 하면서도 시청자들은 윤 PD의 마술에 속는다.
금강산은 사시사철 금강산이지만 사계절마다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듯,
윤 PD가 추구하는 사랑 주제도 가을, 겨울, 여름을 통해 다르게 포장됐다.
아니 윤 PD가 추구하는 사랑의 설렘은 언제라도 속고 싶은 주제인지도 모른다.
황희창기자